정치테마株, 일반기업보다 46% 고평가..거품 주의보

머니투데이 김성호 기자 | 2012.06.19 12:00

주가급등시 대주주 보유주식 대거 매도하기도.."세력과 대주주 연계성도 조사계획"

지난해 하반기부터 주식시장에서 '나홀로' 급등세를 연출하고 있는 정치테마주의 거품이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금융당국이 정치관련 테마주로 분류되는 상장사의 주가를 조사한 결과 일반 기업에 비해 50%가까이 고평가 돼 있는 등 기업가치 이상의 주가를 기록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주가가 이상 급등하는 과정에서 상당수의 대주주들은 주식을 처분하는 등 모럴헤저드도 심각해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금융감독원은 19일 주식시장에서 정치테마주로 알려진 131개 상장사의 주가 및 기업실적에 대해 전수 조사한 결과, 테마주 주가는 일반 상장사 주가가 하락·횡보 추세를 보이던 지난해 9월부터 급등하기 시작, 지난 5월 현재 약 46.7%(괴리율) 고평가 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감원은 올 1월 '테마주 특별조사반'을 설치하고, 정치테마주 이상급등이 발생했던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 5월까지 테마주로 분류된 상장사의 주가변동 및 기업실적, 대주주 매도내역 등을 분석해왔다.

특히, 이들 테마주 가운데 2011년 사업연도 실적이 악화된 기업(63개사)의 주가상승률이 137%를 기록하며 실적양호 기업(68개사, 134%)보다 오히려 더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금감원은 또 이들 테마주의 시가총액이 주가 급등으로 지난해 6월 초 19조8000억원에서 최고 34조3000억원까지 급등했다고 밝혔다. 금감원의 집중 단속 이후 현재(5월 16일 기준) 시가총액이 23조5000억원으로 감소했지만, 92개사의 시가총액은 지난해 6월 초 14조8000억원에서 현재 20조원으로 여전히 거품이 남아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테마주들이 이상급등을 보이는 과정에서 대주주들의 주식 매도도 잇따랐다. 64개 상장사에서 대주주 202명(특수관계인 포함)이 주가 급등 시 약 1억2972만주(약 6406억원)에 달하는 보유주식을 매도했다.


특히, 대주주가 100억원을 이상 매도한 17개사 중 14개사의 경우, 주가급등 사유를 묻는 조회공시에 '급등사유 없음'이라고 밝힌 상태에서 주식을 매도해 대주주의 도덕적 해이도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정연수수 금감원 부원장보는 "시세조정 세력과 대주주가 연계돼 있는지에 중점을 두고 보고있다"며 "조사사항에 대해선 아직 밝히기 어렵고 대주주들이 주가가 높아진 틈을 이용해 도덕적 해이 사례가 발생하고 불공정거래 행위가 있다면, 조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금감원은 이번 실태 조사를 통해 테마주 주가가 해당 기업의 경영실적과 관계없이 단순히 테마주라는 이유만으로 상승하는 이상 현상을 보인 만큼 투자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더욱이 이들 테마주의 현재 시가총액이 최고점 대비 낮아졌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고평가 돼 있어 추가 하락의 여지가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정 부원장보는 "주가도 고평가 됐을 뿐더러 많은 대주주가 보유 주식을 매도했다는 것은 도덕적인 문제와 별개로 테마주 주가가 허상에 불과할 수 있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라며 "일반투자자들은 향후 테마주 투자로 인해 얘기치 못한 투자손실을 입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금감원은 지난 5월 '테마주특별조사반'을 상설조직으로 전환하고 현재 다수의 테마주에 대해 기획조사를 진행 중이며, 대주주와 시세조정 세력과의 연계여부 등도 집중 조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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