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구제금융 요청 이후 무디스가 스페인의 국가신용등급을 투기등급인 '정크' 바로 위까지 하향조정한 데다 마리아노 라호이 스페인 총리가 유럽중앙은행(ECB)의 추가지원 필요성을 주장하며 시장 불안감이 있는 대로 확산된 영향이다.
15일(현지시간) 장 중 6.96%까지 올랐던 스페인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이날 6.874%로 하락, 간신히 6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모면했다. 그러나 스페인 국채 금리는 지난 8일 6.216%에서 한 주 동안만 65.8bp 급등했다.
13일 마리아노 라호이 스페인 총리가 ECB의 지원을 요청하는 서한을 유럽연합(EU) 정상들에게 보낸 후 스페인 국채 금리는 장 중 7%에 육박하기도 했다.
지난 주 스페인 중앙은행의 발표에 따르면 1분기 스페인의 총 공공부채(중앙은행 및 지방정부채)는 국내총생산(GDP)의 72%로 지난해 같은 기간 65%나 지난해 말 68.5%보다 상승했다. 글로벌 금융위기와 부동산 버블 붕괴가 본격화하기 전인 2008년 초의 35%에 비해서는 2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스페인 정부는 올해 말 GDP 대비 공공부채 비율이 80%로 확산될 것이라 추산했다. 정부가 은행권 구제금융 상환의 책임을 지기 때문에 스페인 공공부채는 더 늘어나게 된다.
스페인의 GDP 대비 공공부채비율은 지난해 말 독일의 81.2%나 그리스(165%), 이탈리아(120%)에 비해 양호해 보인다. 그러나 스페인 경기침체 심화와 실업률 상승, 은행권 손실 확산 등이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증폭시키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스페인 우려에 이탈리아 국채 금리도 동반상승했다. 지난 주 들어 6%를 돌파한 이탈리아 10년만기 국채금리는 15일 5.926%로 내려가긴 했으나 13일 6.216%로 급등하며 시장 우려를 고조시켰다.
최근 몇 주 간 눈여겨 볼 점은 독일 국채금리의 동반 상승세다. 스페인, 이탈리아 등 '주변국' 국채금리와 반대로 움직이던 독일 국채금리는 이번 달 들어서며 가파른 상승세에 동참하고 있다. 1일 1.172%였던 10년 만기 독일 국채금리는 13일 1.488%까지 상승한 후 15일 1.437%로 마감했다.
존 제이비스 웨스트LB 채권투자전략가는 "시장은 스페인의 문제가 은행권을 너머까지 이어질 것이라 보는 데다 설상가상으로 무디스가 스페인의 신용등급을 강등했다"며 "유로존을 구하기 위해서는 독일이 유로본드에 찬성할 것이란 전망이 고조되고 있는데 그렇게 될 경우 독일 국채금리는 상승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제 시장의 모든 시선은 17일(현지시간) 그리스 총선을 향해있다. 그리스 총선 결과에 따라 그리스가 구제 금융을 받는 대신 수용하기로 한 긴축조치를 계속 이행할 지 여부가 결정되고, 사태가 유로존 탈퇴로 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 전 세계 시장은 초긴장 상태다. 보수당이이나 급진좌파 중 어느 당도 연정을 구성하지 못할 경우 불확실성이 가중되며 시장이 큰 폭으로 출렁일 수 있다. 선거는 아테네 현지시간 오후 7시에 끝나며 같은 날 오후 9시 30분 첫 선거결과 추정치가 공식발표된다.
[저작권자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