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회장 딸 '베이징대 합격' 소문이…

머니투데이 성세희 기자 | 2012.06.19 11:05

[창간기획/만리장성을 넘는 한국기업①-3]3남매 모두 유학..한국인 유학생 6만명

2010년 9월 중국 한인사회가 술렁였다. '회장님' 딸이 베이징대(北京大)에 합격했다는 소문이 퍼졌다. 소문은 곧 사실로 드러났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차녀 민정씨(21)가 우수한 성적으로 베이징대 광화관리학원(光華管理學院)에 입학한 것.

경영대에 해당하는 광화관리학원은 베이징대 내에서도 가장 '콧대'가 높고 입학이 까다롭기로 소문난 곳이다. 게다가 유학생이 입학하면 학과 교수가 "무리하지 말고 다른 과로 옮기는 것이 어떠냐"고 권유할 정도로 졸업이 어렵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민정씨는 중국 베이징국제학교(ISB: International School of Beijing)와 런민(人民)대학 부속중학(人大附中)을 거쳤다. 조기유학으로 이미 중국 교육 환경에 익숙해져 있었던 셈이다. 최씨는 북경대 입학 직후 한인 유학생 10여명과 의기투합해 혐한류(중국 내 한국을 싫어하는 분위기) 대응 동아리 '손에 손 잡고'를 만들어 활동하기도 했다.

민정씨뿐 아니라 최 회장의 3남매 모두가 중국에서 유학 생활을 했다. 최 회장의 장녀 윤정씨(23)는 2008년 베이징국제학교(ISB)를 졸업한 뒤 미국 시카고대학교에 입학했다. 최 회장의 아들 인근씨(17)도 중국 상하이에서 어학 연수 등을 한 뒤 미국 고등학교로 진학했다. 최소한 중학교는 중국에서, 고등학교 이후는 중국 또는 미국에서 다니도록 하는 것이 최 회장의 자녀 교육 방식인 셈이다.

최 회장의 사촌형 최신원 SKC 회장도 2002년 한영외국어고등학교를 졸업한 아들 성환씨(31)를 중국으로 보냈다. 중국 푸단(復旦)대학에 입학한 성환씨는 2006년 졸업하자마자 해병대에 입대한 뒤 2009년 SKC 전략기획실에 입사했다.

지금의 10∼20대들이 사회적으로 폭넓게 활동할 20∼30년 뒤에는 경제적으로 미국보다 중국이 더욱 중요해져 있을 것이라는 데 누구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 이에 따라 수년 전부터 경제적 여유가 있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대학에 입학하기 전 자녀를 중국으로 유학 보내는 현상이 하나의 유행처럼 자리 잡았다.

중국 내 한인 유학생 수는 지난해 4월 기준 6만2957명에 달했다. 우리나라의 전체 해외 유학생 28만9288명 가운데 중국으로 떠난 유학생이 22%를 차지한다. 중국과 수교한 지 불과 20년째라는 점을 고려하면 고무적인 수준이다.


최 회장 자녀들이 다녔던 ISB는 베이징 내 국제학교 가운데 학부모들이 가장 선호하는 학교로 알려져 있다. ISB를 비롯한 모든 국제학교는 모두 영어로 수업을 진행되며 북경에 거주하는 외국인만 입학할 수 있다.

이곳은 어린이집부터 고등학교까지 모두 갖춰져 있지만 기숙사가 없어 외부에서 통학해야만 한다. ISB의 1년 학비는 중학교 20만3060위안(한화 약 3700만원), 고등학교 21만9960위안(한화 약 4026만원)으로 영미권 학비와 맞먹는 수준이다.

중국어를 완벽하게 익히기 위해 일부러 중국인 학생들만 있는 곳에서 학교를 다니는 한인 유학생도 적지 않다. 2003년부터 약 8년 간 중국 유학생활을 한 김해솔씨(25)는 유학 초기에 중국 남쪽인 장쑤(江蘇)성 난통(南通市)시 하이안(海安)고등학교를 다녔다. 김씨는 "외국인이 아무도 없는 곳이라 점심시간이나 체육시간만 되면 다른 반 애들이 찾아와서 구경했다"며 "봄 소풍 갔을 때에는 지역 방송국에서 취재를 온 적도 있다"고 말했다.

중국은 직할시 4곳과 23개성(省) 및 소수민족자치구 5곳에서 내는 대입 시험문제가 모두 다르다. 수험생은 거주지와 상관없이 호적에 맞춰 그 지역에서 대입시험을 치러야 한다. 각 대학은 입학 정원에서 지역별 할당정원을 정한다. 베이징대는 입학정원 5000여명 가운데 1000명을 베이징시에 할당한다.

중국 내 대학에 진학하고 싶은 한국인 유학생들 역시 원하는 대학 입학시험에 응시해 시험을 통과해야한다. 특히 베이징대, 칭화대학교 등 중국 최고의 명문대에 입학하기 위해서는 시험에서 빼어난 성적을 거둬야만 한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중국 역시 국·영·수가 가장 중요하다.

베이징대 입학시험 과목은 중국어 어문(150점), 수학(150점), 영어(100점)로 이뤄져있다. 시험이 끝나고 면접을 통과해야 입학 자격이 생긴다. 칭화대 문과 시험과목은 기초어문(100점), 작문(80점), 일반상식(20점), 영어(100점), 이과는 수학(100점), 영어(100점), 물리(100점), 화학(50점)으로 구성돼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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