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는 변방에서" 김두관, 新 지방대 역할론

머니투데이 부산=김성휘 기자 | 2012.06.13 19:45

부산대 강연 "올 대선 동남풍 불어야" 출마 시사

김두관 경남도지사가 13일 부산대를 방문, 국립대 개혁 등 교육 현안에 대한 강연을 갖고 대학생들과 스킨십을 늘렸다.

김 지사는 "부산대와 같은 지방거점 국립대가 사회균형·지역균형 발전에 큰 역할을 해야 한다"며 △지방 거점대 반값 등록금 △국립대 법인화 반대 △총장 직선제 지지 등의 교육정책도 일부 공개했다.

▲김두관 경남지사가 13일 부산대 강연에서 자신의 좌우명인 '불환빈 환불균'(백성은 가난한 데 화내지 않고 고르지 않은 데 노여워 한다)이라는 논어의 한 구절을 설명하고 있다.
김 지사는 부산대 인문대가 주최한 초청특강 '청년의 미래, 대학의 미래'에서 "임시정부 조소앙 선생의 삼균주의가 정치 경제 교육의 균형을 말했다면 저는 지역균형, 사회균형, 남북 균형발전이라는 신(新) 삼균주의를 주장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지사는 "수십여년 국립대가 엘리트 관료를 양성하는 역할을 많이 했는데 그동안 사립대도 경쟁력이 높아졌지 않느냐"며 "국립대 법인화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보고 국립대가 해야 할 새로운 역할을 주문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부산대와 같은 지역거점 대학은 반값 등록금을 반드시 실현해야 한다"며 "공무원이나 공공기관 고용 할당제를 통해 획기적으로 지방대 학생 채용도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대학 행정을 총괄하는 총장님을 대학 구성원들이 선택하는 것은 너무 당연한데 교육과학기술부가 특별교부세와 연결해서 대학을 압박하는 것이 참 한심스런 일"이라며 "초중고도 아니고 대학 자율화는 (당국이) 결단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 문제는 부산대가 앞장서 너무 잘 싸우고 있어서 응원을 보낸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청년 일자리 창출과 관련, "좋은 일자리는 기업이 만드는 것이 맞지만 그런 기업에 대한 주요 정책을 관장하는 것이 정부"라며 "좋은 일자리를 만들고 고용확대를 위해서는 산업정책 패러다임을 획기적으로 바꾸지 않으면 안된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자신의 대선 출마에 대해선 "공식적인 출마 문제는 경남 도민들의 걱정도 많으시고 많은 분들의 기대도 동시에 받고 있다"며 고민을 드러냈다.

그는 다만 "역사는 변방에서부터 온다고 한다"며 "저의 자기 합리화인지도 모르겠으나 대한민국에 동남풍이 제대로 불어서 중부로, 또 수도권으로 불어서 하나가 돼야할 것"이라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그는 지난달 23일 부산대에서 강연을 가진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에 대해 "실리콘밸리에선 한 번 실패한 벤처에 대해서도 많은 후원을 한다는 안 교수님 강연을 듣고 (실리콘밸리가) 굉장히 부러웠다"면서도 "(실리콘밸리의 사례를) 한국사회에 바로 적용할 수 있는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앞으로 한국사회도 패자부활전이 가능한 사회를 만들어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강연엔 300여명의 학생들이 참석했다. 김 지사는 강연 뒤 학생들에게 사인을 해주고 기념사진도 찍었다.

김 지사의 강연장인 부산대 10.16 기념관은 부마항쟁을 기념하는 곳이다. 1979년 10월 16일 부산, 18일 마산에서 잇따라 민주화 시위가 일어났다. 그로부터 며칠 뒤 10·26 사건이 발생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2006년 9월 이곳에서 강연을 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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