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전증, 조현병은 무엇일까요..의료계 개명 열풍

머니투데이 이지현 기자 | 2012.06.13 16:51

진료과 이름 바꾸면 진료 제약 줄고, 질환 이름 바꾸면 편견 줄어

의료계에 개명열풍이 불고 있다. 질환 명칭은 물론 진료과의 이름까지 폭넓게 바꾸는 추세다. 환자에 대한 편견을 줄이고 해당과의 전문성을 강화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13일 의료계에 따르면 대한정형외과학회는 최근 정형외과의 이름을 바꾸기로 하고 내부적으로 논의에 들어갔다.

학회는 '정형외과'가 수술만 하는 '외과'로 이미지가 한정돼 약물이나 물리치료법 등을 포용하기 힘들다는 지적에 따라 개명을 고민하고 있다.

한 정형외과 의사는 "정형의학과 등으로 이름을 바꾸려고 하고 있다"며 "아직 구체적으로 어떤 이름을 할지는 결정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진료과 명칭 변경은 몇 년 새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진단방사선과가 영상의학과로, 소아과가 소아청소년과로, 마취과가 마취통증의학과로 바꿨다.

정신과는 정신건강의학과로 이름을 바꿨는데 정신과라는 명칭이 일반인들에게 편견을 줘 병원 방문을 꺼리게 된다는 것이 주된 이유였다.

대개 이 같은 진료과의 명칭변경은 각 학회에서 내부적으로 변경을 합의한 후 의료법을 개정하는 절차를 거쳐 공식화된다.

국회에서 개정절차를 거쳐야 하는 만큼 과정이 복잡하지만 그 만한 가치가 있다는 것이 의료계 설명이다.


한 병원 관계자는 "예전 소아과 명칭은 아기들만 볼 수 있는 이미지였지만 지금은 청소년까지 환자 층이 넓어졌다"며 "(이름을 바꾸면서) 진료 제약이 조금 줄었다"고 말했다.

진료과 뿐 아니라 질환 이름 역시 개명 대상이 되고 있다. 문둥병, 간질, 정신분열증 등이 각각 한센병, 뇌전증, 조현병으로 개명된 것이 대표적이다.

한센병은 전염성 때문에, 뇌전증과 조현병은 정신질환이라는 이유로 각각 환자에 대한 사회적 편견이 큰 질환이다.

특히 최근 개명이 추진된 뇌전증의 경우 해당 학회에서 장애인 등록 관련 법규 개정을 추진하는 등 인식을 바꾸기 위한 노력이 한창이다.

뇌전증학회 관계자는 "뇌전증 환자의 경우 1년에 10분 이내의 증상을 제외하면 정상적으로 활동하는 데 전혀 문제가 없지만 '간질'이라는 이미지 때문에 심한 차별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름 변경은 환자들이 사회 공동체 일원으로 생활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적 장치"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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