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스텔 청약받자마자 '300만원 프리미엄' 어디

머니투데이 최윤아 기자 | 2012.06.13 06:11

'강남 푸르지오 시티' 약 사흘만에 분양권 프리미엄붙어 거래


- 잇단 규제완화에 온·오프 분양권 거래 '과열'
- 그린벨트 해제시켜 서민 아닌 특정계층 지원
- 하반기 분양 오피스텔 2500여실 줄줄이 대기
- 환매조건부등 공공성담보 분양방식도입 시급


ⓒ김현정
#서울 노원구 중계동에 사는 A씨(50)는 지난 7일 평소 알고 지내던 부동산 중개업자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강남 푸르지오 시티' 분양권 매매의사를 묻는 전화였다. 8일까지 예정된 계약일정이 끝나기도 전에 중개업자가 분양권 거래를 시작한 것이다.

중개업자는 보금자리주택지구에서 공급돼 분양가가 시세의 80% 수준이라는 점, 전매제한이 없어 분양권 프리미엄만 확보하고 바로 되팔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청약률이 500대1까지 갔다는 기사도 읽어줬다.

A씨는 "분양가가 싸서 빠른 시간 내 시세차익을 볼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며 "청약한 지 사흘 만에 분양권 프리미엄이 300만원까지 붙었다니 매수를 서둘러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보금자리주택지구에서 공급된 오피스텔 거래시장이 과열양상을 보이고 있다. 청약률이 529대1까지 치솟는가 하면 청약 이후 3일 만에 최고 300만원의 분양권 프리미엄(웃돈)이 붙은 것이다.

일각에선 공공자산인 그린벨트(개발제한구역) 해제지역에 건설된 오피스텔이 정작 서민의 주거안정에는 아무런 도움을 주지 못한 채 투기성 매물로 전락했다는 비판마저 나온다.

◇청약 3일 만에 프리미엄 300만원…온&오프라인 분양권 거래시장 '후끈'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4~5일 청약접수를 받은 '강남 푸르지오 시티' 분양권은 동과 향에 따라 최저 100만원에서 최고 300만원가량 프리미엄이 붙었다. 절대금액은 많지 않지만 청약증거금이 100만원이었음을 감안하면 적은 금액은 아니라고 중개업소 관계자들은 설명했다.

 서울 송파구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100만원을 내고 1주일새 최고 300만원을 받을 수 있는 상품이 요즘 어디 있냐"며 "요즘 같은 시기에 프리미엄 붙은 것도 흔치 않은 일"이라고 말했다. 온라인 분양권 거래 전문사이트에서도 청약에서 떨어진 수요자들이 분양권을 찾는 글이 상당수 올라와 있다.

 이같은 과열양상은 정부의 잇단 규제완화에 때문이란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보금자리주택은 시세보다 분양가가 저렴해 인기가 많지만 전매제한·거주의무기간 등의 규제로 투자에 제한이 있었다.

하지만 12·7대책과 5·10대책을 통해 강남3구 투기과열지구와 투기지역이 연이어 해제되면서 종전 1년이던 전매제한이 없어지고 2년 미만 단기보유 양도소득세 중과세율이 완화됐다. 임대사업 등록자에 한해 취득세도 감면돼 투자매력이 높아졌다는 설명이다.

◇그린벨트 해제지역인데 공공성 전무…형평성 '논란'
이런 가운데 국민의 공공자산인 그린벨트 해제지역에서 공급된 오피스텔이 '투기 대상'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최승섭 경실련 부동산감시팀 간사는 "공공재원인 그린벨트 해제지역을 활용한다면 그 혜택이 공공에 돌아가야 하는 데도 민간사업자가 분양하는 사업장에서는 이를 전혀 찾아볼 수 없다"며 "싼 가격에, 전매제한도 없는 데다 정부가 집값을 띄우는 정책을 계속 내놓고 있으니 수요자들에겐 '싼 값에 사서 오르면 팔라'는 메시지로 읽힐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변창흠 세종대 교수는 "공동자산인 그린벨트를 해제해 공급됨에도 특정 계층과 세대에만 특혜가 집중되는 현행 방식은 옳지 않다"며 "환매조건부, 토지임대부 등 공공성을 담보할 수 있는 분양방식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강남보금자리주택지구에서 하반기에 분양되는 오피스텔 물량이 2500여실 남았기 때문이다. 조민이 에이플러스 팀장은 "요즘은 시장이 안좋아 청약 접수를 받자마자 중개업자들이 분양권 거래를 유도한다"며 "치고빠지는 전략일 수 있으니 분위기에 휩쓸려 거래하는 것은 금물"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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