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삿돈 어디갔냐'에 격분, 도끼로 직원 살해한 택배 회사 사장 구속

뉴스1 제공  | 2012.06.05 10:35
(서울=뉴스1) 조재현 기자 =
범행에 사용된 손도끼(왼쪽), 사체를 담았던 가방과 동일한 택배가방. (서울 강서경찰서 제공) News1

회삿돈 문제로 다투다 부하직원을 도끼로 살해해 암매장한 택배회사 사장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강서경찰서는 5일 회사자금 문제로 부하직원과 다투다 도끼로 부하직원을 살해하고 사체를 유기한 혐의(살인 및 사체유기)로 박모씨(43)를 구속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택배운송회사 사장인 박씨는 지난달 25일 0시20분께 서울 강서구 공항동에 있는 회사 사무실에서 최모씨(45)와 술을 마시다 최씨가 회삿돈 유용을 따지자 이에 앙심을 품고 책상 서랍에 보관 중이던 손도끼로 머리를 내려쳐 살해했다.

이후 박씨는 사체를 인천공항 인근 도로 화단에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완전범죄를 꿈꾸던 박씨의 뜻은 쉽게 이뤄지지 않았다. 최씨의 휴대전화가 송정역 인근에서 발견된 것이었다.

당시 휴대전화를 발견한 사람이 숨진 최씨의 동거녀 정모씨(27·여)에게 연락을 취했고 정씨가 최씨의 누나 최모씨(47·여)에게 알렸다.

누나 최씨는 동생의 휴대전화가 길거리에서 발견됐고 연락이 끊긴 채 집에 귀가하지 않은 점 등을 이유로 경찰에 실종신고를 했다.

신고를 받은 경찰은 최씨 행적을 조사하던 중 전날 회사에 출근한 사실을 확인하고 사장 박씨를 불러 조사했다.

당시 박씨는 경찰에서 "숨진 최씨와 이야기를 나누다 회사에서 밤 11시께 떠났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폐쇄회로(CC)TV 분석 결과 박씨의 진술이 엇갈리고 박씨가 지방으로 떠난 후 회사로 복귀하지 않는 점 등을 수상하게 여겨 범행사실을 추궁하다 지난달 31일 자백을 받아내고 최씨의 사체를 찾아냈다.

경찰조사 결과 박씨는 7년전 택배일을 하다 최씨를 알게 됐고 지난 2008년 함께 택배회사를 설립해 동업을 시작했다.

그러나 박씨는 2년 뒤 최씨와 동업자 관계를 청산하고 사장과 부하직원의 관계가 됐다.


이후 회사 사정이 나빠지자 최씨는 박씨가 회삿돈을 유용한다고 생각해 나쁜 감정을 갖기 시작했다.

이에 대해 사건발생 당일 박씨는 최씨를 달래주기 위해 함께 술을 마시던 중 최씨가 회사를 떠나겠다고 엄포를 놓으며 '똑바로 살아라, 나이도 어린 것'이라고 공격하자 순간 격분해 손도끼로 살해했다.

박씨는 범행사실을 숨기기 위해 최씨의 휴대전화를 길거리에 버렸고 사체를 보관했던 가방을 매립지에 묻기도 했다.

심지어 경찰수사가 시작되자 의심을 피하기 위해 회사 직원과 최씨의 집에 가보는 등 치밀함을 보이기도 했다.

한편 경찰은 박씨가 검거를 피하기 위해 지방으로 도피한 사이 도피자금 100만원을 보내준 박씨의 여자친구 이모씨(38·여)를 범인도피 혐의로 수사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앞으로도 어린이, 여성, 노인, 성인남자 등 대상을 구분하지 않고 실종신고 접수 시 신속히 수색과 수사에 착수해 범죄혐의가 있을 경우 진실을 밝혀 범인을 검거하겠다"고 밝혔다.


지난달 25일 부하직원을 살해 후 사체를 유기하기 위해 이동하는 차량의 CCTV 화면. (서울 강서경찰서 제공).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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