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익산에 살고 있는 김모씨(31)는 지난해 1월 한 오피스텔에 사무실을 차려놓고 '대부업'을 시작했다.
김씨는 컴퓨터 4대를 이용해 인터넷 온라인 게임용 아이템을 거래하는 사이트에 소액결제 대출광고를 올렸다.
이를 본 피해자들이 대출을 의뢰하면 휴대전화 소액결제를 이용해 게임 아이템을 구입하도록 한 뒤 구입대금 일부를 '선이자'로 떼고 나머지를 현금으로 지급했다.
김씨는 이처럼 일명 '휴대전화깡' 수법을 이용해 수천회에 걸쳐 5억여원 상당의 게임 아이템을 구입했고 선이자를 제외한 차액 4억여원을 대출해줬다.
김모군(17·경기도 부천시)은 인터넷 구직사이트에서 아르바이트 자리를 알아보던 중 '휴대전화깡' 방식을 이용해 돈을 빌려주면 손쉽게 돈을 벌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김군은 지난 7개월 동안 100여명의 휴대전화를 통해 게임 아이템을 구입하면서 이를 현금으로 싼 값에 사들이는 방식으로 1500여만원을 대출해줬다.
그는 대출과정에서 10%를 수익으로 챙겼다.
휴대전화 소액결제를 이용해 피해자가 구입한 인터넷 온라인 게임 아이템을 싼 값에 다시 사들이는 수법으로 돈을 빌려주고 최고 1000%대 이자를 받아챙긴 '고리대금업자'들이 경찰이 무더기로 붙잡혔다.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지난 4월18일부터 인터넷상 불법 사금융 특별단속을 벌인 결과 휴대전화 소액결제를 이용하는 일명 '휴대폰깡'으로 최고 연이율 1500% 상당의 무등록 고리대부업을 한 혐의(대부업등의등록및금융이용자보호에관한법률 위반)로 김모씨(31) 등 5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3일 밝혔다.
경찰은 확인된 대출금액만 13억여원이고 피해자는 1만여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휴대폰깡'은 적은 금액이지만 급한 돈이 필요한 피해자가 대부업자에게 대출을 의뢰하면 대부업자는 이용자의 휴대전화 소액결제를 통해 게임머니 등을 구매하고 결제금액에서 선이자를 공제한 30~65%만을 빌려주는 신종 대부업이다.
대부업자는 이렇게 구매한 게임머니 등을 인터넷 중개사이트에서 현금화하고 피해자는 다음달 휴대전화 요금으로 결제대금 전액을 갚는 방식이다.
경찰 관계자는 "이같은 방식의 대부업은 연이율 최저 405%에서 최고 1500%에 달하는 '고리대금업'으로 연 39%의 법정 이자율 제한을 위반한 것"이라며 "소액결제 과정에서 대부업자에게 이름과 주민등록번호 등 개인정보를 넘겨줘야 하기 때문에 2차 범죄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경찰은 '휴대전화깡'이 청소년들의 소액대출 수단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고 지속적인 단속을 벌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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