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복지·정의·평화' 대선화두 던졌다

머니투데이 부산=김성휘 기자 | 2012.05.31 08:26

"8년 전 질문 하나도 해결 안돼..국민이 행복하고 희망 갖도록"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30일 강연에서 복지와 정의, 평화를 3가지 시대과제로 제시한 속내는 무얼까.

안철수 원장은 이날 오후 부산대학교 경암 실내체육관에서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이라는 강연 제목부터 설명했다. 이것은 2004년 그의 책 제목이다.

안 원장은 "그 때 책에서 다뤘던 문제들은 우리 사회의 첨예한 갈등들, 글로벌 경제에서 청년실업 같은 것"이라며 "그 문제들이 아직도 해결이 안돼서 8년 전 질문이 지금도 현재진행형이란 사실이 씁쓸하기도 하다"고 말했다.

안 원장은 자살률과 출산율이 국민들의 현실인식을 잘 대변한다고 설명했다. 현재의 삶에 대한 인식이 자살률로 나타난다면 미래에 대한 희망의 수준은 출산율에 반영된다는 것이다.

안 원장은 "불행하게도 현재 자살률은 OECD 회원국 중 가장 높고 출산율은 세계 최저수준"이라며 "냉정하게 보자면 가장 불행하고 미래에 대한 희망이 없는 사회가 대한민국 아닌가"라고 말했다.

그는 "10대는 대학입시, 20대는 대학등록금과 취업, 3040 세대는 자녀 사교육비, 집값과 전세값, 4050 세대는 자녀들의 취업걱정과 본인들 스스로 준비가 안된 노후문제, 60대 이상은 경제와 건강 문제를 겪고 있다"며 "사실은 굉장히 불안한 상황이고 이는 특정 세대만의 문제가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이 지점에서 "정확하게 지금과 반대, 즉 현재에 행복하고 미래에 대한 희망을 가질 수 있는 사회를 만들고 싶다는 것이 모든 사람들의 바람일 것"이라며 그 방안으로 복지, 정의, 평화라는 세가지 키워드를 제시했다.


안 원장은 결국 사회의 여러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나아갈 방향을 이 세가지로 압축했다. 안 원장이 대선출마에 대해 "스스로 질문하는 과정"이라고 선을 그었지만 그의 고민은 이미 출마 여부를 넘어 대선에서 내세울 비전과 정책 방향에까지 진전된 셈이다.

따라서 세가지 키워드에 대한 그의 인식과 지향은 그의 대선 '등판' 여부를 떠나 올해 대선 국면의 쟁점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안 원장은 "제가 말하는 복지는 분배하고 소비하는 좁은 의미의 복지가 아니라 일자리와 복지가 긴밀히 연결되고 선순환되는 넓은 의미의 복지"라고 강조했다. 이어 "지금처럼 사회 안전망이 없다면 누구도 새로운 시도를 하지 않고 산업도 발전할 수 없다"며 "경제성장에도 북지가 필수적인만큼 나눠주기식 복지가 아니라 경제발전과 직결된 쪽으로 생각을 확장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정의로운 사회의 필수요소로 △모든 사람에게 같은 기회를 부여해서 모두 같은 출발선에 서는 것, △반칙이나 특권 없이 공정하게 경쟁하는 환경, △패자에게 재도전 기회를 주는 것을 제시했다.

특히 "공정의 반대말은 불공정이 아니라 특권"이라며 "야구경기에서 규칙이 너무 복잡하다고 이를 간소화하면서 심판도 빼버리면 약육강식이 되지 않겠나"고 말했다.

그는 이어 "북한과 60년째 정전상태로 대치해 평화체재 구축은 필수"라고 말했다. 그는 "궁극적 평화는 통일이 돼야겠지만 통일이 단기간에 이루어지기 어려울 것"이라며 "통일이란 목표로 가기까지 평화를 지키고, 평화체제를 만드는 게 (시대과제 달성에) 가장 중요한 근간을 만드는 것이 아닌가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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