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잠실구장의 올해 광고권은 72억2000만원으로 최근 2년새 3배 올랐다. 이는 관중 증가폭을 웃도는 수준이다. 그만큼 광고주들도 야구장 진출에 적극적이다.
특히 올해말 3개 야구장이 경쟁입찰 방식으로 광고권 판매 대행업체를 선정할 것이라는 예상이 현실화된다면 야구장 광고비는 더 큰 폭으로 오를 전망이다.
부산 롯데 사직야구장 광고권을 운영하는 '대홍기획', 대전 한화 한밭야구장의 '한컴'은 각각 롯데와 한화의 계열회사다. 대구 삼성 야구장은 그룹 계열사는 아니지만 '베이스볼기획'이라는 별도의 대행사가 맡고 있다. 서울 넥센 목동구장은 구단이 직접 관리하고 인천 SK 문학구장은 광고권은 구단이, 영업은 '우인기획'이 담당한다.
이들 대행사는 개별 광고영업권을 일부 광고회사에 나눠주고 관리한다. 야구장별로 1개 기획사가 광고판매권을 갖고 있고, 그 아래 3∼10개 대행사 및 영업대행사와 계약하는 형태로 운영된다. 이들 대행사는 연초에 거금을 걸고라도 광고권을 따낸 뒤 광고주들을 유치한다.
앞서 경쟁입찰제를 처음으로 도입한 광주 무등야구장도 광고권이 4배 가까이 올랐다. 2009년 기준 4억원이던 광고권은 올해 초 12억원을 써낸 업체에 돌아갔다. 이들 업체와 계약기간도 평균 3년에서 2년으로 줄었다.
서울시는 올해부터 넥센히어로즈에 준 광고권을 경쟁입찰에 부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같은 행정구역 내 2개 야구장이 다른 방식으로 관리돼서는 안된다는 이유에서다. 잠실야구장처럼 광고권을 경쟁입찰 방식으로 구단 외 기관에 맡길 경우 광고단가가 높아진 점을 고려했다는 분석도 있다. 넥센은 그간 야구장 시설광고로 연간 22억원 가까이 벌어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구장의 광고권을 갖고 있는 베이스볼기획도 올해 계약기간이 만료된다. 이 구장이 경쟁입찰로 광고권을 판매하는 경우 가격이 최소 2배 이상 높아질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신규 업체들이 야구장 광고에 뛰어들면서 단가가 수직상승하고 있다"고 말했다.
SK는 인천시설관리공단에 연 10억원의 광고권 위탁금을 지급하는 조건으로 광고권 계약을 2년 연장했다. 인천시설관리공단 측은 "2년 계약이 종료되는 2013년말 공개 경쟁입찰제도를 도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SK 측은 광고권과 별개로 하루 입장료의 15%를 인천시에 사용료로 지급한다.
이와 별도로 올해 프로야구관중이 최단기간 100만, 200만명을 돌파한 흥행 성공도 내년 야구장 광고시장을 키우는 요인이 될 전망이다. 올시즌 들어 5월28일까지 입장관중은 총 249만5492명(158경기·경기당 1만5794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7% 늘었다. 올해 잠실을 비롯한 수도권 야구장광고는 5월 전 완판됐고, 이미 9월 이후 열리는 4강전(페넌트레이스) 야구장 광고 문의도 쇄도하고 있다.
한 대행업체 관계자는 "프로야구관중이 늘고, TV중계 시청률도 올라가 광고단가가 상승하는 건 당연하다"고 말했다. 지난해 프로야구관중은 681만명으로 역대 최대기록을 경신했다. 2010년 동원관중 592만명을 14.8% 웃돈 수치다.
◇광고주는 누구?=TV 야구중계가 이뤄지는 타석 뒤. A보드로 불리는 본부석 펜스에 '○○○ 두마리 치킨'과 '양악수술은 ○○○' 광고판이 눈에 들어온다. 대구지역 한 치킨업체는 야구팬 사이에서 야구장 펜스광고 효과를 톡톡히 본 업체로 꼽힌다. 창업 13년째로 현재는 서울·경기지역까지 진출하면서 전국 체인이 592개로 늘어났다.
전광판에는 영화나 콘서트 등 동영상 광고도 등장한다. 가족단위 관객이 많아지고 특히 여성관객 비중이 40%이상 늘면서 여성을 타깃으로 한 식품·화장품 광고도 많아졌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