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은행, 인재 육성 시스템은

머니투데이 배규민 기자 | 2012.05.31 06:15

[2012 금융강국 코리아]<2>글로벌 금융인력 양성은? "채용부터 관리까지 철저"

'채용부터 관리까지 철저하게 글로벌 리더로'

글로벌 금융회사는 우수 인재 확보가 비즈니스의 성패를 좌우한다고 믿는다. 이들이 인재 양성에 많은 돈과 시간을 쏟아 붓는 이유다. 국내에 진출한 외국계 금융사도 마찬가지다. 한국스탠다드차타드(SC)은행, 한국씨티은행, HSBC는 채용 때부터 글로벌 인재 양성에 초점을 맞춘다.

나아가 글로벌 그룹의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인재 육성 프로그램과 전 세계 네트워크에서의 현장 경험을 통해 철저하게 글로벌 인재로 키우고 있다.

◇ 인재 선발부터 리더까지 원스톱 = 한국SC은행은 정기 공채 외에 매년 20명~30명의 인원을 별도로 선발한다. 이들은 글로벌 인재 프로그램인 IG(International Graduate)를 통해 미래의 리더 및 글로벌 인재로 키워진다. 다른 신입 직원들과 달리 3개월마다 다양한 부서를 돌면서 2년 동안 집중적인 교육을 받는다. 역량을 인정받은 직원들은 홍콩, 싱가포르 등 다른 해외 법인에서 근무하는 기회를 얻는다. SC는 그룹차원에서 매년 300명의 인원을 선발하고 있다.

리더 육성을 위한 리더 개발 프로그램만 5단계로 진행된다. 처음 매니저가 되는 사람, 팀 리더, 리더의 리더, 각 비즈니스 헤드 등 교육 대상이 세분화돼 있다. 현재 리더 개발 프로그램에 500명이 넘는 직원들이 참여해 있다.

한국씨티은행은 채용 인력 규모부터 철저한 계획 하에 짜여 진다. 미국 씨티그룹 본사 차원에서 전 세계적으로 필요한 인원을 정하기 때문이다. 씨티그룹은 △향후 주력 비즈니스 분야 △인력 부족 현상이 나타날 부문과 시기 △장래 3~5년 후에 소위 '벤치의 힘(Bench Strength, 다음 세대의 리더들을 지속적으로 확보, 육성, 유지하는 능력)'이 보완돼야 할 분야 △집중 투자가 이뤄질 지역 등 종합적인 비즈니스 전력과 현재 상황을 종합적으로 감안해 결정한다. 이는 국내 금융회사들이 정부의 입김과 사회적인 분위기 등에 따라 채용 규모를 달리하는 것과는 차이가 크다.

이렇게 선발된 인재들은 자체 프로그램과 매니저에 의해 글로벌 인재로 육성된다. 입사 직후부터 오리엔테이션, 직무순환, 프로젝트, 멘토 지정, 배치 계획, 최종 평가, 피드백과 리뷰에 의한 후속 핵심 인재 개발 프로그램 등 체계적인 프로그램을 밟는다.


아울러 씨티그룹은 매년 전 세계적으로 차세대 리더들을 얼마나 보유하고 있는지를 점검한다. 또 최고의 인재를 선발하고 육성하기 위해 각국 인재들을 기능별로 평가한다.

◇ 수백개의 해외 네트워크서 현장 경험 = 글로벌 금융회사와 국내 금융회사 인재 양성 과정의 가장 큰 차이점은 풍부한 해외 경험 유무다. 국내 금융회사 직원들은 동남아 등 일부 지역에 국한돼 있다. 반면 글로벌 금융회사 직원들은 많게는 100개국 이상의 다양한 나라에서 일하면서 현장 경험을 쌓을 수 있다.

세계 80개국에 영업망을 가지고 있는 HSBC는 인터내셔널 매니저(International Manager)제도를 이용, 글로벌 인재를 길러내고 있다. 매니저에 선발된 직원은 7주간의 집중 교육을 받은 후 세계 곳곳에 배치된다. 한 나라에서 일하는 근무 기간은 보통 1년 6개월에서 2년 정도. 매니저들은 세 차례의 근무를 거친 뒤 자신의 전문 사업 분야를 결정한다.

이후 2년에서 3년마다 전 세계 HSBC 지점을 옮겨 다니면서 근무한다. HSBC가 글로벌 네트워크를 유지할 수 있는 배경이 바로 이 인터내셔널 매니저 제도라는 게 일반적 평가다.

전 세계서 가장 많은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는 씨티그룹 역시 160여 개국의 나라에서 직원들이 다양한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글로벌 인재 육성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한국씨티은행의 경우 호주, 중국, 홍콩, 인도,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대만, 태국 등 주로 아태지역 내 국가에 매년 수십 명의 직원들을 파견하고 있다. 이들은 짧게는 3개월 길게는 2년 동안 연수와 근무를 하게 된다.

한국SC은행 인사제도지원부 윤동혁 이사는 "해외 근무를 통해 다른 나라의 금융 프로세스를 직접 체험하고 여러 나라의 직원들과 근무할 수 있는 기회가 많다는 게 국내금융회사들과는 차이점 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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