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벨]경영권없는 지분에 PEF 몰리는 이유

더벨 안영훈 기자 | 2012.05.29 15:03

[교보생명 지분매각]①생보산업 성장성·회사 수익성·IPO 엑시트 '투자 3박자' 충족

더벨|이 기사는 05월25일(11:11) 자본시장 미디어 '머니투데이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오는 29일로 예정된 캠코와 대우인터내셔널의 교보생명 지분매각 본입찰을 앞두고 칼라일, 어피니티, MBK 등 3개 사모투자전문회사(PEF) 컨소시엄 간의 경쟁이 뜨겁다.

실질적인 경영권 인수가 아닌데도, PEF가 수천억 원 이상을 베팅하는 것은 향후의 달콤한 수익률이 기대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 성장성·수익성·회수 용이성 '3박자 충족'

PEF들이 교보생명 투자에 군침을 흘리는 이유는 국내 생명보험 산업의 성장 여력과 산업 내에서의 교보생명의 위상, 기업공개(IPO)를 통한 투자금 회수 용이성 등 투자의 3박자를 고루 갖춘 덕이다.

국내 생명보험 산업은 규모 면에서 세계 8위 규모를 자랑하면서도 지난 5년간 연평균 11.9%의 자산성장률을 기록해 왔다. 지난 5년간의 성장세가 그대로 유지될 경우 2020년 국내 생명보험사의 자산총액은 현재의 3배 수준인 1300조 원에 달하게 된다.


*출처:보험연구원, 최근 5개년 자산 연평균성장률 11.9%를 10년 동안 유지 가정시

이 같은 성장의 핵심에 '삼성-대생-교보', 이른바 생보업계 '빅3'가 자리잡고 있다. 지난 2월 말 전체 생명보험사 자산에서 빅 3의 자산비중은 5년 전에 비해 8%포인트 줄었지만, 여전히 64%에 달한다. 특히 교보생명의 자산비중은 5년 전에 비해 5.68%포인트 늘어난 21.44%를 기록하고 있다.

국내 보험산업의 성장과 더불어 교보생명의 외형이 커진다고 가정하면 수익성에 대한 기대감도 커진다.

교보생명의 경우 국내 생명보험 3위지만 수익 규모면에선 2위인 대한생명을 앞지른다. 자기자본수익률(ROE)에선 지난해 말 12.8%로 업계 1위다. 교보생명이 빅 3 중에서 내실 측면에서 가장 우수하다고 평가받는 이유다.

교보생명을 실사했던 회계법인 관계자는 "교보생명은 수익성 측면에서 국내 탑 수준"이라며 "국내 생보사 특성상 3이원 중 비차익 비중이 가장 높긴 하지만 상대적으로 빅 3 중에서 사차익과 이차익에서 고른 수익을 내는 편"이라고 전했다.

생보사의 최대 위협요인인 저금리 상황에서의 역마진 위험도 빅 3 중 가장 낮다는 평가다. 회계법인 관계자는 "외국 투자자들이 생명보험사 리스크 요인 중 가장 비중 있게 바라보는 요인 중 하나는 과거에 판매한 고금리 확정 보험"이라며 "빅 3를 비교해 본 결과 교보생명의 경우 6% 이상 고금리 확정 보험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았다"고 말했다.

자산의 리스크 노출도 상대적으로 잘 관리되고 있다. 내년 말 금융감독 당국이 RBC제도 신뢰수준을 일제히 99%로 상향 조정시, 3월 말 기준으로 380%인 삼성생명의 RBC비율은 270%로 하락한다. 반면 교보생명의 경우 지난해 12월 말 기준 246%인 RBC비율은 기준 변경시 180%대로 하락한다.

PEF 투자의 핵심 포인트인 투자금 회수도 교보생명 만한 투자처가 없다는 분석이다. 국내 생명보험 빅 3 중 교보생명을 제외한 삼성, 대생의 경우 이미 지난 2010년 IPO를 한 상태다. 반면 교보생명은 아직 비상장이고, 당장 자본확충을 위해 상장을 할 필요성도 없다.


5년 이상의 장기 투자를 기획하고 있는 PEF의 경우 경기 회복시기에 맞춰, IPO를 통해 투자원금과 수익을 회수할 수 있는 기회를 갖는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교보생명이 IPO를 한 상태였다면 교보생명 지분매각 흥행 자체가 어려웠을 것"이라며 "교보생명이 생보업계 최대 IPO 기대주라는 점이 PEF 투자를 유도한 핵심"이라고 말했다.

◇ 금리 상승·지분매각 할인율 따라 추가 수익도 기대

금융 위기 이후 국내 국고채 금리는 지속적으로 하락세를 기록해 왔다. 운용자산의 대부분을 이자부자산으로 채우고 있는 보험사의 경우 금융회사 중 금리 영향도가 가장 높다.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면 보험사는 이차익에 바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실제로 금융위기 전인 2008년 3월 5.9%를 기록한 운용자산 수익률은 지난 2월 5.2% 수준으로 떨어졌다.



보험사로선 고난스러운 시기지만 보험회사에 투자하는 입장에서는 할인된 상태로 투자할 수 있는 적기다. 보험사 평가의 주요 지표인 내재가치(EV) 측정시 경제적 가정으로 적용되는 투자수익률이 낮을 수록 자산은 동일하지만 가치는 떨어지기 때문이다.

투자 후 금리가 상승할 경우 손익계산서상 신규 유입자금 및 재투자 채권의 투자수익률을 상승시키며 보험사의 이차익 마진은 커지게 된다. 반면 부채가 고정돼 있는 상태에서 재무제표상에선 채권의 평가손실이 발생한다. 하지만 보험사의 부채 듀레이션은 자산 듀레이션에 비해 길기 때문에 금리 상승에 따른 실제 가치의 변화는 자산의 가치 감소에 비해 부채가치가 더 크게 하락하기 때문에 순자산가치는 증가하게 된다.

즉 금리가 상승할 경우 투자수익률 증가로 당기순이익은 물론 회사의 내재가치도 오르는 셈이다.

금리상승으로 인한 가치 상승과 함께 기대할 수 있는 것은 대우인터내셔널의 지분(24%) 매각시 할인률 적용 여부다.

대우인터내셔널이 보유하고 있는 교보생명 지분은 과거 ㈜대우 청산시 부채상환용 자산으로 받은 것으로, 2010년 말 장부가 8500억 원(주당 17만2764원) 이상으로 매각시 매각차익에 대한 분배 문제가 발생한다.

이러한 점에 착안해 PEF들은 대우인터내셔널이 굳이 비싼 가격에 교보생명 지분을 처분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기대하고 있다. 현재 장외가가 25만원 선인 것을 감안하면 대우인터내셔널의 전략적 판단에 따라 사자마자 장외가와 매입가에서 차익이 발생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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