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미혼 女분양소장 "오피스텔 10년 살아보니…"

머니투데이 민동훈 기자 | 2012.05.29 06:21

[인터뷰]한화건설 첫 여성 분양소장, 이정화 주택영업본부 과장


- '오피스텔수요 70%' 20~30대 여성친화적 디자인
- 빌트인 건조대 등 '상암 오벨리스크' 성공 이끌어


↑이정화 한화건설 주택영업본부 과장
"오피스텔 수요조사를 해보면 70% 이상이 20~30대 싱글여성입니다. 아무래도 혼자 사는 여성들은 안전과 방범에 큰 관심을 쏟을 수밖에 없고 이들이 쾌적하고 안전한 주거공간인 신축 오피스텔을 찾는다는 것이죠. 오피스텔이 여성친화적이어야 하는 이유죠."

'최고 52.83대1, 평균 5.13대1.'

한화건설이 서울 마포구 상암DMC(미디어시티센터) 인근에서 분양한 '상암 한화 오벨리스크'의 청약경쟁률이다. 그 최일선에서 분양을 성공으로 이끈 건 한화건설에서 근무하는 '우먼파워' 이정화 분양소장(35·사진)이다.

대표적인 금녀(禁女)업종으로 여기는 건설업계지만 분양소장은 웬만한 남직원들도 어려워한다. 관리할 인력도 많을 뿐더러 청약접수가 시작되면 사람이 몰리면서 크고 작은 사고가 끊이지 않는 현장 탓이다.

그런데 이 소장은 한화건설 최초로 여성 분양소장을 맡아 소위 말해 대박사업을 성공시켰다. 사내에서는 "젊은 미혼여성이 잘할 수 있겠느냐"는 우려도 많았지만 이는 기우였다. 사업지가 있는 서울 마포구 일대 오피스텔에서만 10년 넘게 살아온 이 소장은 소비자들이 원하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던 것.

이 소장은 "혼자 사는 여성이 사는 집은 어때야 하는지 누구보다 잘 알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필요 없는 부분은 과감히 빼고 여성들의 니즈에 맞춘 아이템을 선별하는데 주력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 소장의 데뷔작인 '상암 한화 오벨리스크'는 여성들의 계약이 많았는데 남성들이 미처 생각하지 못한 여성만을 위한 디자인이 큰 효과를 발휘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화건설 상암 오벨리스크에 적용된 '빌트인 빨래건조기' ⓒ사진제공=한화건설
예컨대 오피스텔은 베란다가 없어 빨래를 널기 위해선 별도로 건조대를 구매해야 한다. 빨래건조대는 일반적으로 보관이 쉽지 않을 뿐더러 오피스텔 내부공간도 많이 차지한다.

이 소장은 빨래건조대를 빌트인 형식으로 만들어 서랍에 접어서 넣을 수 있도록 했다. 남성들은 이에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았지만 여성들은 달랐다. 세심한 배려가 오피스텔 전체에 대한 호감으로 바뀌었던 것.

이 소장은 "최근 유행하는 싱크대 절수형 페달 같은 경우 싱글족이 집에서 싱크대를 이용할 일은 거의 없다"며 "차라리 그 가격만큼 분양가격을 낮추는 게 수요자들의 니즈라고 판단했다"고 강조했다.

첫 사업지에서 분양대박을 터뜨렸지만 말 못할 고충이 적지 않았다. 특히 분양사업을 반드시 성공시켜야 한다는 부담감에 밤잠을 설친 날이 많았다는 것.

이 소장은 "최근 부동산시장이 워낙 안좋다보니 그나마 사정이 낫다는 오피스텔도 분양이 쉽지 않았다"면서도 "남성 못지않은 열정과 추진력에 여성의 섬세함과 친화력으로 이겨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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