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벨]카페베네 IPO, 내년으로 연기...성장 정체

더벨 박상희 기자 | 2012.05.24 11:37

①커피 비즈니스 포화 상태, 재무구조 악화

더벨|이 기사는 05월21일(14:48) 자본시장 미디어 '머니투데이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당초 연내 상장을 목표로 했던 카페베네가 기업공개(IPO) 시기를 내년으로 연기했다. 주력 사업인 커피 프랜차이즈 사업만으로는 계속적인 수익 창출에 무리가 있다고 판단, 신사업의 실적을 확인한 후 상장에 나서기로 했다. 신규사업 진출과 투자로 높아진 부채비율과 악화된 영업현금흐름도 상장 연기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21일 금융투자(IB)업계에 따르면 하반기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예고했던 카페베네는 거래소 예비심사 청구 일정을 내년으로 미루기로 했다. 이번 딜에 정통한 관계자는 "카페베네가 상장 요건은 모두 충족하고 있다"면서도 "실적 등이 개선되는 것을 보고 예심 청구를 준비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상장 연기의 직접적인 원인은 실적 부진으로 풀이된다. 카페베네는 지난해 매출액 1679억원, 영업이익 172억원, 순이익 119억원의 실적을 올렸다. 직전년도에 기록한 매출액 1010억, 영업이익 148억원, 순이익 108억원과 비교하면 소폭 개선된 실적이지만 성장세가 시장의 기대치를 충족하지는 못했다. 카페베네의 지난해 예상 매출액은 2000억원 수준이었다.


올 1분기 매출액(370억원)도 지난해 같은 기간에 올린 378억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커피 프랜차이즈 업종이 계절에 관계 없이 연간 고른 실적을 낸다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 실적도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등 새로 진출한 시장의 매출액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카페베네는 2010년 이후 3년 간 1000억원대 실적에 그치게 된다.

매출 유지에도 불구하고 수익성은 크게 악화됐다. 1분기 영업이익은 13억원, 전년동기의 74억원에 비해 급감했다. 광고선전비 등 판관비가 급증한 탓이다. 지난해 1분기 55억원을 기록했던 순이익 역시 금융비용 급증으로 인해 7억원에 그쳤다. 말그대로 '비상등'이 켜진 셈이다.

카페베네의 이같은 실적 악화는 커피 프랜차이즈 산업이 포화 상태에 이르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등에 따르면 2006년 기준 1500여 개에 불과했던 커피전문점 매장수는 2010년 9400여 개로 6배 이상 증가했으며, 2011년까지 연평균 성장률(CAGR)은 21.6%에 이른다.


하지만 2010년 8038개 수준이었던 커피전문점 매장 수가 2011년 54% 증가한 1만 2381개에 이르는 등 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르러 성장률이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2012년 3월말 기준 국내 프랜차이즈 커피 매장 수는 전체 커피전문점의 3분의 1 수준인 4352개로 집계된다.

주력 사업인 커피 프랜차이즈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른 상황에 새로운 수익사업을 발굴하지 못하면 상장 심사를 통과하기 쉽지 않다. 스크린골프 업체인 골프존 역시 같은 이슈로 거래소 상장 심사에서 고전한 바 있다.

블랙스미스 등 외식업 진출과 뉴욕 1호점 개점 등 계속적인 신사업에 대한 투자로 회사의 재무구조도 악화됐다. 지난해 연말 654억원이었던 총부채는 차입금 증가로 올 1분기 현재 903억원으로 늘었다. 부채비율 역시 334%로 급격하게 높아졌다.

특히 재고자산 증가 및 매입채무 감소 등으로 인해 영업현금흐름이 적자로 돌아서면서 신규사업 투자는 대부분 차입을 통해 이뤄졌다. 거래소 상장 심사에서 중요하게 보는 재무제표에 '빨간불'이 켜진 셈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카페베네는 사업 확대를 위한 자금 조달 창구로 기업공개(IPO)를 생각하고 있다"며 "하지만 상장을 위해서는 실적 개선 및 재무구조 개선이 선행돼야 상장이 무리없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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