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IPO, 승자의 저주(Winner's curse)

머니투데이 강상규 미래연구소M 소장 | 2012.05.23 16:53

[마켓리뷰]IPO후 주가 급락으로 '루저'(Loser) 속출

구글(Google) 이후 10여년 만에 IT기업 최대 IPO로 큰 관심을 모았던 페이스북(facebook). 그러나 정작 IPO이후 주가가 급락, 공모가 아래로 떨어지면서 수많은 '루저'(Loser)들이 속출하고 있다. 페이스북 주가는 지난 18일 상장후 3거래일동안 공모가($38달러) 대비 18%나 하락했다.

아이러니한 것은 이들 루저들이 IPO 이전에는 많은 사람들의 부러움을 한 몸에 받았던 '승자'(winner)들이었다는 점. 페이스북 IPO후 승자가 될 것으로 큰 기대를 했던 이들은 오히려 루저가 돼 버렸고, 페이스북 IPO에 참가하는 기회를 얻지 못했던 사람들은 새옹지마의 행운을 얻게 됐다.

첫번째 루저는 페이스북 IPO주를 배정받은 초기 투자자들이다. 이들은 치열한 경쟁률을 뚫고 페이스북 IPO 주식을 배정받은 행운의 승자들이었는데, IPO후엔 오히려 큰 손실을 입게 되는 승자의 저주(winner's curse)를 안게 됐다.

미국 IPO시장은 아무에게나 IPO주를 배정받는 행운이 주어지는 곳이 아니다. 역사적으로 IPO주들이 상장 후 단기간 주가가 큰 폭으로 오르는 경향을 보여 왔기 때문에, IPO주를 배정받는다는 것은 쉽게 떼 돈을 버는 ‘대박’으로 인식돼 왔다. 그렇기에 IPO를 맡은 주간사들은 그들의 최고급 고객들에게만 대부분의 IPO주를 배정한다. 이런 환경에서, 게다가 최대 IPO로 불린 페이스북 IPO주를 배정받았다면 이만저만한 행운이 있는 투자자들이 아닌 것이다. 그런데 그런 승자들이 루저가 돼 버렸다.

게다가 IPO주를 배정받은 초기 투자자들은 상장후 일정기간(통상 6개월) 주식을 내다 팔지 않는다는 약속(lock-up period)을 하기에, 주가가 하락해도 쉽게 손절매에 나서지 못하는 이중고를 안고 있다.

또 다른 루저는 페이스북 IPO를 이끌었던 대표주간사(lead underwriters). 최대 IPO주의 대표주간사 자리를 놓고 월스트리트의 대형 투자은행들이 각축을 벌였고, 모건스탠리(Morgan Stanley)가 그 자리를 따내 다른 투자은행들의 시기와 질투를 받았다.


대표주간사는 원래 계획했던 공모량 외에 추가로 주식을 판매할 수 있는 옵션(overallotment option)이 있어, 인기가 많은 IPO주의 경우엔 추가로 큰 이득을 챙길 수 있다.

그러나 상장 후 주가가 공모가 아래로 떨어질 경우엔 주가를 방어해야 하는 시장조정(price stabilization)의무를 안고 있어, 페이스북처럼 상장 후 주가가 급락할 땐 주간사는 자기 돈으로 IPO주식을 사들이며 주가 하락을 막아야 한다.

페이스북 주식은 상장 당일부터 주가가 공모가 아래로 떨어질 위험에 빠져 주간사가 시장조성에 나섰고, 주가가 11%하락했던 2번째 거래일엔 주간사가 시장조성에 나서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모건스탠리는 페이스북 IPO를 주간해 막대한 이득을 챙기려했던 예상과는 정반대로 큰 금전적 손실을 입을 처지에 놓이게 됐을 뿐만 아니라, IPO주식을 성공적으로 주간하지 못했다는 불명예도 안게 됐다.

마지막 또 하나의 루저는 페이스북 상장 당일, 주가가 한때 공모가보다 18%나 올랐을 때 페이스북 주식을 매수했던 상장일 첫날 투자자들이다. 페이스북 주식은 상장일 공모가보다 높은 $42달러에 거래가 시작돼 $48달러까지 치솟았는데, 이를 보고 추가 상승에 베팅, 과감히 뛰어든 투자자들은 큰 손실을 입게 됐다. 다행히 마감 전에 팔았더라면 손실을 줄일 수 있었겠지만, 그렇지 않았다면 주가가 이후 이틀 동안 18%나 폭락하는 걸 지켜봐야 했다.

만약 페이스북 주가가 향후에도 하락세를 면치 못한다면 더 많은 루저들이 승자의 저주에서 헤어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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