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교육! 분명한 철학이 있어야 한다.

머니투데이 김갑용 이타창업연구소 소장 | 2012.05.19 16:33

청년창업교육 방향 못 잡으면 낭패 초래

이런 기사를 보았다. “청년창업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정책 사업들이 추진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창업 분위기 확산과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 예비 창업가인 청소년을 상대로 일찍부터 창업 교육이 선행돼야 한다는 주장이 공감대를 얻고 있다.

어려서부터 기업가 마인드를 갖춘 준비된 창업인력을 배출하자는 것으로, 이에 대해 창업진흥원 관계자는 “국내 창업지원 사업 중 유일하게 청소년이 대상인 ‘비즈쿨지원사업’이 확대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2002년 3월 15개 학교를 지정하면서부터 시작된 '비즈쿨지원사업'은 경제교육부터 비즈니스 실무까지, 학년별 수준에 맞는 이론과 실습을 병행하여 교육하는 것으로 참여한 초중고생들의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조사된다.

지난해 인천대학교 창업지원단이 실시한 비즈쿨 어린이창업발명캠프의 경우 공고 이틀 만에 50명의 정원이 마감될 만큼 높은 인기를 구가하였는데, 창업열기 확산에 ‘비즈쿨’이 효과적인 사업으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는 평가다.

창업진흥원 관계자는 비즈쿨과 같은 창업교육이 확대되기 위해서는 2014년까지 전국 중고교 5300여 곳에 배치할 ‘진로진학상담교사’들을 중심으로 창업교육까지 수행할 수 있도록 ‘진로진학창업상담교사’로 발전시켜야 한다는 주장이다.

현재 우리나라 창업교육은 대부분은 성과 중심, 결과 중심이다. 창업에 대한 진지한 고민은 대부분 성인들이다.

그런데 이들은 성인이 되기까지 창업에 대한 생각이나 교육을 받은 경험이 없다. 창업하기 전에 교육을 받는 경우도 있지만, 아직까지도 소상공인들은 교육 경험 없이 창업을 하는 경우가 훨씬 더 많다. 창업시장이 치열하고 생존력이 떨어지는 이유에 창업에 대한 이해 부족이 한몫을 한다.

청소년들에게 창업교육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은 아주 바람직하다. 문제는 무슨 내용으로 어떤 철학으로 하느냐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필요하다. 이유는 창업교육은 기술이나 방법, 노하우를 가르치는 것이 아니어야 한다. 중요하게 생각해야 하는 것은 바로 창업에 대한 개념을 올바르게 이해하는 것이어야 한다.


일자리가 아닌 일에 대한 내용을 중심으로 해야 한다는 생각을 한다. 국어사전에서 일을 찾아보면, “무엇을 이루거나 적절한 대가를 받기 위하여 어떤 장소에서 일정한 시간 동안 몸을 움직이거나 머리를 쓰는 활동. 또는 그 활동의 대상”으로 되어 있고, 한국민족문화대백과에서는 일을 “사람이 삶을 영위하기 위하여 행하는 모든 활동” 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직업을 국어사전에 보면, “생계를 유지하기 위하여 자신의 적성과 능력에 따라 일정한 기간 동안 계속하여 종사하는 일” 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여기서 생각해 볼 것은 직업은 자신의 적성과 능력에 따라 정하는 것이다. 이는 일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직업은 일정한 기간이라는 단서가 붙는다.

자신의 적성과 능력에 따라 일 꺼리를 만드는 것은 창업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직업은 자신의 의도와 무관하게 일을 할 수 있는 기간이 정해진다. 창업은 그 기간은 자신이 정한다. 이것이 창업이 가지는 장점이다. 상황에 따라서는 수십년, 수백년을 유지할 수 있으며, 많은 사람들에게 일을 할 수 있는 기쁨을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 창업의 진정한 의미라고 본다.

그러기 위해서는 일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필요하다. 직업의 귀천은 없다고 하지만 직업에는 귀천이 있다. 직업의 귀천이 없다는 생각이 우리사회의 문화로 자리 잡는다면 일자리 문제는 상당수 해결이 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일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다. 특히 청소년들을 위한 창업교육에서는 말이다.

꿈같은 이야기지만 자신의 능력이나 상황에 맞는 일에 대한 불만이 없으면, 많은 문제들이 없어진다. 문제가 생기는 것은 자신의 처지를 인정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가장 바람직한 창업은 돈을 많이 버는 것이 아니라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아주 오랫동안 하는 것이다. 문제는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찾지 못하기 때문에 돈이 되는 것을 선택하고 이는 결국 또 다른 문제로 발전하게 된다.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찾는 것이 창업의 시작이며, 그것을 찾도록 하는 것이 바로 창업 교육이다. 창업에 대한 꿈과 희망을 키워 가야할 청소년들의 창업교육은 이렇듯 분명한 방향과 목적 그리고 철학이 있어야 한다. 창업을 통해 금방 뭔가가 이뤄질 것 같은 환상과 망상을 주는 교육은 하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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