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시민 "엑스포, 오히려 피해보는 느낌" 왜?

머니투데이 여수(전남)=전병윤 기자 | 2012.05.21 06:01

- 박람회 관계자·건설사 직원·공사장 인부 몰려
- 전셋값 오르고 거의없던 월세도 부쩍 늘어나
- 아파트가격도 1년새 40% 넘게 오른곳 수두룩
- 3월 땅값 0.32%↑ … 전국 '톱 3위' 오르기도


↑여수항 부근 여수시 주택가 전경. ⓒ전병윤 기자
 "전에는 없던 월세가 생기더니 고것이 말로 표현하지 못할 정도로 올라부렀어요."

 전남 여수시 문수동에서 장어음식점을 운영하는 김복례씨(가명)는 2년 전부터 샛방 구하기가 힘들어져 서민들 삶만 더 팍팍해졌다고 푸념했다. 2012여수세계박람회(여수박람회) 개최를 준비하면서 관계자, 건설사 직원, 공사장 인부가 한꺼번에 몰려 전세가격이 뛰었고 전에는 거의 없던 월세가 부쩍 늘었다는 것이다.

 21일 여수 일대 부동산 중개업계에 따르면 시내 원룸 월세는 보증금 200만원에 월 35만~60만원 수준이다. 봉계동 아주타운 전용면적 79㎡ 아파트의 경우 보증금 2000만원에 월 50만원을 내야 한다. 서민들로선 부담스러운 금액이다.

 전세가격 상승과 맞물려 월세로 빠르게 전환되면서 서민들의 주거안정이 급속히 취약해진 게 여수시의 현 주소다. 김씨는 "관광객이 시내로 거의 들어오지 않기 때문에 여수박람회한다고 해도 피부로 느껴지는 건 없다"며 "전·월세가격이 뛰고 차량운행을 통제해서 오히려 피해를 보는 느낌마저 든다"고 말했다.

↑여수시 여서동 일대 아파트 단지. ⓒ전병윤 기자
 아파트 매매가격도 최근 1년새 40% 넘게 뛴 곳이 수두룩하다. 여수시 미평동 A공인중개 관계자는 "79㎡ 아파트 매매가는 9000만~1억원선으로 지난해 초보다 3000만원가량 뛰었다"고 설명했다.

 여수시 택시기사인 백진욱씨(가명)는 "4~5년 전 수원에서 택시를 몰려고 살던 집을 6000만원에 매물로 내놓은 적이 있다"며 "그뒤로 이사하려던 계획이 틀어져 그냥 살고 있는데 지금은 1억1000만원을 호가한다"고 말했다.


 웅천택지지구에 총 2370가구가 들어서는 대단지 아파트인 '신영웅천지웰'의 경우 1, 2차 100% 분양됐고 최근 3차 역시 평균 1.9대1의 경쟁률로 모두 순위 내 마감되는 열기를 보였다.

 현지인들에 따르면 여수박람회로 인한 개발 기대감이 한몫했지만 인근 여천공단의 공장 증설에 따른 현지 직원 증가도 영향을 줬다고 분석했다.

 여수시 땅값은 지난 3월 한 달간 0.32% 올라 전국 톱 3위에 오르기도 했다. 국토해양부는 여수엑스포 개최와 경도특구개발사업, 해양경찰학교 건립 등으로 땅값이 올랐다고 설명했다.

 여서동 L공인중개 관계자는 "최근 2~3년새 집값이 많이 오른 부산이나 창원에 투자한 뒤 재미를 본 사람들이 지난해부터 여수시에 펜션부지나 주택 구입 등을 알아보고 있다"며 "무리를 지어 주기적으로 땅을 둘러보기도 한다"고 귀띔했다.

↑여수엑스포 앞 아파트 단지. ⓒ전병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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