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 올랑드 정부에 첫 한국계 장관 탄생

머니투데이 김지민 기자 | 2012.05.17 08:14

한국계 플뢰르 펠르랭 디지털경제장관... 재무장관엔 피에르 모스코비치

독일 주도의 긴축 정책에 반대 공약을 걸고 17년 만에 집권한 프랑스 좌파 정부에서 한국계 입양인이 경제 분야 수장에 이름을 올렸다. 프랑스에서 한국계가 장관직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프랑수아 올랑드 신임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장 마르크 애로 총리의 제청을 받아 피에르 모스코비치(54) 대선 선거본부장을 재무장관으로, 로랑 파비우스(65) 전 총리를 외무장관으로 임명하는 등 정부 구성을 완료했다.

특히 이번 정부 구성에서 눈길을 끄는 대목은 한국계 입양인 출신 플뢰르 펠르랭(사진·38·한국이름 김종숙)이 중소기업·디지털경제장관에 발탁된 점이다. 그는 이번 대선에서 사회당의 문화·방송·디지털경제 전문가로 활동하며 올랑드 당선에 일조한 인물이다.

펠르랭은 지난 1973년 한국에서 태어난 지 6개월 만에 프랑스로 입양돼 상경계 그랑제콜(엘리트 교육기관)인 에섹, 파리정치대학(시앙스포), 국립행정학교(ENA) 등 명문학교를 졸업했다.

이후 감사원에서 문화·시청각·미디어·국가 교육 담당자로 일하며 지난 2002년 사회당과 인연을 맺었다. 펠르랭은 그해 대선 당시 연설 문안 작성을 맡았고 2007년 대선에선 디지털 경제 전문가로 언론을 담당했다. 지난해 11월부터 사회당 대선캠프에 본격적으로 참여했다. 자신감 넘치고 배짱있는 성격을 지닌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앞서 '르피가로 매거진'은 지난달 펠르랭에 대해 올랑드 캠프에서 '가장 날카로운 인물'이라고 평가하고 올랑드가 대통령에 당선되면 그가 디지털경제장관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아울러 프랑스 정계에서 활동하고 있는 또 다른 한국계 입양아 출신인 장 뱅상 플라세(44·한국이름 권오복) 녹색당 상원의원은 다음달 실시되는 총선 결과에 따라 입각여부가 결정될 것이란 관측이다.


이날 올랑드 대통령이 재무장관에 모스코비치를 기용한 것은 다소 놀랍다는 반응이다. 모스코비치는 대선 캠프에 합류하기 사회당 대선후보로 유력했던 전 국제통화기금(IMF)총재인 도미니크 스트로스칸과 매우 가까운 사이였다는 점에서다.

또 여성인력을 파격적으로 기용했다는 점에서 좌파 대통령의 진면목으로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올랑드 대통령은 남성(17명)과 여성(17명)을 같은 비율로 구성해 대선 공약을 이행한 셈이다. 올랑드 대통령은 선거운동 기간에 각료의 절반을 여성으로 채우겠다는 공약을 제시했다.

올랑드 대통령은 법무장관에 크리스티안 타우비라(60)를 임명했다. 그는 지난 2001년 인권에 반하는 범죄와 관련한 법을 만드는 등 법조계의 권위 있는 인물로 알려져 있다. 지난 2002년에는 흑인여성으로서는 최초로 대선에 뛰어들기도 했다.

보건, 문화, 여성 관련 부서는 여성이 도맡게 됐다. 보건·사회 담당 장관에 마리솔 토우라인을, 주택장관에 세실 뒤플로를, 문화부 장관에 아우레일 필리페티를 기용했다. 선거본부 대변인을 맡았던 나자트 발로드 벨카셈은 여성 권익부 장관에 임명했다.

아울러 올랑드 대선 캠프에서 정책을 담당했던 미셸 사팽은 노동장관에, 사회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3위에 올라 차세대 주자로 자리매김한 아르노 몽트부르는 산업장관에 기용됐다.

내무장관에는 마뉘엘 발 선거본부 대변인이, 교육장관엔 뱅상 페이옹이, 국방장관엔 장이브 르 드리앙이 각각 발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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