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화감 안좋아 안테나 뽑으신다고요?

머니투데이 이학렬 기자 | 2012.05.19 05:00

[이과 출신 기자의 IT 다시 배우기]⑤통신안테나는 내장(안테라), 겉은 방송용

편집자주 | 아는 만큼 보인다고 한다. IT도 마찬가지다. 기술적인 부문을 조금만 알아도 새로운 IT세상이 펼쳐진다. 고등학교 때 이과생이었던 기자, 대학교에서는 공학수학도 배웠다. 지금 다시 과거의 경험을 살려 새로운 IT 세상을 만나려 한다.

'갤럭시노트'를 쓰는 A씨는 통화하다가 상대방의 목소리가 잘 들리지 않으면 안테나를 세우곤 한다. 조금이라도 더 잘 들릴까 해서다. 하지만 A씨가 세운 안테나는 통화 품질에 전혀 영향을 주지 않는다. A씨가 세운 안테나는 지상파 DMB(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용 안테나이기 때문이다.

그럼 스마트폰으로 통화를 할 때 더 잘 들리게 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신호가 잘 잡히는 곳으로 이동해야 하지만 DMB처럼 안테나를 세울 수는 없다. 현재 스마트폰을 비롯해 휴대폰 안테나는 내부에 있어서다. 내장 안테나, '인테라'라 불린다.

보통 스마트폰에서 안테나는 하단에 자리한다. 휴대폰 내부 공간 대부분은 디스플레이와 배터리가 차지한다. 상단에는 카메라가 위치하기 때문에 안테나가 들어설 공간은 하단밖에 없다. '갤럭시S' 하단 둥근 부분은 그립감을 좋게 하기 위한 것이기도 하지만 안테나를 위한 공간이기도 하다.

2000년대 중반만 하더라도 휴대폰 안테나는 DMB 안테나처럼 외부에 있었다. DMB 안테나처럼 세우면 통화도 더 잘 됐다. 하지만 기술이 발달하면서 내부에 안테나를 둬도 신호를 받는데 무리가 없어졌다. 여기에는 신호를 잘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안테나 설계기술과 작은 신호도 감지할 수 있는 RF통신칩 성능 개선이 큰 도움이 됐다.

휴대폰 제조사들이 안테나를 내부에 두려는 것은 디자인 때문이다. 인테나 기술이 없었다면 지금과 같은 디자인의 아이폰은 없었을 것이라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스티브 잡스는 여기서 한걸음 더 나아가 안테나를 디자인에 활용한 '아이폰4'를 내놓았다.

하지만 손으로 잡았을 때 수신감도가 떨어지는 '데스그립'으로 곤욕을 치뤘다. 특히 잡스는 수신감도가 떨어진다는 메일에 "그런 식으로 잡지 말아라"라고 답해 논란을 키웠는데 잡스가 그렇게 답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안테나 설계가 복잡해서다.

보통 휴대폰은 5~6개 대역의 주파수를 모두 받아야 한다. 예컨대 SK텔레콤 LTE폰은 LTE 주파수 800MHz(메가헤르츠)와 3G 주파수 2.1GHz(기가헤르츠) 신호를 받아야 한다. 해외 로밍을 위해 해외 이동통신사가 주로 쓰는 900MHz, 1.8GHz, 1.9GHz 등을 지원해야 한다.

이론상으로 5개 대역의 주파수를 받기 위해서는 5개의 안테나가 필요하지만 작은 휴대폰 안에 여러 개의 안테나를 넣을 수 없기 때문에 RF커플링을 이용한다. RF커플링이란 주파수 사이 간섭을 이용해 짧은 안테나로 저대역 주파수를 받는 방식이다.


예컨대 800MHz 주파수를 받기 위해서는 파장의 4분의 1인 9.365㎝(센티미터)의 안테나가 필요하지만 1.8GHz 주파수를 지원하는 4.167㎝ 안테나와 2.1GHz 주파수를 지원하는 3.571㎝를 이용해 1.8GHz과 1.9GHz 주파수는 물론 800MHz 주파수까지 받는 방식이다. 물론 실제 휴대폰에 적용되는 안테나 설계는 이보다 훨씬 복잡하다.

RF커플링을 이용하면 안테나 길이를 줄이고 적은 수의 안테나로 여러 주파수 대역을 받을 수 있다. 다만 기존과 다른 대역의 주파수를 받기 위해서는 전체 안테나 설계를 다시 해야 한다.

최근 스마트폰에는 안테나가 더 늘어나면서 설계가 더욱 복잡해졌다. 특히 LTE는 다중안테나기술(MIMO)을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메인 안테나와 보조 안테나가 필요하다. MIMO는 2개 이상의 안테나로 동시에 여러 정보를 받기 때문에 속도가 빠르고 많은 정보를 받을 수 있다. LTE가 빠른 것도 MIMO 기술 덕분이다. 이밖에 와이파이와 블루투스, GPS(위성항법장치)에도 안테나가 사용된다.

그렇다면 왜 DMB 안테나만 외부에 나와 있을까. DMB는 통신 주파수보다 낮은 대역 주파수를 쓰기 때문에 내부에 구현하기가 쉽지 않아서다.

스마트폰에서 CPU(중앙처리장치)와 메모리, 화면표시 등은 모두 클럭으로 움직이면서 낮은 대역의 주파수를 발생시키는데 이 주파수가 DMB와 섞여 DMB 신호를 제대로 받을 수 없게 된다.

<도움말 : 팬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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