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 커피 대신 주식 산 그녀, 3년만에..

머니투데이 오정은 기자 | 2012.05.19 07:00

워렌 버핏처럼! 뉴욕 증시에서 '대박' 노리기..."애플 주주되기 어렵지 않아요"

ⓒ스타벅스 코리아, 스타벅스 코엑스점 사진.
"스타벅스 커피 대신 스타벅스 주식을 사라"

몇 년 전 재테크 업계에 유행했던 말이다. 만일 지난 3년간 스타벅스 커피 대신 주식을 꾸준히 샀다면 과연 얼마의 수익을 거뒀을까.

하루 한 잔 커피값을 4000원으로 가정할 때 한 달 커피값은 12만원 정도다. 지금부터 3년 전인 2009년 5월 미국 나스닥 시장에서 스타벅스 1주는 14.39달러(1일 종가기준)였다. 한 달 커피값으로 대략 10주를 살 수 있는 셈이므로 계산하기 쉽게 매달 1일 스타벅스 주식을 10주씩 3년간 매수했다고 가정해봤다.

물론 첫달에는 주당 가격이 14.39달러에 불과, 10주를 사는데 16만원이면 충분하지만, 3년째 막달에는 주가 상승으로 인해 무려 60만원을 지출해야한다. 이렇게 한달에 10주씩 3년간 꾸준히 총 360주를 매수, 올해 5월1일 종가(53.34달러)에 모두 처분했다고 가정하면 총 투자금액은 1만1309달러, 배당금을 포함한 매각 잔액은 1만9466.6달러를 기록했다. 매각 차익으로 8157.6달러를 얻었다.

5월2일 환율인 1127.5원을 일괄 적용할 경우 1275만원을 투자해 원금을 회수하고도 920만원을 추가로 번 셈이다. 3년 수익률은 72.1%를 기록했다. 양도세 22%(147만원)를 제외해도 773만원이 남는다.

최근 미국 증시에 대한 국내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스타벅스처럼 친숙하지만 미국 증시에 상장된 종목에 대한 직접 투자가 쉬워졌기 때문이다. 온라인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을 통해 클릭 몇 번만 하면 애플, 스타벅스, 씨티은행의 주주가 될 수 있다.

올해 초 다우 지수가 3년래 최고점을 돌파하자 미국 주식으로 대박낸 이야기가 입소문을 타기도 했다. 때문에 올빼미처럼 HTS 앞에 앉아 밤을 새는 강남부자도 생겨났다. 어떤 '큰 손'은 증권사 나이트 데스크(Night Desk)에 전화를 걸어 한 번에 50억대 주문을 내기도 했다.

김세환 키움증권 글로벌사업팀 담당자는 "국내 주식투자와 거의 동일한 환경을 구축해놓았기 때문에 미국 증시에 관심을 갖는 투자자가 늘고 있다"며 "글로벌 1위 기업들이 다수 포진해있고, 미국 경제전망이 밝아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다"고 설명했다.

◇"종목으로 이틀 만에 125% 수익?"=지난 2월 의사 A씨는 동호회에서 "미국 제약사 비버스(Vivus)의 신약이 식약청(FDA)에서 승인된다"는 얘기를 들었다. A씨는 집에 오자마자 HTS를 열고 나스닥에서 비버스 5000만원어치를 매수했다. 이틀 뒤 뉴스가 터지자 주가는 125% 뛰었고, A씨는 이틀 만에 6200만원의 차익을 챙겼다.

미국 증시에는 우리나라 증시처럼 상한가·하한가 제한폭이 없다. 가격제한폭이 없다보니 하루에 100%까지 급등하는 현상이 벌어지기도 한다.

본격적으로 미국 주식을 거래하기 위해선 가장 먼저 해외증권 계좌를 개설해야 한다. 해외주식 거래가 활성화된 키움증권의 예를 들면, 키움증권 계좌를 개설한 뒤 인터넷 홈페이지에 접속해 해외증권계좌를 따로 설치해주면 된다.

미국 주식은 달러로 거래되므로 거래 전 환전은 필수. 해외증권계좌로 원화를 이체한 다음, 달러로 환전하면 매매 준비가 완료된다.


키움증권, 신한금융투자, 이트레이드 증권의 경우 나이트데스크를 통해 실시간 전화 주문이 가능하지만 해외주식투자자의 대부분은 HTS로 투자하고 있다. 뉴욕 증시 개장 시간은 밤 10시 반이며 새벽 5시까지 거래가 진행된다. 물론 낮 시간 동안 HTS를 통한 예약 주문도 가능하다.

한편 미국 주식에 투자할 때는 국내와 달리 알파벳으로 이뤄진 종목명을 알고 있어야 한다. 심볼(Symbol) 또는 티커(Ticker)라고 불리는데, 애플(Apple)의 경우 'AAPL', 씨티그룹의 경우 'C'가 심볼이다. 알파벳 1~3자로 된 주식은 뉴욕증권거래소 상장종목이며, 4자리로 된 주식은 나스닥 시장에 상장 종목이다.

◇"금보다 애플"=국내 투자자들이 미국 주식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종목은 단연 애플이다. 금융위기 이후 누적수익률이 520%에 이르러 미국 주식 투자자 사이에서는 "금보다 좋은 애플"로 통한다.

아이폰, 아이패드로 친숙한 애플을 비롯해 미국 주식 투자의 가장 큰 매력으론 국내 증시에 없는 글로벌 기업에 투자할 수 있다는 점이 꼽힌다. 스타벅스를 비롯해 '코카콜라', '마이크로소프트', '골드만삭스', '던킨 도너츠'. '월트 디즈니' 등 글로벌 기업 주식을 취향대로 고를 수 있다.

키움증권이 집계한 국내 투자자들이 주로 거래하는 미국 주식(거래대금 기준) 2위는 뉴스킨 엔터프라이즈가 차지했다. 뉴스킨은 미국 글로벌 화장품 기업으로 주로 제품을 직접 사용해본 여성 투자자들이 많이 매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씨티그룹, 뱅크오브아메리카 등 금융주와 구글 같은 IT주도 거래 상위에 올랐다. 그 밖에 허벌라이트, 제너럴모터스 같은 기업도 눈에 띄었다. 국내 약사들이 대거 매수한 것으로 알려진 제약주 렉산 파머슈티컬도 상위 목록에 올랐고, '스타크래프트', '워크래프트'로 유명한 글로벌 게임주 액티비전 블리자드도 상위권에 들었다.

투자 수익률은 연초~4월말 기준 애플이 42.01% 오르며 상승률 1위를 차지했다. 유니버셜 디스플레이(반도체), 허벌라이프도 각각 37.9%, 34% 상승했다.

◇22% 양도세가 절세라고?= 해외주식 거래 차익에는 국내와 달리 양도세가 붙는다. 연간 총 수익 가운데 250만원을 넘는 부분에 한해 22%(지방세 합산)의 세금을 낸다. 스타벅스 투자 사례에서도 매각 차익 920만원 중 250만원을 제외한 670만원의 22%(147만원)가 세금으로 계산됐다.

국내 주식거래 차익에는 세금을 내지 않는데, 해외 주식 차익에 부과하는 22%의 세금은 너무 많다는 얘기도 있다. 하지만 금융소득이 많은 투자자의 경우 양도세는 오히려 절세효과를 낸다는 시각도 있다.

국내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금융소득 중 4000만원을 초과하는 부분은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이 돼 38.5%의 세금을 내야 한다"며 "해외주식 차익은 양도세로 분류돼 22%만 내면 되므로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인 해외펀드보다 유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해에 이뤄진 해외주식 거래 규모는 모두 117억8700만 달러(약 13조원)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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