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아블로3' 국내판에만 없는 '이것' "포기못해"?

머니투데이 김상희 기자 | 2012.05.16 05:00

폭력성 '19금'… 블리자드, 사행성 논란에도 '현금경매장' 서비스 의지

# "당시 내 생활의 모든 것을 올인했다. 한심했지만 후회는 없다. 평생 잊지 못할 쾌감을 맛봤으니까" (한 게임마니아의 블로그 글).

# "디아블로 하느라 밤잠을 설쳐 회사에 지각한 게 한두 번이 아니다. 신작 나오면 어떻게 감당할지 모르겠다." "지옥의 문이 열리고, 지옥으로 같이 뛰어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네티즌)

스타크래프트로 유명한 미국 블라자드엔터테인먼트의 최신작 '디아블로3'가 15일을 기해 공식 시판에 들어갔다. 디아블로는 한 번 시작하면 쉽사리 헤어 나오기 어려울 정도로 중독성과 성취감이 강한 게임으로 통한다. 디아블로(DIABLO, 스페인어로 악마)는 이름처럼 별명도 '악마의 게임'이다.

전작에 이어 12년만에 공개되는 만큼 게임 팬들의 기대감이 가히 폭발적이다. 디아블로3는 출시 전 각종 게임 커뮤니티에서 실시한 '올해 출시 게임 중 최고 기대작'에 대한 설문 조사에서 1위 자리를 내준 적이 없다.

공식 시판 하루 전인 지난 14일, 서울 왕십리 민자역사 비트플렉스 앞 광장에서 열린 'D-1 이벤트' 행사에는 수천 명의 인파가 운집했다. 행사 하루 전부터 자리를 잡고 텐트, 침낭을 동원해 밤샘을 하는 팬도 있었다. 일부 극성팬은 "새치기 할 사람은 조심하라"며 칼 사진과 함께 협박성 글을 인터넷에 올려 경찰에 입건되기도 했다.

판매가 시작된 15일에는 구매자들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온라인 쇼핑몰 11번가의 홈페이지가 다운됐다. 11번가가 사전 준비한 디아블로3 한정판은 4000개 가량으로 15분만에 판매가 끝난 것으로 전해졌다.

이러한 인기만큼 디아블로3에 대한 우려의 시각이 크다. 무엇보다 청소년들의 게임 참여와 중독에 대한 우려다. 디아블로3는 올 초 게임물 등급위원회로부터 청소년 이용불가등급(만 18세 이용 가)을 받았다. 이는 게임내용 자체가 잔혹하고 폭력성이 심하기 때문. 게임위는 당시 "인간형태 캐릭터가 창이나 마법으로 공격하고 신체분리 및 사실적 혈흔효과가 있다"고 적시했다.

문제는 청소년들의 관심이 상당하다는 것. 이 게임은 패키지SW로 설치하고 계정을 만들어 온라인으로 연결해 이용하는 게임이다. 통상 고등학교 3학년부터는 이용가능하다. 하지만, 그 이하도 부모 등 성인 계정을 도용해 이용할 가능성이 높다. 실제 14일 출시행사에 다수의 청소년들이 참석한 것은 물론 인터넷이나 주위에 디아블로3를 구해달라고 요청한 경우도 적지 않았다.


게다가 디아블로3은 새롭게 추가된 '현금경매장' 기능으로 새로운 논란거리를 만들었다. 현금경매장을 이용하면 게임 속의 아이템을 실제 현금으로 교환할 수 있다.

국내에서는 아이템 거래 사이트 등을 통해 아이템이 거래되고 있지만 대부분의 게임업체들은 사행성 논란을 의식해 약관을 통해 아이템 현금 거래를 금지하고 있다. 게임위가 디아블로3의 등급 분류를 수차례 연기한 것도 이 때문이다.

결국 블리자드는 현금경매장 기능을 빼고 '청소년 이용불가' 등급으로 국내에 선보이기로 타협했다. 하지만 블리자드측은 현금경매장 서비스 개시 의지를 포기하지 않고 있다. 블리자드측은 "해당 국가의 규정을 최대한 지키는 것이 방침이지만, 글로벌 게임 인만큼 다른 나라 이용자들이 즐기는 서비스를 한국 이용자들도 즐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현금경매장 서비스 의지를 재확인했다.

블리자드는 현금경매장에서 아이템 거래가 발생하면 수수료를 챙긴다. 이는 게임업체에 새로운 수익모델이다. 따라서 해외 업체인 블리자드에 현금경매장 시스템을 허용해줄 경우 형평성 차원에서 국내 게임업체들의 비슷한 기능 도입 허용 요구가 빗발칠 수 있다.

'잔혹성'에 '사행성'까지 무장한 신작 디아블로3는 국내 게임산업 전반에 영향을 미칠 '뜨거운 감자'인 것이다.

위정현 중앙대학교 교수(콘텐츠경영연구소장)는 "해외 게임으로 인한 문제가 생겨도 게임의 콘텐츠 파워가 있는 상황에서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이 현실적으로 많지 않아 우려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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