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이 전날(9일) 취임한 이종수 SH공사 사장에게 농담(?)처럼 건넨 말이다. 채무감축 등 산적한 현안 해결을 위해 열심히 노력해달라는 취지였다는 게 서울시 관계자의 설명이다.
실제로 박 시장은 10일 오전 SH공사 기획상황실에서 주재한 투자·출연기관장 회의에서 "이미 민간 경영에서 구조조정이나 사회혁신을 해오셨으니 새로운 아이디어가 있으실 것"이라며 "좀 더 다른 차원의 방안을 듣고 싶다"고 이 사장에게 주문했다.
특히 "중대형 (아파트) 중 분양되지 않은 640채가 몇 년째 방치돼 있다는 것은 도저히 참을 수 없는 일"이라며 "여러 가지 방안을 강구해 1년 이내엔 없애야 할 것"이라고 지시했다.
박 시장은 그러면서 "사기업은 자기 돈이 나가는 것이니까 온 목숨을 바쳐 안하려고 하는데, 우리는 공공의 예산인데다 당장 자기 주머니에서 안 나가니까 이런 일이 도처에서 벌어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 사회가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는데, 변화의 지점을 미리 학습하고 통찰했다면 이런 일이 없었을 것"이라며 "가든파이브도 해결책 만들어내고 업무추진비 20% 줄인다고 했는데 비장한 각오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이 사장은 취임 일성으로 임대주택 8만가구 건설과 재정 건전성을 향상시키기 위해 △재무구조 조기개선 △고객서비스 질 향상 △유연하고 경쟁력 있는 조직문화 구축이라는 3대 운영방침을 제시했다. 또한 부동산 침체로 인한 대규모 미분양 물량에 대한 빠른 해소방안을 마련하고, 최근 변화된 시 주택정책에 따른 공사의 역할 등에 대해 심도있는 고민을 해나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한편 박 시장은 서울시 출연기관에 배정하는 내년 예산(출연금)을 10% 줄이겠다고 공언했다.
박 시장은 "엄밀한 점검을 하겠지만 내년에 출연기관 (출연금을) 10% 줄이니 알아서 해달라"며 "10% 줄이면 온갖 노력을 다할 것이기 때문에 20% 늘어나고, 이것이 안정된 기반을 만들어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출연기관장들에게) 좋은 허리띠를 선물하려고 했더니 선거법 위반이라고 해 그림으로만 드리겠다"며 "마음의 허리띠를 드릴테니 졸라매달라"고 당부한 뒤 "더 고생하자는 뜻"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