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회장, 엘피다 인수불참 3가지 전략적 판단은?

머니투데이 오동희 기자, 강경래 기자 | 2012.05.04 13:12

전략적 파트너 부재, 채권단 반대, 주주 반대 등으로 최종 입찰 불참결정

↑최태원 SK 회장겸 SK하이닉스 등기이사가 4일 서울사무소에서 열리는 이사회에 참석하기 위해 영동빌딩으로 들어서고 있다.ⓒ홍봉진 기자
SK하이닉스반도체가 일반적인 예상을 깨고, 일본 D램 업체인 엘피다 인수전 최종 입찰에 참여하지 않기로 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특히 SK하이닉스 등기이사인 최태원 SK 회장이 이사회가 끝난 직후 기자들과 만나 '전략적 가치를 판단한 결과' 불참을 결정했다고 밝혀, 전략적 판단이 어떤 것이었는지가 관심을 끌고 있다.

최태원 SK 회장은 4일 SK하이닉스 서울사무소에서 열린 이사회가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나 "장시간 진행된 이사회의 결과가 어땠느냐"는 질문에 "이사회가 결과 입찰할 때 전략적인 가치가 중요한데, 이사회는 (이 부분에서) 안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추가적인 M&A는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기회가 있으면 계속 할 것이다. 하지만 (엘피다건) 지금은 전략적으로 유리하지 않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최 회장이 전략적으로 불참을 결정한 이유는 크게 3가지로 풀이된다. 그 첫번째가 '전략적 파트너의 부재'다.

SK하이닉스는 이번 엘피다 인수전에 참여하면서, 일본 쪽에서 도시바 등 전략적 파트너와 함께 공동 참여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하지만 도시바가 엘피다 인수전 컨소시엄 구성의사가 없음을 밝히고, 불참하면서 전략적 가치의 중심축이 흔들린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일본 업체를 인수하는데 있어서 일본 내 전략적 파트너는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며 "도시바 등이 불참 의사를 밝힌 것이 이번 최종 입찰 불참의 한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두번째는 엘피다 채권자들의 반대다. 엘피다 채권자들은 엘피다 입찰 가격을 문제삼아 저가에 매각할 경우 반대하겠다는 입장을 명확히 한 바 있다. 당초 마이크론이 엘피다의 파산신청 직전에 제안했던 1500억엔(약 2조 1000억원)에 매각될 경우 별도의 회생방안을 법원에 제출하겠다며 입찰 과정에 으름장을 놨었다.


이처럼 채권자들이 고가 매입을 요구할 경우 참여가 어렵다는 점에서 이같은 채권자들의 반대의사 표명이 SK하이닉스가 최종 입찰 제안서를 제출하지 못한 이유로 꼽힌다.

마지막으로는 주주들과 펀드들의 반대가 한몫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1차 입찰 제안서를 제출한 이후 증시에서 주가가 급락한 것은 물론 주주들의 반대도 심했다"고 말했다. 부실한 엘피다를 인수해 그나마 회생의 길에 접어든 SK하이닉스에 부담을 주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이날 불참을 발표한 직후 하이닉스의 주가는 마이너스권에서 플러스 5% 급등해 시장의 반응을 여실히 드러냈다.

최 회장은 이같은 3가지 이유에서 전략적 가치가 중요하지만, 이번 엘피다의 경우 전략적으로 유리하지 않다며 참여하지 않는 게 옳다는 이사들의 의견을 모아 최종 불참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이사회에는 최태원 SK회장을 비롯해, 이사회의장인 하성민 SK텔레콤 사장, 권오철 SK하이닉스 사장, 박성욱 SK하이닉스 연구소장 등 사내 이사 4명과 김두경 한국금융연수원 전문자문교수, 박영준 서울대 전기공학부 교수, 윤세리 법무법인율촌 파트너 변호사, 김태일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 이창양 전 산자부 산업정책과장 등 5명의 사외이사를 포함 총 9명의 이사진이 참석해 입찰 불참을 최종 결정했다.

이날 이사회에서는 입찰 참여 여부 결정안건 외에 결산보고 등이 있어서 2시간여 동안 진행됐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재테크 고수' 이효리 어쩌다…2년 전 산 빌딩 '텅텅' 이유 봤더니[스타&부동산]
  2. 2 "죽은 언니 잊고 딴 여자한테 가" 처제 말에…형부가 한 끔찍한 짓
  3. 3 "강형욱, 훈련사들 존대"…해명 영상 본 반려인이 남긴 경험담
  4. 4 "기절할 정도로 예쁘게"…예비신부 조민이 택한 웨딩드레스는
  5. 5 "225명 전원 사망"…항공기 '공중분해' 미스터리, 22년 전 무슨 일이[뉴스속오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