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쩍은 미소가 아름다운 K팝스타 '청년 백지웅'

머니투데이 황보람 기자 | 2012.05.03 16:38

동료따라 참가한 오디션이 인생 바꿔…6월 초 제대하면 "가수 꿈 키울 것"

훤칠했다. 188cm 큰 키에 해사한 얼굴. 멋쩍은 미소가 풋풋했다.

서울지방경찰청 홍보단 소속의 백지웅 수경(22)은 3일 "자고 나니 세상이 달라졌다"는 말을 실감한다고 했다. 백 수경은 최근 모 방송사에서 실시한 오디션 프로그램 'K팝스타'를 통해 '떴다'. 규모는 작지만 팬클럽도 생겼다.

그는 "프로그램 출연 후 많은 것이 바뀌었다"며 "6월초 제대 이후에도 가수의 꿈을 이어갈 용기가 생겼다"고 말했다.

◇동료따라 나간 오디션

2010년 8월 의무경찰에 발을 디딘 후 서울 서부경찰서에 전입했다. 청소년 시절 ‘별이 빛나는 밤에’와 ‘친친 가요제’ 등에 나가 상을 받은 적이 있지만 "오디션에 나갈 생각은 꿈에도 없었다"고 했다.

오디션에는 '친구따라 강남가는 식'으로 지원했다. 함께 근무하던 동료가 "나가보자"고 했고, 그가 모르게 신청서를 내면서 '졸지에' 오디션에 참가하게 됐다.

"근무에 집중하는 게 중요했고 오디션은 생각지도 못했어요. 오디션을 통해 가수가 될 수 있다고 상상도 못했고요. 실력을 쌓고 나서 가수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었는데, '톱10'까지 올라간 게 꿈만 같았습니다."

노래를 부르다 보니 상위 10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일부에서는 '군복무 중인 의경이 무슨 방송출연이냐"는 비판도 있었다. 속이 상했다. 하지만 당시 서부경찰서 김명호 소대장(경위)이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청와대 인터넷 신문고에 항의의 글이 올라왔을 때 김 경위는 각종 법안까지 뒤져가며 출연을 적극 지원했다.

"도와주는 분이 많아 의경 신분이지만 무사히 오디션을 마칠 수 있었어요. 인생에 3번의 기회가 찾아온다고 하잖아요. 그 중에 한 번을 이번 오디션을 통해 맛보게 됐다고 생각해요."

오디션이 한창 진행되던 지난 2월 백수경은 서울경찰청 홍보단으로 자리를 옮겼다. 서울청 홍보단에는 '꽃보다 남자'에 출연한 김준도 소속돼 있다.

◇가세 기울어 지원한 의경생활에서…

그는 경기도 안성에 위치한 동아방송예술대학 실용음악과 10학번이다. 하지만 학교는 단 한학기만 마쳤다. 가세가 기울면서 의무경찰에 지원해 복무를 시작했다.

"입대를 앞두고 솔직히 부모님께도 섭섭했어요. 당시 등록금 마련이 힘들어 입대를 빨리한 셈이니까요. 그래도 이런 기회를 얻었으니 전화위복이라고 해야 할까요. 정말 인생은 모르는 것 같아요."

k팝스타에서 기억에 남는 도전곡을 물었다. 예상외의 답이 돌아왔다. '기억의 습작'. 이 노래는 그를 탈락시킨 곡이다. 노래를 마치고 흡족한 마음으로 눈을 떴는데 심사위원들 표정을 보고 이게 아니구나 싶었다. 인정받았으면 더 좋았을텐데…


오디션에서 가장 만족시키고 싶었던 심사위원은 박진영씨. 최고의 뮤지션에게 음악으로 인정받고 싶다는 욕심이 있었기 때문이다.

박지민, 이하이씨에게 이목이 쏠렸기 때문이었을까. 그는 “여성 참가자들이 워낙 우세해서 기가 눌렀어요. 남자들끼리 단합하자고 했었죠”라며 장난스럽게 웃었다.

생방송 무대를 치르면서 상위권에 들지 않을까 내심 기대했다. 하지만 톱10에 든 것만 해도 "후회는 없다"고 했다.

◇음악관도 변화…"꿈 키우겠다"
방송 출연 이후 많은 것이 달라졌다. 최근에는 친구와 함께 거리를 걷는 사진이 소셜네트워크(SNS) 등을 통해 퍼졌다. 놀랐다. 이게 인기구나 싶었다. 몸가짐을 더욱 바르게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최근에는 학교폭력 방지 대책의 일환으로 서울경찰청이 주관하는 행사에 참가한다. 여학생들의 호응이 나쁘지 않다.

부모님이 서울 전농동에서 운영하는 치킨가게에도 '오빠'를 찾는 학생들도 북적인다며 머쓱해 했다.

그는 "입대 전엔 가게 일을 돕기 위해 놀지 못한다고 부모님께 투정도 부렸지만 이제 가수가 되면 성공해 편히 쉬게 해드리겠다"고 말했다.

오디션 참가로 음악관도 변했다. 그동안 과소평가했던 '아이돌 그룹'이 존경스럽다고 했다. "노래를 하면서 춤 등 퍼포먼스까지 완벽하게 해내는 것을 보면 대단해요. 예전엔 별 것 아니라고 생각했죠. 음악도 오디션 참가 전에는 R&B 등 좋아하는 분야만 들었는데, 대중이 좋아하는 것을 아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백수경은 6월5일 경찰을 떠난다. 제대까지 이제 한 달 남았다. 아직 정식가수 데뷔일정은 정해지지 않았다. 프로그램 출연 요건 상 5월 중순까지 각종 엔터테인먼트사는 출연자들과 접촉할 수 없다.

시한이 풀리더라도 연예기획사에서 '계약을 하자'는 제의가 오는 것도 장담하기 어렵다. 하지만 그는 꿈을 키우고 있다.

"예전에는 내 음악을 살려줄 수 있는 곳이 아니면 안 가겠다고 생각했어요. 물론 어린 마음이었지만. 이제는 기회가 오면 잡고 싶어요. 음악이 좋고 여기서 길을 찾고 싶으니까요."

인터뷰가 마무리에 접어들면서 어디선가 슈퍼스타K에 출연했던 존 박의 노래가 울려 퍼졌다. "나도 저렇게 좋은 모습을 보여줘야 되는데…" 그가 나지막이 중얼거렸다.

베스트 클릭

  1. 1 '재테크 고수' 이효리 어쩌다…2년 전 산 빌딩 '텅텅' 이유 봤더니[스타&부동산]
  2. 2 "죽은 언니 잊고 딴 여자한테 가" 처제 말에…형부가 한 끔찍한 짓
  3. 3 "강형욱, 훈련사들 존대"…해명 영상 본 반려인이 남긴 경험담
  4. 4 "기절할 정도로 예쁘게"…예비신부 조민이 택한 웨딩드레스는
  5. 5 '파경' 이범수·이윤진 딸, 의미심장 SNS 글…"여전히 네 사랑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