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촌 20대 대학생 죽음 불러온 '오컬트'는 무엇?

머니투데이 백예리 인턴기자 | 2012.05.03 09:27

피해자 김씨, 전 연인과 사령카페 추종문제로 갈등

지난달 30일 오후 8시 10분경 바람산공원 입구의 계단을 오르는 범인들의 모습이 찍힌 CCTV 화면
서울 서대문구 창천근린공원에서 벌어진 20대 대학생 살인 사건의 원인이 당초 알려진 삼각관계가 아닌 '사령(死靈)카페'를 둘러싼 갈등인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올해 초 온라인 사이트를 통해 알게 돼 박씨와 연인이 된 피해자 김모(20)씨는 박모(21)씨가 인터넷 사령카페에 가입한 뒤부터 종종 싸우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박씨는 사령카페에 가입한 뒤 자신을 마녀라고 칭하며 '오컬트' 문화를 반대하는 사람들을 배척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컬트 문화는 악마 등 물질 과학으로 설명할 수 없는 신비적·초자연적 존재를 믿는 문화를 일컫는다. '사령카페' 역시 오컬트 문화를 추종하는 카페중의 하나다.

김씨는 '사령카페' 회원들과의 카카오톡 채팅방에서 나누는 '사령소환', '분신사바' 등의 이야기에 거부감을 느꼈고, 회원들과 갈등을 겪다 '사령카페'를 탈퇴한 뒤, 여자친구 박씨와도 헤어졌다. 헤어졌지만 박씨의 카페 활동을 내버려둘 수 없다고 생각해 카페 회원인 피의자 이모(16)군을 만나 이군을 비난한 것을 사과하고, 박씨 문제를 논의하려고 했으나, 지난 30일 오후 이군과 홍모(15)양, 윤모(19)군에 의해 살해당했다.

'오컬트' 문화는 현실도피의 수단이 될 수 있고 불안감을 해소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를 신봉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세계적으로 오컬트 문화의 번성은 사회가 정신적으로 병들었다는 것을 보여주는 단적인 징표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사령카페'를 체험했다는 A씨는 "사령카페 회원들이 마나는 실제로 존재하고, 자신은 마나로 여러가지를 한다고 주장한다"고 말했다. 마나는 오스트레일리아 멜라네시아 일대의 원시종교에서 볼 수 있는 비인격적인 힘으로 인간의 일상적인 힘을 초월하여 모든 것에 작용한다고 알려졌다. 오늘날에는 경험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힘이나 어떤 지위 또는 권위를 가진 사람의 특수한 힘과 능력을 나타내는 말로 해석된다.

온라인에 개설된 '사령카페'는 100명 안팎의 회원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500명이 넘는 회원이 가입한 곳도 있다.

한 '사령카페'의 게시판에서는 저주를 거는 방법과 사령에 대해 묻는 질문이 활발하게 오가고 있다.

'사령'이란 죽은 사람의 넋을 뜻하는 말로, 사령 소환법은 '구자방'을 적는 방식에 따라 노멀형, 연애형, 학업형, 인연형으로 나뉜다고 알려져있다.


'구자방' (출처=온라인 커뮤니티)
표창원 경찰대 교수는 3일 서울신문의 보도에서 오컬트 문화 신봉자들의 범행에 대해 "자신들의 믿음에 대해 무조건적인 결속력을 보이고 인정하지 않으면 강한 반감을 갖는 것이 놀랄 만큼 사이비 종교와 유사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강한 집단심리가 형성돼 있어 죄책감을 느끼지 못했을 수도 있다"며 "냉정하게 현실을 깨달은 뒤에야 자책감을 느낄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대문경찰서는 2일 오전 7시 30분쯤 피의자 윤모(19)군을 경기도 의정부 집에서 체포했다. 경찰은 3일 윤군과 1일 검거한 피의자 이군과 홍양에 대해 살인 및 시체유기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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