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행어사' 박원순? 日관광객 변신 명동 출동

머니투데이 최석환, 황보람 기자 | 2012.05.02 18:22

(상보)외국인 관광객 대상 바가지 요금 실태 점검… 서울시 집중단속 실시

박원순 서울시장이 2일 일반 고객으로 가장해 매장 등을 평가하는 '미스터리 쇼퍼'로 변신했다. 최근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기승을 부리고 있는 바가지 요금 실태를 직접 확인하기 위해서다.

↑박원순 서울시장(왼쪽)이 2일 일본인 자원봉사자인 오므라 히토미씨(오른쪽)와 함께 아버지와 딸로 위장한 뒤 외국인 관광객이 몰리는 명동과 남대문, 동대문 일대를 방문해 바가지 요금 실태를 점검했다.
박 시장은 이날 베이지색 등산모자를 눌러쓰고 검정색 백팩에 까만 뿔테 안경을 착용한 뒤 면바지와 운동화 차림으로 외국인 관광객이 몰리는 명동과 남대문, 동대문 일대를 찾았다. 눈에 띄지 않게 일본인 자원봉사자인 오므라 히토미씨와 아버지와 딸로 위장한 채였다.

박 시장은 우선 동대문패션타운에서 남대문시장(지하철 4호선 회현역 5번출구)까지 택시를 타고 가면서 부당요금 징수나 미터기 미사용 등 실제 현장에서 바가지 요금을 받는 행위가 있는지 점검했다. 이어 남대문 시장 일대의 노점 등을 방문해 가격표지 메뉴판 비치 여부와 외국인 요금 차별 사례 등을 확인했다.

명동으로 장소를 옮긴 박 시장은 화장품 가게에 들러 바가지 요금이 없는지 꼼꼼하게 챙겨본 뒤 마사지팩을 구입했다. 또 관광안내원을 만나 애로사항을 듣고 격려했으며, 일본인 관광객에게 직접 말을 건네기도 했다.

박 시장은 이 자리에서 "오늘 잠행은 완전히 성공했다"면서 "바가지 요금 현장을 꼭 잡겠다는 것보다는 외국인 관광객이 돌아가고 나서 그런 일이 있었다는 신고가 없도록 하자는 취지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서울이 품격 있는 도시가 되려면 단속이 아니라 상인들이 자발적으로 내국인 못지않게 외국인 관광객들에게도 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그래서 오늘 와봤는데 이것이 많이 알려져서 정당한 거래 질서가 확립되고 즐거운 쇼핑과 관광을 하고 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이와 관련해 서울시도 바가지 요금 근절 대책을 내놨다. 우선 '미스터리 쇼퍼'를 활용해 관광특구인 명동·남대문·북창동과 이태원, 종로패션타운, 종로·청계천, 잠실 등 외국인 밀집지역을 중심으로 바가지요금 사례를 집중 단속키로 했다.

특히 계도 위주로 그쳤던 그 동안의 관행을 탈피, 바가지 요금 사례가 적발될 경우 법이 허용하는 최대의 처벌규정을 엄격하게 적용키로 했다. 여기에 장기적으로 택시와 콜밴 등에 대해선 부당요금 징수 적발시 강력한 처벌이 이뤄질 수 있도록 관계 중앙부처에 법 개정을 건의하고, 처벌규정이 없는 노래연습장 등에 대해서도 법규정 마련을 추진키로 했다.

아울러 공항 택시나 버스, 공항철도, 리무진, 관광안내소, 호텔, 여행사 등 외국인 관광객이 쉽게 볼 수 있는 곳(총 330개소)에 바가지 피해 사전예방 방법 및 유의사항 안내물을 60만부 제작해 배포키로 했다. 이밖에 관광 서비스 종사자에 대한 교육도 강화키로 했다.

시 관계자는 "외국 관광객이 다시 찾는 서울을 만들기 위해 시민 모두가 함께 바가지 요금 근절에 참여하는 범시민운동의 전개가 필요하다"며 "앞으로 서울의 관광 매력을 저해하는 바가지 요금을 뿌리 뽑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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