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에 따르면 박 전 차관은 브로커 이동율씨(61·구속)를 통해 파이시티 이정배 전 대표(55)로부터 사업 인허가 관련 청탁을 받고 파이시티 자금 수억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왕차관'으로 불리며 현 정부 실세로 불린 박 전 차관은 민간인 불법사찰, CNK(씨앤케이인터내셔널) 주가조작, 이국철 SLS그룹 회장 접대 등 각종 의혹에 빠지지 않고 등장했지만 한 차례도 처벌되지 않았다.
검찰은 피내사자 신분으로 소환하는 박 전 차관을 상대로 사업 인허가과정에 관여했는지, 파이시티 자금을 받았는지, 받은 돈을 어떻게 사용했는지 등 불거진 의혹 전반을 확인할 방침이다.
앞서 검찰은 계좌주척과 압수수색 등 광범위한 주변조사를 통해 박 전 차관 혐의 입증에 주력했다. 그가 2007년에 '파이시티사업을 알아봐 달라'고 청탁성 전화를 한 강철원 전 서울시 정무조정실장에게도 출석을 통보했다.
검찰은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도계위) 인허가 처리과정을 박 전 차관이 주도한 것으로 보고 있다. 강 전 실장을 통해 도계위 결정에 입김을 넣었고 그 대가로 파이시티 자금이 오간 사실이 입증되면 박 전 차관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특히 검찰은 '파이시티 이정배 전 대표가 브로커 이동율씨에게 건넨 자금 중 일부가 박 전 차관 계좌를 거쳐 이동조 제이엔테크 회장(59) 계좌로 흘러간 정황을 포착하고 돈 흐름을 정밀 추적하고 있다.
경북 포항에서 포스코 납품업체인 제이엔테크를 운영하고 있는 이동조 회장은 이른바 '영포라인'으로 분류되는 실세급 인사로 박 전 차관의 오랜 후원자 역할을 했다. 검찰은 토요일인 지난 28일 포항으로 수사관 등을 보내 이 회장 자택과 사무실 등 4곳을 전격 압수수색했다.
관심은 이 회장에 대한 조사가 이번 수사의 또 다른 본류로 부상할 지 여부다. 검찰은 압수수색 배경에 대해 "단지 파이시티 자금 흐름 추적하는 과정에서 이 회장 계좌로 돈이 들어간 정황이 확인됐기 때문"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하고 있다.
하지만 검찰은 '이 회장이 박 전 차관의 자금줄 역할을 하는 대가로 포스코가 발주하는 공사의 설비를 대거 납품했다'는 첩보를 입수, 압수수색을 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어 수사 확대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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