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검찰 등에 따르면 로비의 중심에 있는 브로커 이동율씨(61·구속)는 포항 출신으로 '구봉회'와 '대건회' 모두에 소속돼 있다. 이씨는 이 모임들을 통한 '인맥'을 이용해 로비를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최시중과 브로커 이동율의 '구봉회'='구봉회'는 1998년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75)이 평소 가깝게 지내던 후배 8명을 모아 만든 모임으로 '9개의 봉우리처럼 사회적으로 잘돼서 뻗어나가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이씨는 이 모임에서 '좌장'을 맡았으며 최 전 위원장을 '회장님' 또는 '아버님'으로 부르며 극진히 모셔온 것으로 전해졌다. 최 전 위원장에게 쉽게 로비를 할 수 있을 만큼 가까운 사람이었다는 얘기다.
이씨는 최 전 위원장에게 파이시티 인허가 청탁과 함께 8억여원을 건넨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최 전 위원장은 "이씨로부터 받은 돈은 1억~2억원정도로 대가성은 없다"고 주장했다. 친한 동생이 건넨 돈 이라는 설명이다.
한편 최 전 위원장의 '양아들'로 불리는 정용욱 전 방통위 정책보좌역(51)도 역시 구봉회 멤버다. 정 전 보좌역은 EBS 이사 선임과 관련해 김학인 한국방송예술진흥원 이사장(49·구속)으로부터 수억대 뇌물을 수수한 혐의 등을 받고 있으며 현재 해외도피 중이다.
◇파이시티 자금담당 상무와 이동율의 '대건회'='대건회'는 대우건설 관리직 OB모임으로 대우그룹 본사와 리비아·파키스탄 등 해외 건설현장 등에서 함께 일한 대우 선후배 400여명이 가입돼 있다.
이씨와 파이시티 재무를 담당했던 K 상무는 대건회 출신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을 수사 중인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부장 최재경)는 앞서 "이씨가 돈이 필요하다고 하면 이 전 대표는 용처를 정확하게 확인하지 않고도 믿고 돈을 건넸다"고 밝혔다. 이정배 전 파이시티 대표(56)가 이씨에게 건넸다고 주장하는 돈은 61억원. 두 사람의 사이는 수십억대의 돈을 믿고 맡길 정도로 각별해진 것으로 볼 수 있다.
◇또 언급되는 '영포라인', 이번엔 처벌되나=이번 사건에서 로비 대상으로 지목된 최 전 위원장과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52)은 대표적인 영포라인이다. 박 전 차관은 파이시티 로비 외에도 CNK개발 의혹, 민간인 불법 사찰 사건에도 이름이 오르내렸으나 명확히 규명된 것은 없었다.
검찰은 최 전 위원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또 이동조 제이엔테크 회장(59)의 자택과 사무실 등 4곳을 지난 28일 압수수색하며 박 전 차관에 대한 수사 고삐를 죄고 있다.
이 회장은 2000년 무렵부터 새누리당 포항남 지구당 중앙위원을 지내면서 당시 이상득 새누리당 의원(77)의 보좌관이던 박 전 차관과 인연을 맺은 뒤 박 전 차관을 후원해온 인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날 "박 전 차관에 대해 계좌 추적 등 필요한 조사 다 하고 있다"며 "관련자 조사가 끝나는 대로 박 전 차관 소환해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 전 위원장의 구속 여부는 이날 밤 늦게 결정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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