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거래 줄었다는데…중개업소는 되레 늘어?

머니투데이 최윤아 기자 | 2012.04.27 05:45

[부동산X파일]명퇴자 개업 등 전직 증가…통계 오차 분석도


 "부동산중개업계가 고사위기라지만 여기선 아직까지 못버티고 그만두는 사람은 못봤어요. 예전 부동산 활황기에 벌어둔 돈으로 연명하고 있는 거죠."(서울 강남구 개포동 A중개업소)

 "배운 게 도둑질이라고 (중개업소) 그만 두면 당장 뭐하고 살겠어요. 경기가 나아질 때까지 기다려 보는 거죠."(서울 양천구 신정동 B중개업소)

 주택시장 침체가 길어지면서 부동산중개업계가 직격탄을 맞고 있다. 무엇보다 부동산 거래가 급감하면서 중개수수료 수입이 대폭 줄었다. 하지만 한국공인중개사협회 자료에 따르면 올 2월 현재 전국 공인중개업소는 8만4023개로, 지난해 같은 기간(8만3470개)보다 오히려 553개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부동산경기 침체로 중개업소 수가 크게 줄었을 것이란 예상과 다른 결과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현상에 대해 경기가 좋지 않을수록 개업이나 폐업 모두 늘어나기 때문이란 분석을 내놓는다. 주택경기가 침체돼 폐업하는 중개업자가 많지만 반대로 명퇴자를 중심으로 부동산중개업으로의 전직도 활발하다는 것이다.

공인중개사협회 관계자는 "중개업소는 시장 진입장벽이 낮아 경기가 좋지 않을수록 전직이 활발한 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전국 공인중개업소는 시장이 활성화된 2007년 12월 8만2335개에서 이듬해인 2008년 8만4501개로 소폭 증가했다. 2008년은 서브프라임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로 주택시장 침체가 시작된 시기지만 중개업소 수는 되레 늘어난 것이다. 이어 2009년에는 8만3682개, 2010년에는 8만3088개를 기록했다. 이를 보면 주택경기와 중개업소 개수는 뚜렷한 상관관계를 보이지 않는다.

 통계상 오차 때문이란 분석도 있다. 공인중개사협회는 중개업소 단위로 집계하기 때문에 소속 공인중개사 명수는 통계로 잡히지 않는다. 경기가 좋지 않을 때는 소속 공인중개사를 내보내고혼자 영업하다가 경기가 살아나면 다시 고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변동을 통계로 잡아내기 어렵다는 의미다.

 폐업한 중개업소 수는 강남권이 두드러졌다. 올 들어 2월 현재 서울 25개 자치구 중 폐업한 중개업소가 많은 곳은 서초(33개) 송파(30개) 강동(28개) 강남(21개)구 등의 순으로, 폐업한 업소가 10개 내외인 다른 자치구에 비해 최대 3배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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