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학자금 대출', 월가를 점령하다

머니투데이 김지민 기자 | 2012.04.26 13:56

월가 시위대 '1조 달러의 날 캠페인' 전개… 학자금 제로금리 등 4가지 제안

미국 경제의 뇌관으로 부상한 학자금 대출이 금융권의 탐욕을 규탄해 온 월가 시위대의 새로운 어젠다(Agenda·의제)로 떠올랐다.

25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월가 시위대는 미시간 앤아버, 위스콘신 매디슨 등의 대학가를 포함한 12개 이상의 도시에서 '학자금 대출 점령(Occupy Student Debt)' 캠페인을 벌일 예정이다. 이들은 미국 최대의 학자금 대출 기금인 샐리 매이의 자택이 있는 델라웨어 뉴워크도 찾을 계획이다.

캠페인을 기획한 관계자는 학자금 대출 규모가 1조 달러에 달하고 있다는 점에서 캠페인 개최일을 '1조 달러의 날'로 명명했다고 밝혔다. 뉴욕연방준비은행은 학자금 대출이 지난해 4분기 말 현재 8670억 달러로 집계됐으며 올해 1조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학자금 대출이 이번 대선의 주요 이슈로 부각되면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이번 주 주요 대학 캠퍼스를 찾아 학자금 대출 문제 해결에 대한 의지를 피력하고 있다.

미 정부가 실시하는 학자금 대출 금리는 원래 6.8%였으나 지난 2007년에 대출 금리를 3,4%로 낮춰, 이를 2012년 6월말까지 한시 운용하기로 했다. 따라서 미 의회가 학자금 대출 금리 인하 연장 법안을 상정하지 못하면 당장 7월 1일부터 대출 금리는 현행 두 배인 6.8%로 치솟을 수 밖에 없다.

뉴욕의 뉴스쿨 재학생이면서 이번 시위에 참여하는 팸 브라운은 "위기의 징후 가운데 하나는 학자금 대출이 정확하게 얼마나 되는지 알 수 없다는 데 있다"고 지적했다.


또 오바마 대통령의 계획이 등록금과 대출문제를 해결하는데 도움이 될 수 없을 것이라고 비관했다. 그는 "어떤 누구도 개혁이 학자금 대출 문제를 해결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우리는 정부가 대학 등록금 체계를 새롭게 구성하는 것과 관련해 얘기하길 원한다"고 강조했다.

미국 대출정보 사이트 핀에이드의 창립자 마크 칸트로위츠는 현재 정부의 대응과 관련해 "그것은 등록금을 인하하는 것이 아니고 고등교육에 새로운 투자를 하겠다는 것도 아니고, 현상 유지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학자금 대출의 근본적인 문제는 등록금을 인하라는 것이다.

월가 시위대는 공립대학 무상 교육, 학자금 대출 제로(0) 금리, 영리를 추구하는 사적 기관의 재정 투명화, 기존 학자금 대출자들에 대한 구제 등 4가지 제안을 주장할 계획이다.

이번 시위에 참여한 앤드류 로스 뉴욕 대학의 사회·문화 분석 교수는 '1조 달러의 날'은 "대출 업계에서 포식자로 남아있는 사적 금융기관에게 우리는 집주인이 아니라 학생이라는 사실을 일깨워 주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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