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졸 출신 수천억대 부자 "대출은 청산가리…"

머니투데이 박창욱 선임기자 | 2012.04.27 09:15

[BOOK]'한국의 슈퍼리치'..흔한 이웃들의 성공담이 용기를 준다

요즘 젊은이들은 혼란스럽다. 시키는 대로 열심히 공부했고 '스펙'도 열심히 쌓았다. 그런데도 일할 곳이 없다. 어떻게 해야 할 지도 잘 모른다. 그저 부모님이 시키는 대로 하고만 살다보니 그저 불안하기만 할 뿐이다.

잘 나가면서도 착한 선배들이 이런 불안한 청춘들에게 이런저런 위로를 해준다. 방송에서, 공연장에서 청춘을 위한 강연이 넘쳐난다. 책도 많이 나온다. 다들 참 좋은 이야기다. 하지만 잘 나가는 선배들의 경험담은 나와는 별 상관이 없는 일로 보이기도 한다.

젊은이들에게 인기가 엄청난 안철수 교수부터 따져보자. 서울대 의대 나와 의사하다가, 벤처기업도 만들고, 멋지게 관둔 다음 유학 가서 열심히 공부해 다시 서울대 대학원 교수로 변신했다. 대통령 후보로까지 거론되는데, 잘난 사람이 참 반듯하기까지 하다. 누구나 이 분처럼 할 수 있나. 턱도 없다.

혜민 스님. 참 잘 생겼고 똑똑하다. 이 분이 나온 하버드 대학, 아무나 못 간다. 더구나 깨달음을 얻기 위해 스님이 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시골의사' 박경철. 시골의사라도 의사는 의사다. 더구나 주식투자해 부자 되기는 쉽나. 운이 크게 따라야 한다. 이 분도 사실 '운칠기삼'(운이 칠이고 실력이 삼)이다.

이렇듯 멘토는 정말 많은데, 내 이야기 같거나 나도 그대로 따라할 수 있을 것 같은 사람은 실제로 찾아보기 힘들다. 그런데 책 '한국의 슈퍼리치'엔 잘나지 않았으면서도, 수십억 혹은 수백억대 부자가 된 사람들의 이야기로 가득하다.

시골서 고등학교 졸업하고 상경한 남대문 시장 장돌뱅이, 연탄배달부, 야채 행상, 보따리 장사, 미장원 아줌마, 중졸학력의 정비사, 대학 중퇴의 인테리어가게 실습생 등 학벌이 좋지도 않고 집안 배경도 없는 사람들의 피땀 어린 성공기가 담겨 있다.

이 책은 은행의 PB(고액자산관리 전문가)가 썼다. 저자가 거래하거나 아는 부자들을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정리한 것이다. 그렇다고 재무전문가들이 쓰는 식상한 재테크 책은 아니다. 세상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현실적이고 경제적인 조언들이 담겨 있다.


몇 가지만 소개해본다. 시골서 고교 졸업 후 남대문에서 라이터를 팔던 장돌뱅이 생활을 하다 패션브랜드 수입업체를 세워 수천억대 부자가 된 분은 사무실에 '대출은 청산가리다'라는 말을 붙여 놓았다. 절대 빚을 지지 말라는 이야기다. 빚은 부자가 되는 데 가장 큰 걸림돌이니 카드빚 무서운 줄 알아야 한다.

미장원을 하다가 부동산 경매로 큰 돈을 모은 분은 "새싹은 자라기 전에 절대 잘라선 안 된다"고 조언했다. 일단 종잣돈부터 모아야 한단 소리다. 목표한 돈이 모일 때 까지, 차를 사거나 주위에 빌려줘선 안 된다고 했다. 종잣돈이 모여야 장사든 뭐든 할 수 있다.

이 밖에도 "회사에 있는 커피를 마셔라"(푼돈을 아끼라는 의미), "종잣돈의 반만 투자하라"(위험에 늘 대비하라는 뜻), "버는 돈의 80% 이상 저축하면 월급 100만원을 받아도 50대엔 부자가 된다" 등의 이야기가 나온다. 물론 "자기 일에서 최고가 돼야 한다"는 건 여러 부자들의 당연한 공통점이다.

한편에서 '삐딱이'들의 "뻔한 말씀 감사합니다. 예예~"라는 비아냥이 들린다. 책에 나온 이야기로 반론을 대신한다. 질문, 라면을 가장 맛있게 끓이는 법은. 답, 라면봉지에 적힌 방법대로 끊인다. 기본을 지키는 것이 왕도라는 것이다. 내 주위의 흔한 이웃들, 혹은 내 처지보다 못했던 분들이 '삶의 기본'을 지켜 부자가 된 이야기는 우리에게 큰 용기를 준다. 이 책의 가치는 그걸로 충분하다.

이 땅의 모든 '이태백' '삼팔선' '사오정'들에게 정말 필요한 건 사실 멘토들의 위로가 아니다. '언젠간 나도 부자가 될 수 있다'는 희망과 용기다. 세상이 우리를 괴롭히더라도 모두들 절대 기 죽지 말자.

◇한국의 슈퍼리치=신동일 지음/ 리더스북/ 344쪽/ 1만4800원.

베스트 클릭

  1. 1 연봉 10억, 100억 집…'지연과 이혼' 황재균, 재산분할 규모는
  2. 2 김장훈, '200억' 기부 아쉬워한 이유 "그렇게 벌었는데…"
  3. 3 김건희 여사 이 복장에 필리핀 대통령 부부 깜짝…"매우 기뻐했다"
  4. 4 "제대로 지원해도 모자랄 판에…" 안세영, 세계랭킹 2위로 밀렸다
  5. 5 "치킨값 벌려다 무슨 일"…코스닥 개미들 단체 '멘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