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주가는 지난 3월 중순 9만4300원을 찍은 후 한달만에 20% 넘게 추락하며 지난주 7만4400원으로 마감, 올해 상승분을 모두 반납했다. 특히 지난 20일 장중 주가가 7만2100원까지 하락, 올해 최저가(7만1100원)에 근접하는 등 4월 들어 지난주까지 주가 하락률이 10%를 넘었다.
주가가 고점 대비 20% 이상 하락하면 통상 베어마켓에 진입한 것으로 보아 주가 회복시까지 상당한 시일이 걸리는 것으로 여긴다. 실제로 과거 LG전자 주가가 베어마켓에 진입했을 때, 주가가 전 고점이상 회복된 경우를 찾기 힘들다. 2008년 이후 LG전자 주가는 모두 5차례 베어마켓에 진입했지만, 단 한 차례를 제외하곤 1년 내에 주가가 회복된 적이 없었다. 2010년 베어마켓 진입 땐 주가가 회복되기까지 약 6개월이 걸렸다.
한편, 작년 3월에 베어마켓에 진입한 LG전자 주가는 1년이 넘은 지금까지 주가가 회복되지 못한 상태다. 오히려 LG전자 주가는 이후 40% 넘게 추가 폭락, 고점대비 반토막 밑으로 떨어지기까지 했다.
LG전자 주가의 최근 급락세는 경쟁사인 애플이나 삼성전자와 비교할 때 더 뚜렷이 드러난다. 비슷한 기간 아이폰과 아이패드 제조사인 미국의 애플 주가는 고점대비 11% 하락했고, 세계 최대의 TV 및 휴대폰 제조사인 삼성전자의 주가는 고작 5% 하락에 그쳤다.
하지만 애플과 삼성전자는 4월 들어 사상최고가를 기록했고, LG전자의 경우엔 고작 올해 최고가였을 뿐이었다. 결국 고점대비 주가 하락을 비교할 때 애플과 삼성전자는 LG전자와는 질적으로 다른 것이다. LG전자는 4년 전 기록한 16만8000원이 사상최고 주가다.
이러한 LG전자 주가 급락의 배경으로 2월 이후 급증하는 외국인의 매도세 뿐 만 아니라, 올 들어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대차주식 증가세 또한 그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관련기사: 외국인 LG전자 보통주 우선주 모두 Sell, 올해 기록적 매도)
LG전자 주식의 대차거래는 지난 2월 중순 이후 급격히 늘어, 이미 2월 말 금융투자협회가 주식대차 거래를 공시한 이래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특히 4월 들어 LG전자 주식대차 거래는 일평균 88만주에 달할 정도로 급증, 지난 20일엔 작년말 754만주에 비해 3.5배 늘어난 3,389만주로 늘었다.
주식대차란 주식을 증권사 등으로부터 차입하는 것을 말하는데, 차입한 주식은 시장에서 공매도 등에 이용된다. 공매도는 주가 하락을 예상할 경우 이용하는 매매전략으로, 현재 우리나라에선 차입없는 공매도를 금지하고 있어 대차주식 잔고가 증가한다는 것은 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비관적인 투자세력이 늘어남을 의미한다.
지난주말 LG전자 대차주식 잔고는 총발행주식수의 21%에 달하는 막대한 규모로, 실제 유통주식수만을 고려하면 주가 하락 압력이 얼마나 큰 지 가히 짐작할 수 있다. 작년말 대차주식 잔고는 총발행주식수의 5.2%에 불과했다.
시장은 25일로 앞둔 1분기 실적 발표가 베어마켓에 진입한 LG전자 주가를 반전시키는 촉매제가 되어 주길 내심 바라고 있다. 지난 1월 말에도 작년 4분기 실적 호전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가가 크게 반등한 경험이 있다. 그러나 휴대폰 사업부 실적 개선에 대한 확신을 주지 못했기에(특히 외국인에게) 주가 반등은 일시에 그치고 말았다.
외국인의 지칠 줄 오르는 매도세는 고대하는 주가 반등마저 반쪽짜리로 만들고, 늘어나는 대차주식 잔고는 오히려 LG전자 주가의 추가 하락 가능성에 더욱 무게를 두어, 향후 LG전자 주가 회복에 대한 전망을 매우 불투명하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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