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토류 도채굴의 경제학; 하룻밤에 1년 농사보다 더 벌어

머니투데이 베이징=홍찬선 특파원 | 2012.04.21 08:15

中 희토류 30% 매장된 장시(江西)성 깐저우(?州) 난채굴 몸살

"하룻밤만 몰래 희토류를 채굴하면 1년 농사지은 것보다 더 많이 법니다. 희토류 난채굴(亂採掘)로 농토가 황폐해지고 물도 먹을 수 없을 정도로 오염이 심각하다는 것을 알지만 이웃들이 다 도채굴(盜採掘, 무허가로 몰래 채굴하는 것)에 나서니 어쩔 수 없이 할 수밖에 없습니다."

자연경관이 아름답기로 유명한 중국 장시(江西)성의 깐저우(?州)시가 희토류 난채굴(亂採掘)에 따른 환경오염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중국 희토류의 30%가 매장돼 있는 깐저우. 첨단산업 제품을 만들기 위해 없어서는 안돼 ‘공업의 황금’으로 통하는 희토류 값이 급등하면서 허가받지 않은 소규모 도채굴(盜採掘)이 성행하면서, 물과 토양 오염이 급속히 심각해지고 있다.

중국 42개 정부기관이 6일 동안 합동으로 깐저우 희토류 채광현황을 조사한 결과, 깐저우시의 18개 현(시 및 구 포함)에 302개 희토류 폐광이 방치돼 있다고 중궈징지왕(中國經濟網)이 20일 보도했다. 이로 인한 산림훼손 면적은 97.34㎢에 달하며, 희토류를 채취하는 과정에서 버려진 폐광석도 1억9100만t에 이른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엄청난 폐광석을 처리하려면 70년이나 걸릴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깐저우에서 이처럼 희토류 도채굴 및 난채굴이 성행하고 있는 것은 엄청난 돈을 벌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원저우(溫州) 상인은 100만위안(약1억8000만원)을 투자해 깐저우시 신펑(信豊)현 안시(安西)진에서 희토류를 도채굴해 불과 한 달 만에 1000만위안(18억원)을 벌었다.

이 상인은 “희토류 도채굴에 대한 감시가 심하지만 광산이 있는 지역 주민대표 급에게는 1인당 1만위안, 주민들에게는 1인당 1000위안씩 주어 운명공동체를 만든 뒤 광산으로 통하는 모든 길목에 보초를 세워 단속이 나오면 순식간에 도망갈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실제로 희토류를 채굴하는 데는 비용이 별로 들지 않지만 지역주민과 감시 시스템을 운영하기 위해 많은 돈이 들어 간다”면서도 “희토류 채굴에 따른 이익은 이 모든 비용을 공제하고서도 부동산 투기하는 것보다 훨씬 많은 돈을 벌 수 있다”고 말했다.


깐저우시에서는 돈이 많은 사람은 희토류를 몰래 채굴해 더 많은 돈을 벌려고 하고, 돈이 없는 사람도 희토류를 캐 신속히 가난에서 벗어나려는 꿈을 갖고 있다. 매일 밤, 산속에서는 지역 주민들이 삼삼오오 짝을 지어 희토류를 캐 집에서 원시적 방법으로 제련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한 주민은 “하룻밤만 희토류를 몰래 채굴하면 수천 위안을 버는 데 이는 1년 내내 농사를 지어서 벌 수 있는 큰 돈”이라며 “희토류 도채굴이 범죄라는 것을 알지만 주위 사람들이 모두 도채굴로 돈을 버는 것을 보고 더 이상 참지 못해 자신도 도채굴을 시작했다”고 털어놓았다.

희토류의 난채굴이 확산되면서 깐저우시의 상당히 넓은 지역은 논과 밭이 오염돼 농사를 지을 수 없게 됐다. 또 식수가 오염돼 물을 마실 수 없게 돼 수십 리 떨어진 다른 지역에 가서 물을 길어다 먹어야 하는 상황이다.

스원칭(史文淸) 깐저우시 당서기는 “수십년 동안 깐저우에서 생산된 희토류는 25만t으로 중국 전체의 70%나 됐다”며 “97.34㎢의 산림훼손과 1억9100만t의 폐광처리를 위해선 380억위안(6조8400억원)이라는 엄청난 자금과 70년이라는 긴 시간이 필요하다”며 오염의 심각성을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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