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에 부딪힌 檢, 민간인 사찰 재수사 용두사미되나?

뉴스1 제공  | 2012.04.19 12:09
(서울=뉴스1) 홍기삼, 서재준, 오기현 기자=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청사. News1 송원영 기자


'사즉생'의 각오로 시작한 검찰의 민간인 불법사찰 수사가 벽에 부딪혔다. 사건 관계자들이 하나같이 입을 다물거나 말을 맞추는가 하면 입막음조로 건네진 돈의 출처 추적도 순탄치 않다.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팀장 박윤해 부장검사)은 18일 진행된 장진수 전 총리실 주무관(39)과 최종석 전 청와대 행정관(42·구속)과의 대질신문에서 별 성과가 없었다고 19일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각자) 자기 주장들만 했다"고 말했다. 최 전 행정관은 여전히 증거인멸 혐의와 윗선 개입 여부에 대해 부인하고 있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증거인멸과 민간인 사찰 전반과정을 잘 알고 있는 핵심으로 꼽히고 있는 진경락 전 공직윤리지원관실 기획총괄과장(45)도 지난 16일 구속수감된 이후 여전히 수사상 의미있는 진술을 하지 않고 있다. 진 전 과장에 대해 검찰 관계자는 "말은 합니다"라며 진술태도가 바뀐 게 없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 17일 검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은 이동걸 고용노동부 장관 정책보좌관(51)도 장 전 주무관에 전달한 4000만원의 현금과 관련해 검찰 조사에서 윗선 지시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이와함께 검찰이 4000만원 '십시일반'에 동참한 민간인과 공무원급 관계자 8명도 조사하고 있지만 대부분 '노동부 출신 인사를 돕자'는 취지에서 돈을 모은 것이라는 진술만 하고 있다.

검찰은 이들이 4000만원이라는 '십시일반' 액수를 구성하는 과정에서 미리 말을 맞춘 정황이 있는지에 대해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

류충렬 전 총리실 공직복무관리관(56)이 장 전 주무관에 건넨 관봉 5000만원의 출처 조사도 아직 별다른 진척이 없는 상황이다. '관봉 5000만원 추적은 쉽지 않나'는 기자들의 질문에 대해 이날 검찰 관계자는 "잘 안됐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사즉생'의 각오로 시작한 민간인 사찰 재수사가 벌써부터 용두사미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검찰 수뇌부가 여론의 눈치를 보며 재수사 카드를 만지작거리는 사이 사건의 핵심관계자인 최종석 전 청와대 행정관이 미국에 체류하며 이영호 전 청와대 비서관과 말을 맞췄을 가능성이있는데다 압수수색 이전에 중요 사찰자료들이 은밀한 곳으로 빼돌려 졌을 가능성도 크기 때문이다. '수사는 타이밍'인데 재수사 착수 시기가 너무 늦어 실기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아직 사찰 정황이 광범위하게 담겨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 진경락 전 과장의 노트북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등 떠밀려 시작한 수사에서 이미 예견된 결과라는 아픈 지적도있다.

이같은 지적에 대해 검찰 관계자는 "수사팀이 열심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뉴스1 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뉴스1 바로가기

베스트 클릭

  1. 1 "임신한 딸이 계단 청소를?"…머리채 잡은 장모 고소한 사위
  2. 2 [단독]유승준 '또' 한국행 거부 당했다…"대법서 두차례나 승소했는데"
  3. 3 "대한민국이 날 버렸어" 홍명보의 말…안정환 과거 '일침' 재조명
  4. 4 "봉하마을 뒷산 절벽서 뛰어내려"…중학교 시험지 예문 논란
  5. 5 유명 사업가, 독주 먹여 성범죄→임신까지 했는데…드러난 '충격' 실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