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내 인생 살겠다" 50대 男·女가 위험하다

머니투데이 신희은 기자 | 2012.04.19 12:00

2004년 카드대란 후 젊은층 이혼율↓, 50대 이상은 오히려↑

# 올해로 50대 중반에 접어든 김 모씨(가명)는 퇴직한 남편과 외동딸을 둔 주부다. 딸은 일찌감치 사회생활을 시작해 2년 전 결혼했고 따로 가정을 꾸려 살고 있다.

김씨는 얼마 전 남편과 합의 하에 이혼을 했다. 자녀를 출가시킨 후 퇴직한 남편과 잦은 다툼이 있었던 김씨는 남은 인생을 자신의 가치관에 맞게 살아가기로 마음먹었다. 남편은 수차례 이혼을 거부했지만 김씨의 확고한 결심을 꺾지 못했다.

전반적인 이혼율이 감소세로 돌아선 가운데 55세 이상의 고연령층 이혼율이 유독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19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1년 혼인·이혼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이혼건수는 11만4300건으로 전년 대비 2600건(2.2%) 감소했다. 1000커플 당 9.4커플이 이혼한 것으로 지난 2001년 이후 최저치다.

모든 연령층에서 이혼이 줄었지만 남녀 모두 50대 이상에서는 반대 현상을 나타냈다. 50~54세 남성의 이혼건수는 1만7000건으로 전년 대비 1.2% 늘었고 55세 이상 남성 이혼건수도 1만8200건으로 0.8% 증가했다. 50~54세, 55세 이상 남성 이혼건수는 2004년 각각 1만1100건, 1만1700건에서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여성도 전 연령대에서 이혼이 감소했지만 50~54세 이상 여성의 이혼건수는 1만2500건으로 전년 대비 0.8% 늘었고 55세 이상도 1만건으로 0.8% 증가했다. 특히 2004년 50~54세, 55세 이상 이혼건수가 각각 6800건, 5600건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하면 이혼건수가 2배 정도 증가한 셈이다.

전반적인 이혼율은 지난 2004년 카드대란 사태를 기점으로 급격히 증가했다 이후 점차 감소하는 추세를 나타내고 있다. 그러나 50세 이상의 고연령층만은 2004년 수준을 계속해서 웃돌며 이혼건수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젊은층의 이혼은 경기불황 등 경제적인 요인에 영향을 받는 측면이 있지만 고연령층의 경우는 경제 요인으로는 설명하기 힘들다는 게 전문가의 분석이다.

서운주 통계청 사회통계국 인구동향과장은 "기대수명이 늘고 삶에 대한 가치관이 달라지는 등 경제 외적인 요인이 고연령층 이혼증가에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다"며 "고연령층의 이혼은 비중 자체가 크지는 않지만 카드대란 이후 오히려 늘고 있다는 점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 이혼율도 증가세로 돌아섰다. 한국인과 외국인 부부의 이혼은 1만1500건으로 전년 대비 3.7% 증가했다. 한국남성과 외국여성의 이혼이 8300건으로 6.3% 늘었고 한국여성과 외국남성의 이혼은 3100건으로 2.8% 감소했다. 전체 이혼 중 외국인과의 이혼이 차지하는 비중은 10.1%로 전년 대비 0.6%포인트 늘었다.

전체 혼인건수는 32만9100건으로 전년보다 3000건(0.9%) 증가했다. 인구 1000명당 혼인건수는 6.6건으로 0.1건 늘었다. 평균 초혼연령은 남성 31.9세, 여성 29.1세를 각각 기록했다. 이는 10년 전인 2001년에 비해 남성은 2.4세, 여성은 2.3세 상승한 수준이다.

초혼연령은 지속적으로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1981년 남성과 여성의 초혼연령은 26.4세, 여성은 23.0세였는데 30년 동안 남성의 경우 초혼연령이 5.5세 상승했고 여성은 6.1세 증가했다. 초혼연령이 상승하면 상대적으로 다자녀를 갖기 어려워진다는 점에서 장기적으로는 출산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외국인과의 혼인은 2만9700건으로 전년 대비 4500건 줄었다. 이에 따라 총 혼인에서 외국인 혼인 비중도 9.0%로 전년에 비해 1.5%포인트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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