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톡옵션에 '위기 대처금'까지 주는 회사라면…

머니투데이 김도윤 기자 | 2012.04.16 05:58

[한국의 힘! 중견·중소기업]LED 전문 루멘스…'직원이 행복한 일터'

지난해 가을. 경기 용인시에 있는 LED(발광다이오드) 전문기업 루멘스 본사 건물에 서울센트럴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연주가 울려 퍼졌다.

루멘스와 계열사 임직원들은 잠시 업무에서 벗어나 오케스트라가 만들어낸 연주를 들으며 휴식을 취할 수 있었다. 중견기업으로선 쉽지 않은 사내행사이지만 '직원들이 행복한 일터'를 만들어야 회사가 성장한다는 루멘스의 경영 철학으로는 가능한 일이었다.

루멘스가 지난해 가을 개최한 오케스트라 초청 사내 음악회
◇'직원은 가족' 가정에 위기가 오면? 회사가 돕는다=

유태경 루멘스 대표는 직원과 회사는 한 가족이라는 신념을 갖고 있다.
매년 오케스트라를 초청해 회사에서 연주회를 개최하기로 한 결정도 '계절 타기 쉬운' 가을에 직원들에게 정서적으로 안정을 주고 싶다는 생각 때문에 고민하다 나온 방안이다.

우리 가족 중 한 명이 어려운 일을 겪는다면? 아마 당연히 돕기 위해 나설 것이다. 루멘스가 '위기상황 대처 지원금'이라는 독특한 제도를 만든 것은 이같은 생각에서이다.
위기상황 대처 지원금은 직원과 그 직계 가족이 업무 외 불의의 사고 등으로 회사 생활이 어려운 상황에 처했을 때 회사가 어느 정도 비용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최대 1년까지 매달 30만~100만원의 비용을 지원한다.

루멘스 인사팀 관계자는 "직원이나 직계 가족이 사고를 당하거나 예상치 못한 질병에 걸리면 돈이 많이 들고 이를 본인 급여로 충당할 경우 생활이 어려워지고 업무에 전념 못하게 된다"며 이 프로그램을 시작한 계기를 설명했다.

루멘스는 모든 임직원이 겪을 수 있는 법률 문제에 대해서도 지원을 하고 있다. 임직원 개인이나 가족에게 법률적으로 도움을 받을 일이 생기면 회사가 위촉한 법률 자문위원을 찾아가 언제든지 개인적으로 상담을 받을 수 있다.

아침을 거르고 출근하는 직원들을 위해 매일 아침 빵을 제공하고 있다.
임직원을 대상으로 한 독감 예방 접종 실시, 루멘스와 모든 계열사가 참여하는 사내 축구대회, 책 읽는 문화를 만들기 위한 사내 도서관 운영 등 사소해 보이지만 직원들을 위한 배려가 회사 곳곳에 녹아져 있다.

루멘스가 사내 축구대회를 개최하고 경기에 앞서 촬영에 임했다. 앞줄 왼쪽 네번째가 유태경 대표.
◇매년 스톡옵션…임직원 자녀 교육까지 책임=

루멘스는 직원들의 사기를 진작하고, 회사의 성장과 직원의 발전을 동일시 할 수 있도록 직급과 성과에 따라 매년 개인에게 1000~9000주의 스톡옵션을 창립기념일 즈음에 제공한다.

루멘스는 또 회사가 성장에만 집중할 경우 직원들이 업무 누적 등으로 피로가 쌓일 수 있는 경우를 방지하기 위해 '리프레쉬'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루멘스 모든 임직원은 근속연수에 따라 매년 여름 휴가 5일에 더해 5일 이상의 추가 휴가와 휴가비를 지원받는다. 2004년 창립 때부터 근무했던 직원의 경우 여름에 20일 이상의 휴가를 다녀온 직원도 있다.

루멘스는 임직원 대다수가 어린 자녀를 두고 있는 상황을 고려해 자녀의 어린이집부터 대학교까지 학자금을 지원한다.
어린이집의 경우 월 단위로 6~7살까지 2년 동안 비용을 지원하고, 고등학교는 3년간 분기별로 1년에 4회, 전문대학교는 2년간 1년에 2회씩, 대학교는 4년간 1년에 2회씩 비용을 지원한다.

◇올해 매출 4000억원 이상 전망…"LED 조명도 기대"

지난해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한 루멘스는 올해도 성장세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회사가 성장해야 직원도 성장한다는 철학을 증명하기 위해 신제품 개발 등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고 있다.

루멘스는 지난해 매출액 3448억원을 기록하며 직전해보다 약 38% 성장했다. 영업이익은 263억원으로 직전해보다 약 22% 늘었다. 지난해 LED 시장이 전반적으로 좋지 않아 국내 주요 LED 기업들이 적자를 보거나 매출 규모가 줄어들었음을 감안하면 더욱 눈에 띄는 실적이다.

유태경 대표
증권가에선 올해 루멘스의 매출 규모를 4000억원대 초반에서 중반까지 전망하고 있다. 이미 시장에 나와 있는 LED TV보다 가격이 20~30% 저렴한 '저전력 직하형 LED TV'가 올해 등장할 예정인 만큼 루멘스에 기회가 될 것으로 분석했다.

루멘스는 LED 조명 시장 공략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 1월 루멘스가 LED 조명 사업 제휴를 위해 발행한 1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를 인터베스트 신성장투자조합에서 인수하기로 했다. 인터베스트 신성장투자조합은 SK케미칼과 SK건설이 전체의 약 60%를 출자한 투자조합이다.
루멘스는 이를 통해 SK와 LED 조명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루멘스는 또 올해 1월 LED 조명 전문업체 LED라이텍(엘이디라이텍)에 39억원을 투자하며 최대주주에 올랐다. LED 패키지 모듈뿐 아니라 조명 완제품 생산을 위한 라인과 경험을 확보했다.

올해 3월에는 LED라이텍이 현대기아자동차의 품질인증제도인 'SQ(Supplier Quality)'를 획득했다. LED라이텍은 국내외 자동차 업체에 LED를 공급하며 약 1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유 대표는 "올해는 지난해보다는 LED 시장이 좋을 것 같다"며 "특히 LED 성능이 올라가는 반면 가격이 떨어지면서 TV, 조명뿐 아니라 자동차 등 여러 분야로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신규 사업에 대한 질문에는 "구체적으로 말하기 어렵지만 LED와 연관된 광학 모듈 사업을 생각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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