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딸 쇼핑따라갔다가… 수익률 2700%?

머니투데이 임상연 기자 | 2012.04.13 09:18

[임상연의 머니로드] 생활속의 주식투자 아이디어

"어디 좋은 종목 없을까?" 주식 투자자들이라면 누구나 하는 고민이다. 종목 발굴은 주식투자의 시작이자 영원한 숙제다.

이 숙제를 풀기위해 개인투자자들은 주식관련 서적과 씨름을 하고, 비싼 돈을 지불해가며 전문가 방송에서 쪽집게 수업을 받기도 한다. 일부는 남의 얘기를 귀동냥하거나 카더라식 찌라시에 의존해 투자가 아닌 위험한 도박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 누구한테 듣고 배우지 않아도 보다 쉽고 명확하게 좋은 종목을 발굴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바로 일상생활에서 주식투자 아이디어를 찾는 것이다. 상장기업의 경영활동이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이루어진다는 점을 생각하면 일상생활만큼 좋은 주식투자교실도 없다.

주식투자로 이름을 날린 투자대가들도 일상생활에서 대박주식을 찾는 경우가 많다. 그 대표적인 인물이 '월가의 영웅'이라 불리는 마젤란펀드의 펀드매니저 피터린치(Peter Lynch)다.

그는 종목발굴을 위해 가족들과 함께 쇼핑을 자주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쇼핑을 하면서 아내와 딸들이 '어떤 매장을 선호하는지', '어떤 상품을 갖고 싶어 하는지', '어떤 브랜드에 열광하는지' 등을 파악하고 이를 실제 투자에 접목하는 것이다.

일종의 생활 밀착형 투자전문가인 셈이다. 그렇게 발굴한 대표적인 종목이 청바지 메이커 갭(GAP)과 스타킹 회사 레그스(Leggs), 미용 전문점 바디샵(The Body shop), 멕시칸 요리 프렌차이즈 타코벨(Taco Bell) 등이다.

갭은 유행에 민감한 딸들이 가장 갖고 싶어 하는 청바지, 레그스는 아내가 가장 선호하는 스타킹, 바디샵과 타코벨은 아내와 딸이 가장 좋아하는 매장이었다는 게 투자 아이디어가 됐다.

일상생활에서 발굴한 이들 종목은 피터린치의 마젤란펀드가 13년간 단 한 번의 연간 손실 없이 2700%라는 경이적인 수익률을 올리는 데 크게 기여한 대박주식이 됐다.


국내에서도 이 같은 일상생활 속 대박주식은 쉽게 찾을 수 있다. 가장최근의 종목을 꼽으라면 나가사끼 짬뽕으로 라면시장을 뒤흔든 삼양식품과 아웃도어 브랜드 노스페이스로 '등골 브레이커'란 신조어를 낳은 영원무역이다.

대형마트에 진열되기 무섭게 팔려나간 나가사끼 짬뽕을 보고 '나도 한번 먹어볼까'가 아닌 '나도 한번 투자해볼까'라고 생각한 개인투자자라면 불과 3개월여 만에 투자원금의 4배 가까운 수익을 올릴 수 있었을 것이다.

또 수십만원짜리 노스페이스 등산복을 교복마냥 입고 다니는 중, 고등학생들을 보고 영원무역의 실적을 한번쯤 짚고 넘어간 개인투자자라면 6개월여 만에 200%이상의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기회를 포착했을 것이다.

물론 일상생활 속에서 찾은 종목이 꼭 대박을 안겨주는 것은 아니다. 인기를 끌다가도 금세 시들어 버릴 수 있고, 인기를 끌더라도 기업실적(주가)에는 별 도움이 안 되는 신기루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일상생활에서 투자 아이디어를 찾는 것은 유효한 투자전략인 것만은 분명하다. 기본적인 기업분석만 뒷받침된다면 장기간 큰 수익을 낼 수 있는 주식을 발견할 수도 있다.

피터 린치는 "아마추어 투자자도 그들이 일상생활에서 알고 있는 약간의 지식만으로도 프로 투자자인 펀드매니저의 95%를 능가할 수 있다”고 했다. 일상생활에서 무심히 지나치기 쉬운 현상과 사실에 조금 더 관심을 갖는다면 누구나 주식투자에 성공할 수 있다는 얘기다.

자, 이제 다시 주변을 둘러보자. 출퇴근길에, 쇼핑 중에, 식사 중에, 여행 중에 무심코 흘려버린 대박주식은 없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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