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사건 '오원춘'은 사이코패스 아니다" 논란

머니투데이 정유현 인턴기자 | 2012.04.09 14:29

프로파일러, 수원사건 용의자 범죄 성향 분석…사이코패스와 정상인의 경계

수원에서 20대 여성을 살해 후 시신을 무참히 훼손한 오원춘(42).
오원춘은 지난 1일 오후 10시40분 경 수원 자신의 집 앞에서 직장인 곽모(28)씨를 자신의 집으로 끌고 와 살해했다. 살해한 뒤에는 시신을 토막 내는 만행을 저질렀다.

미국정신의학회가 제시한 반사회적 인격 장애(사이코패스) 진단 기준에 따르면 그는 명백히 '사이코패스'로 분류돼야 할 것 같다.

그러나 프로파일러 권일용 경감은 9일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오씨가 기존의 사이코패스와는 다른 성향을 보여 단순히 사이코패스로 판단하기에 어려움이 있다고 밝혔다. 다음은 사이코패스 진단 기준의 일부다.

1. 다른 사람에게 해를 입히거나 학대하는 것에 대해 아무렇지도 않게 느끼거나 합리화하는 등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는다.

피해자에게 "죄송하다"는 말을 남긴 오원춘. 과연 그가 정말 양심의 가책을 느끼고 한 말일까? 권 경감은 "그가 사건에 대해 진심으로 뉘우치고 있는 상황은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권 경감이 볼 때 오원춘은 "사회성이 결여돼 있고, 자기 통제력이 굉장히 부족한 사람"이었다. 특히 훼손한 시신을 담을 봉지를 구하러 동네 슈퍼마켓을 태연한 표정과 말투로 돌아다닌 점은 그가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러나 오씨가 시종일관 태연했다고 보기에는 어려운 측면이 있다. 권 경감은 그는 경찰이 집에 들이닥쳤을 때 시신을 태연히 훼손하고 있던 것은 '사이코패스'의 특징이라기보다는 더 이상 도망칠 곳이 없다는 자포자기한 상태였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권 경감은 오씨가 현재 "굉장히 긴장한 상태"에 있다고 밝혔다.


2. 충동적이거나, 미리 계획을 세우지 않고 행동한다.

오씨는 경찰의 조사에서 "길거리에서 곽씨에게 어깨를 부딪혔고, 곽씨가 먼저 시비를 걸었다"고 진술했다. 이에 따르면 오씨는 우발적이고 충동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는 얘기가 된다. 권 경감 역시 오씨의 라이프스타일이나 피해자의 동선이 일정하지 않은 점을 미루어 오래된 계획에 의한 범죄는 아닐 것이라는 데 동의했다.

하지만 권 경감은 "피해자에 의해 유발된 범죄는 결코 아니다"라고 하면서 "피해자와 조우하고 주변 상황에 대해 짧은 시간동안 계획을 세웠다"고 밝혔다. 즉 사전에 치밀하게 준비한 계획과는 차이가 있으나 그렇다고 우발적인 범죄는 아니라는 것이다.

이밖에 그는 '일정한 직업이 없는 등 무책임한 모습을 보인다'는 등 사이코패스의 진단 기준을 충족시켰다. 그러나 동시에 오씨는 보통 사람의 얼굴을 함께 가지고 있었다.

이처럼 사이코패스와 정상인의 모호한 경계 속에 있는 오씨는 '사이코패스'라는 정신병적인 상태에서 범행을 저질렀다는 면죄부를 받기에도 어려우며, 동시에 우리와 똑같은 사람으로 취급받기에도 무리가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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