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또 '들썩'…정말 괜찮을까?

머니투데이 권다희 기자 | 2012.04.08 15:00

[권다희의 글로벌 본드워치]스페인, 이탈리아보다 국채 금리 높아져

유럽 위기 재 점화 우려가 시장을 들썩이게 한 한 주였다. 지난 주 진앙은 스페인이었다.

스페인에 대한 우려는 예산안 발표 후 처음으로 치러진 지난 4일 스페인 국채입찰에서 국채금리가 급등하고 수요가 급감하며 우려가 재확인되면서 촉발됐다. 이 여파에 지난 주 마지막 거래일인 5일, 스페인의 10년물 국채수익률은 0.15%포인트 오른 5.78%를 기록하며 지난해 12월초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실망스러운 국채 입찰 결과는 마리오노 라호이 정부가 재정적자 감축 목표를 이루지 못할 것이란 시장 우려의 반영으로 풀이된다. 스페인 정부는 지난달 30일 법인세율 인하· 공무원 임금 동결·정부부처 지출 16.9% 감축 등을 통해 올해 273억 유로의 재정지출 삭감을 골자로 하는 예산안을 발표했다.

그러나 스페인 국민당 정부가 지방정부들의 지출을 통제하지 못하며 정부부처들의 예상 16.9%를 줄이기로 한 계획이 달성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또 이미 23%에 이른 고실업률을 겪고 있는 스페인 경제가 긴축정책으로 더 큰 침체에 빠져들 것이란 우려가 감돌고 있다. 앞서 2.3%의 성장률을 예상했던 스페인 정부는 올해 GDP가 1.7% 줄어들 것이라고 성장률 목표치를 수정했다. 실업률은 24.3%로 상승할 것이란 전망이다. 지난해 성장률도 당초 목표치였던 1.3%를 밑돈 0.7%를 기록했다.

게이빈 데이비스는 지난 주 파이낸셜타임스(FT) 칼럼에서 지방정부의 의지부족과 경기둔화로 재정적자가 GDP 대비 6%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스페인 정부는 지난해 GDP대비 8.5%였던 재정적자비율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상태에서 올해 목표를 4.4%에서 5.8%로 일방적으로 상향조정했다. 유럽 국가들로 부터 비난에 처한 스페인 정부가 EU와의 합의를 통해 재정적자 목표치를 5.3%로 낮췄지만 신뢰 훼손을 막을 수는 없었다. 지난달 1일 4.87%까지 하락했던 스페인 국채(10년물) 금리가 라호이 총리의 발표 후 다시 상승하기 시작했다는 점이 이를 방증한다.


유럽국가들이 만든 '방화벽'도 스페인처럼 커다란 국가를 지원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독일은 최근 유럽 구제기금을 7000억 유로로 일시증액하는 데 합의했으나 확대 규모가 유럽연합(EU)이 바랐던 9400억유로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권고치 1조유로보다는 적다. 유로존 4위 경제국인 스페인을 그리스나 포르투갈 같은 형식으로 지원하기에는 충분치 않다.

유럽중앙은행(ECB) 응급처방의 '약발'이 다해가는 신호로도 풀이된다. 스페인 국채금리는 지난해 12월 8일 유럽중앙은행(ECB)이 3년만기 저리 대출 프로그램인 장기자금공급조작(LTRO) 실시계획을 발표한 이후 하락해 왔다. 스페인 은행들이 자국 국채를 대거 매입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LTRO는 지난해 11월 1780억 유로였던 스페인 은행들의 자국 국채 보유량이 올해 1월 2200억유로로 늘어났다는 점이 이를 입증한다. 라보뱅크의 리차드 맥과이어 투자전략가는 "약효가 다하고 있다"며 "LTRO로 상당한 개선이 있었지만 이는 일시적인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아직 문제를 지나치게 비관적으로 보기에는 이르다는 의견도 있다. TD 증권의 리차드 켈리 외환 리서치 대표는 "지금 상황은 매우 적은 거래량 때문"이라며 "유럽 은행 간 대출 금리가 21개월 저점을 유지하는 등 은행 자금조달 문제는 완만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앞서 열거한 문제들이 다른 유로존 국가들도 안고 있는 문제인데 반해 스페인은 민간부채와 만성적인 경상수지 적자를 해결해야 한다. 특히 주택 버블 붕괴 이후 민간부문 과다대출 문제를 안고 있는 스페인 은행 문제가 심각하다. ECB 유동성 공급 이후 스페인 국채 금리가 이탈리아 국채 금리를 상회하기 시작한 원인 중 하나도 이탈리아에 비해 취약한 스페인 은행권대한 우려로 풀이된다.

루이스 데 귄도스 스페인 경제부 장관은 7일 독일 프랑크푸르터 알게마이네 차이퉁(FAZ)과의 인터뷰에서 "스페인은 외부의 도움 없이 금융위기를 극복할 것"이라며 항간의 스페인 구제금융설을 일축했다.

그러나 그리스와 포르투갈도 구제 금융을 받기 직전 구제금융 가능성을 가장 강하게 부인했다. '만일의 사태'를 염두 하지 않을 수 없는 이유다.

베스트 클릭

  1. 1 "유영재, 선우은숙 친언니 성폭행 직전까지"…증거도 제출
  2. 2 장윤정♥도경완, 3년 만 70억 차익…'나인원한남' 120억에 팔아
  3. 3 차 빼달라는 여성 폭행한 보디빌더…탄원서 75장 내며 "한 번만 기회를"
  4. 4 갑자기 '쾅', 피 냄새 진동…"대리기사가 로드킬"
  5. 5 예약 환자만 1900명…"진료 안 해" 분당서울대 교수 4명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