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효과' 이 정도일줄…후보들도 "깜짝"

머니투데이 신희은 기자 | 2012.04.07 16:48

안철수가 지지한 후보들 "유세현장 호응 좋고 젊은층 지지 높아져"


"유세현장 분위기가 달라졌다."
"트위터, 페이스북에서 젊은 지지층이 눈에 띄게 늘었다."

4·11 총선에서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영향력은 어느 정도일까. 안 원장은 총선 선거운동기간 중 특정 후보를 공개적으로 지지하고 있고, 안 원장의 지지를 받은 후보들은 일제히 "안철수 효과를 직접적이든, 간적접이든 분명히 체감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지역구는 물론 후보 본인이 순식간에 주요 포털사이트 검색어 상위에 오르는가 하면 트위터, 페이스북 등 SNS(소셜 네트워킹 서비스)상에서 젊은 층의 폭발적인 관심을 받게 된다는 것이다. 후보들은 이 같은 관심이 궁극적으로 지지율 상승으로 이어지길 기대하고 있다. 일각에선 안 원장 행보를 '커튼 뒤 정치'라고 비난하지만, 뒤집어보면 여론이 안 원장 발언 하나하나에 얼마나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가를 보여준다는 분석이다.

◇"안철수 덕분에" 굳히기 들어간 인재근= 안 원장이 총선 운동기간 들어 처음 공개적으로 지지한 인물은 서울 도봉갑에 출마한 민주통합당 인재근 후보다. 고(故) 김근태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의 아내인 인 후보는 지난달 29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안 원장의 응원 메시지를 공개했다.

안 원장은 '내가 아는 인재근은…'이라는 제목으로 "지금 이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는 김근태 선생과 인재근 여사에게 너무 많은 빚을 지고 있다"며 "인재근 여사의 삶에 더 이상의 아픔이 없었으면 좋겠다"는 글을 올렸다.

이 내용은 트위터를 타고 순식간에 퍼졌고 인 후보는 포털사이트 검색어 상위에 오르며 집중적인 관심을 받았다. 인 후보는 "(안 원장 지지 이후) 네이버 실시간 검색어에 이름이 오르면서 당황스러웠고 이 정도로 국민들의 관심이 클지 몰랐다"며 "응원의 메시지가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실제로 인 후보는 현장에서 "안 원장이 지지한다는 트윗을 봤다"거나 "안 원장의 지지를 축하한다"며 적극적으로 인사를 받아주는 유권자들이 부쩍 늘었다고 전했다. 후보 지지율도 2위 후보와 안정적으로 격차를 벌이고 있어 '안철수 효과'가 든든한 지원군으로 작용한 분위기다.

지난 2일 지상파 방송3사가 발표한 공동 여론조사에 따르면, 인 후보는 42.3% 지지율로 경쟁상대인 새누리당 유경희 후보(29.2%)를 13.1%포인트 따돌렸다. YTN, 중앙일보의 여론조사에서는 인 후보가 보다 우세한 것으로 조사됐다.

◇ "젊은층 반응 활발", 경기 의왕·과천 송호창=안 원장은 '내가 아는 송호창은…'이라는 글을 통해 "늘 함께 하는 사람이며, 온유하고 다정한 사람이다"며 "아울러 공동체에 대한 선의와 넘치는 사랑을 주체하지 못하는 사람"이라며 경기의왕·과천에 출사표를 던진 민주통합당 송호창 후보도 직접 지지했다.

정치신인인 송 후보는 안 원장 지지 후 언론에 노출되는 빈도가 크게 늘었다. 결과적으로 지역 유권자들에 대한 인지도를 높이는 데 도움을 받았다는 전언이다.


송 후보측은 "안 원장 지지 후 주요 포털사이트 검색어에 올라가서 홍보가 많이 됐다"며 "지역구 거주 고령자 등 다양한 계층을 만나는 유세현장에서보다는 트위터, 페이스북 등 SNS 상에서 젊은 층의 반응이 아주 활발하고 지지자가 많아졌다"고 말했다.

송 후보는 경기의왕·과천에서 새누리당 박요찬 후보와 치열한 접전을 벌이고 있다.

광주서을에 출마한 새누리당 이정현 후보(왼쪽)와 대구수성갑에 출마한 민주통합당 김부겸 후보.
◇ 광주·대구 대학 강연 "효과 만만찮아"= 안 원장은 지난달 27일 서울대 강연에 이어 이달 3~4일 연이어 광주 전남대와 대구 경북대를 찾아 젊은 층의 총선 투표참여와 지역주의 타파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안 원장은 3일 전남대에서 열린 '광주의 미래와 청년의 미래' 강의에서 "호남, 영남, 충청, 강남 등 어느 당이나 지역적 기반이 있는데 여러분의 선택으로 얼마든지 교체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또 "젊은 층이 적극적으로 선거에 참여해야 한다"며 총선 투표 '가이드라인'도 제시했다.

'안철수 교수가 본 한국경제'를 주제로 한 경북대 강의에서도 "당리, 당략에 흔들릴 수 있지만 최선을 다해 진정성과 실행의지를 갖고 있는가를 살펴봐야 한다"고 '인물론'을 내세웠다.

안 원장이 영호남 거점대학을 돌며 학생들을 만난 건 젊은 층의 투표율을 끌어올리고 지역주의에 맞서고 있는 후보들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한 의도로 해석됐다.

광주 서구을에서는 이정현 새누리당 후보가 각종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며 선전하고 있다. 경기 군포를 뒤로 하고 지역주의 타파를 위해 대구 수성갑에 출마한 민주통합당 김부겸 후보는 새누리당 이한구 후보에 뒤지고 있다.

김 후보측은 "안 원장으로부터 지지의사를 전달받은 적은 없다"면서도 "안 원장이 직접 대구에 내려와 젊은 층을 상대로 투표를 독려하는 것만으로도 선거에 큰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전남대, 경북대에서 안 원장의 강연을 들은 학생들도 "청년실업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라도 후보를 잘 살펴보고 소신껏 투표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두 번의 임신 빌미로 금전 요구"…허웅, 전 여친 고소한 이유
  2. 2 감자 캐던 소녀, 큐대 잡더니 '국민영웅' 됐다…"한국은 기회의 땅"[인터뷰]
  3. 3 '합의 거절' 손웅정 "손흥민 이미지 값이라며 수억 요구…돈 아깝냐더라"
  4. 4 "물 찼다" 이 말 끝으로…제주 간다던 초5, 완도에서 맞은 비극[뉴스속오늘]
  5. 5 베트남 두리안 싹쓸이 하더니 돌연 "수입 안해"…중국 속내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