셋째 낳았다고 축하금 2000만원 주는 회사, 어디?

머니위크 김진욱 기자 | 2012.04.12 10:11

[머니위크 커버]세자녀 경제학/ 다둥이 출산에 발벗고 나선 기업들

"낳기만 하세요!"
다자녀 출산을 장려하는 정부 정책에 보조를 맞추려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출산장려금을 선뜻 내놓거나 자녀의 학비를 대학교 수준까지 상향조정하는 등 '통큰' 출산 지원책을 표방한 기업들이 많아진 것이다.

사실 예전만 해도 '자녀 출산'은 직장인의 업무경쟁력 저하를 가져온다는 인식이 많았던 터라 경영진이나 직원들이 부정적인 시각을 가지기 일쑤였다. 하지만 저출산에 대한 심각성이 사회적으로 대두되고 있고 궁극적으로 저출산이 경제적 인구의 감소로 인해 기업의 수익성 약화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인식이 일반화되면서 기업 경영진들의 '출산 직원'에 대한 시각이 이전보다 확실히 관대해졌다.

◆"셋째자녀에 통 크게 쏜다"

직원들의 다자녀 출산에 대해 가장 파격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는 기업으로는 오븐구이치킨 프랜차이즈 굽네치킨을 운영하는 지엔(GN)푸드가 꼽힌다.

이 회사는 지난 2009년부터 '가족친화경영'의 일환으로 출산장려금 지급과 학자금 지원이라는 두가지 방법으로 출산직원들을 격려하고 있다. 우선 자사 직원이 첫째자녀를 출산하면 50만원을 지원하고 둘째자녀 1000만원, 그리고 셋째자녀 출산 시에는 2000만원을 지급한다. 넷째 이후부터는 출생 시 각각 1000만원씩 추가로 지원한다.

여기에 2명 이상의 자녀를 둔 임직원에게는 중학교 졸업 시까지 자녀 1명당 20만원씩을 지급하고, 고등학교 이상의 자녀에게는 수업료와 등록금을 전액 지원한다.

이병수 지엔푸드 관리팀장은 "사내에 다자녀 출산에 대한 거부감이 전혀 없고 출산에 따른 혜택의 폭이 넓어 오히려 아이를 낳고 싶어하는 직원들이 많아졌다"고 전했다.

현재 지엔푸드는 6명이 다자녀 출산정책의 수혜를 받고 있으며 이 같은 지원책으로 회사는 지난 2010년 보건복지부가 주최한 '아이 낳기 좋은 세상' 경진대회에서 국무총리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격려금은 기본, 기저귀 지급까지

통마늘진액으로 유명한 천호식품의 경우 '기저귀 정책'으로 잘 알려져 있다. 지난 2009년부터 출산장려캠페인을 전개해온 이 회사는 사내 직원들에게 출산장려금을 지원하는 한편 '출산 캠페인'을 통해 전 국민을 대상으로 '출산 후 100일치의 기저귀'를 무료로 지원해준다.

얼마 전 진행된 '둘째아이 출산 프로젝트'에서도 3000여명에 달하는 신청자가 지원해 이중 200여 가구가 '100일치 기저귀'를 지급받았다.

사내 직원의 출산장려 지원에 대한 내용도 알차다. 직원이 첫째아이를 낳으면 출산축하금 100만원, 둘째는 200만원, 셋째는 500만원을 지원한다. 여기에 자녀를 출산한 모든 직원에게 2년 동안 매월 30만원의 양육비를 지급한다.

천호식품 관계자는 "그동안의 출산장려 정책으로 출산을 전후한 기혼여성의 퇴직률이 시행 전 96.3%에서 시행 후에는 24.7%로 급감했다"며 "기혼가정의 가구당 자녀 수에 있어서도 시행 전 1.3명에서 시행 후에는 1.5명으로 높아졌다"고 정책의 효과를 설명했다.

위의 두 기업 못지않게 현재 몇몇 대기업들의 다자녀 출산 가정에 대한 지원책도 과거보다 규모면에서 점차 커지고 있는 추세다.


웅진코웨이의 경우 올해부터 첫째아이 30만원, 둘째 50만원, 셋째 이상 100만원의 출산 장려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각각 20만원, 30만원, 50만원을 지급했던 것에 비하면 셋째자녀의 경우 올 들어 2배로 상향 조정된 것이다.

대한항공도 셋째자녀 출산 시 100만원의 축하금을 지급한다. 이는 첫째와 둘째 출산 시 공히 10만원을 지원하는데 비해 다소 파격적이다. 이외에 자녀의 중·고등학교 수업료, 입학금, 학교운영지원비를 지급하고 특수목적고의 경우 서울시 공·사립학교 지급 학자금의 150% 한도 내에서 실비를 지급한다.

◆중소기업 "지원하고 싶지만…"

유통업계의 '다둥이' 지원행보도 활발하다. 여직원의 비중이 60%인 롯데백화점은 임직원이 첫째와 둘째자녀를 낳으면 10만원씩 주는 데 반해 셋째아이를 낳으면 100만원, 넷째는 300만원의 축하금을 주고 학자금 지원을 자녀수 무제한으로 확대했다. 현대홈쇼핑 역시 첫째 이후 추가로 자녀를 출산하는 모든 가정에 200만원을 지급하고 태어나는 아이가 둘째면 500만원, 셋째면 1000만원의 교육비를 함께 지원한다.

이처럼 '다둥이' 지원에 대한 대기업들의 발걸음은 확실히 빨라졌지만 대부분의 중소기업들은 직원들의 출산율 관련 정책에 대해 크게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관측됐다.

얼마 전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중소기업중앙회 주요기업 275곳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에서도 정부 추진의 '출산율 제고 관련 주요 고용정책'에 대해 60.2%의 중소기업들이 '큰 부담을 느끼고 있다'고 답했다. 반면 '부담이 적다'는 기업은 6.9%에 불과했다.

모 중소기업 관계자는 "여직원의 출산휴가를 보내는 것도 업무 공백으로 인해 생산성이 저하되지 않을까 우려하는 분위기가 많다"며 "여기에 다자녀 출산 지원에 따른 비용부담도 대기업과 달리 큰 고민거리 중 하나"라고 말했다.

최명수 굽네치킨 사업부 주임
"격려금으로 아기 제대혈 보관할 것"


- 회사로부터 어떤 지원을 받게 되나.
▶ 현재 2자녀를 두고 있는데 5월이면 셋째아이가 태어난다. 우리 회사의 경우 셋째 출산 시 2000만원의 축하격려금을 받는다. 그리고 출산 다음 달부터는 학자금이 자녀 1인당 20만원씩 지급된다.

- 회사의 출산장려 복지혜택에 대해 느끼는 점은.
▶ 장려금 제도가 생기고 나서 셋째에 대한 장려금 2000만원을 받는 사람은 내가 두번째다. 출산 후 양육에 대한 부담감이 큰 현실을 감안하면 출산 장려금의 액수가 내 연봉의 반 이상을 넘는 액수라 정말 큰 힘이 된다.

- 장려금을 어떻게 사용할 계획인가.
▶ 우선 교육보험과 연금보험을 가입하고 그동안 고생한 아내를 위해 최고의 산후조리도 염두에 두고 있다. 또 태어날 셋째아이를 위해 첫째, 둘째아이는 꿈도 못꿨던 제대혈 보관을 생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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