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처럼 중앙정치 흐름에 민감한 이유는 지역구 특성 탓이다. 서울로 출·퇴근하는 젊은 층이 주로 사는 아파트촌과 지역 토박이 중심의 노년 인구가 많이 거주하는 농촌이 섞여 있다. 도시 지역에서는 야권의, 촌락에서는 여당의 지지세가 강하다. 지역·세대별 유권자들이 다양하게 분포돼 여·야의 최종 성적표와 늘 맞아 떨어진다.
4·11 총선에서 각각 새누리당과 통합진보당 소속으로 4년만의 재대결을 벌이는 손 후보와 심 후보의 지지율은 선거전 막판 '초박빙'으로 접어든 형국이다. 지난달 26일 경기일보·인천일보·OBS가 공동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심 후보가 38.6%의 지지율로 손 후보(32.2%)를 6.4% 포인트 제쳤다. 28일 중부일보가 리얼미터에 의뢰해 발표한 여론조사에서도 심 후보(43.9%)가 손 후보(37.0%)를 앞섰다.
그러나 같은 날 중앙일보-한국갤럽-엠브레인의 여론조사에서는 두 후보의 격차가 불과 0.3%p(심상정 35.6%-손범규 35.3%)로 줄어들었으며, 지난 2일 문화일보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손 후보(40.4%)가 4.8%p 차로 역전에 성공했다. 심 후보의 지지율은 35.6%에 그쳤다.
지역개발에 관심이 높은 중·장년층의 표심결집을 위해 선거 전략도 '지역일꾼'론을 들고 나왔다. 손 후보는 "이 지역에서는 심 후보를 뽑아봐야 중앙정치에만 신경 쓰고 지역은 돌보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팽배하다. 유시민 전 의원도 지역에 해 놓은 게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며 "지역을 위해 한 가지라도 더 할 수 있는 내가 적임자라는 호소가 유권자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심 후보는 통합진보당의 약진을 이끌어야 할 대표선수라는 점에서 어깨가 무겁다. 이날 3호선 화정역 유세현장에 만난 그는 "도·농 복합지역이라 여·야의 지지기반이 각자 단단한 편이라 진보정당이 승리하기에 유리한 토양은 아니다"라면서도 "어려운 곳에서 당선돼야 앞으로 진보정당의 가능성을 과시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필승을 자신했다.
화정동 주변에서 만난 유권자들의 반응은 주로 연령별로 엇갈렷다. 화정역 근처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김모씨(55)는 "심 후보는 너무 진보적인 것 같아 지역발전 공약도 뚜렷하지 않고 정권심판만 내세우는 것 같다"며 "손 후보는 교통이나 교육 문제 등 지역민들이 필요로 하는 일들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회사원 김모(31·여)씨는 "사실 손 후보는 존재감이 없다. 지역에 이런저런 복지시설 짓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역민들의 여론을 대표해 정권을 비판하는 역할이 필요하지 않겠나"라며 "민간인 사찰 등 이명박 정권의 실정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야권에 표를 주고 싶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