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현장]'레이저'사면 'PS3'덤, KT재고떨이 속사정

머니투데이 이학렬 기자 | 2012.04.04 08:02

관련없는 제품 패키지 판매… 갤스3·아이폰5 앞두고 재고 소진 목적

재고는 기업에 부담이다. 휴대폰은 라이프 사이클이 짧아 출시된 지 오래되면 부담이 커진다. 특히 경쟁력 있는 신제품이 나오면 오래된 제품은 악성재고로 남을 수밖에 없다.

KT가 최근 재고를 떠는 방법은 눈물겹다. KT는 모토로라 스마트폰 '레이저'를 사면 소니 게임기 'PS3(플레이스테이션3)'을 무료로 제공하는 '모토로라 레이저 플레이스테이션3 패키지'를 500대 한정 판매한다고 3일 밝혔다.

KT가 스마트폰과 게임기를 결합해 판매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월부터 노키아 '루미아710'을 구매하면 MS(마이크로소프트) 'X박스'를 싸게 파는 한정판매를 진행했다. 지난 3월초에는 HTC '센세이션XL'을 사면 명품 헤드셋을 무료로 제공하는 패키지를 팔기도 했다.

루미아710과 X박스, 센세이션XL과 닥터드레 헤드셋은 밀접한 관련이 있다. 루미아710은 노키아가 MS 모바일 OS(운영체제) 윈도폰을 탑재한 스마트폰이고 X박스는 MS가 만든 게임기다. 닥터드레 헤드셋은 HTC가 인수한 음향전문기기회사의 제품이니 HTC의 센세이션XL과 함께 주는 것이 이상하지 않다.

하지만 레이저와 PS3는 전혀 관련이 없다. PS3와 소니모바일커뮤니케이션즈(옛 소니에릭슨, 소니MC) 스마트폰 '엑스페리아'와의 패키지라면 이해할 수 있다.

소니가 소니MC를 100% 자회사로 인수했기 때문에 같은 회사의 제품이고 소니가 앞으로 모바일을 중심으로 소니 제품을 강화하겠다고 밝힌 만큼 본격적인 시너지를 내기 위한 시도라고 해석할 수 있다.


하지만 KT는 엑스페리아를 팔고 있지 않다. 소니MC는 당분간 SK텔레콤 이외 이동통신사에 제품을 줄 계획도 없다. 결국 KT는 레이저 재고를 떨쳐내기 위해 다소 거리가 있는 제품과의 결합을 택한 셈이다.

KT가 다소 부적절한 패키지를 파는 것은 그만큼 재고 부담이 커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와 '갤럭시S2'가 국내 스마트폰 시장을 주도하면서 애플 '아이폰' 외 해외 제조사의 스마트폰은 힘을 못쓰고 있다.

게다가 조만간 삼성전자는 '갤럭시S3'를, 애플은 '아이폰5'를 내놓을 예정이다. 재고 물량이 마냥 팔리기를 기다리다가는 아예 팔지 못해 '땡처리'를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실제로 KT는 최근 와이브로 결합서비스용 넷북 5000여대를 일시에 처분했다.

KT는 '페어프라이스' 제도를 시행하고 있어 단말기 가격을 낮추기가 어렵다. 페어프라이스 제도는 대리점 가격 정보를 알려주는 제도로 대리점은 공시된 가격 이하로 팔기 어렵다.

KT 관계자는 "유통채널에 지급되는 보조금이 고객에게 실질적인 혜택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휴대폰과 IT제품을 저렴하게 동시 구매 가능한 패키지를 선보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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