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밥'은 지난달 30일부터 3일간 모두 4회에 걸쳐 약 2000석 규모의 싱가포르 에스플러네이드 극장 무대에 올랐다. 이번 공연은 '2011 MAMA'(엠넷 아시안 뮤직 어워즈)를 주최하기도 했던 싱가포르의 대표적인 방송사 미디어 코프(Media Corp.)의 초청으로 이루어졌다.
30일 첫 공연에서는 한눈에 봐도 빈자리가 거의 없을 정도로 객석을 가득 채운 관객들이 80분 내내 뜨겁게 환호하고 열광했다. 마치 K팝 콘서트 현장을 보는 것 같았다. '한류열풍'의 분위기가 물씬 느껴졌다.
이야기는 두 명의 요리사가 요리대결을 펼치는 구도로 전개된다. 일본의 초밥, 이탈리아의 피자, 중국의 치킨누들을 먼저 선보이고 마지막으로 한국의 비빔밥을 요리한다. 요리를 하나씩 할 때마다 관객 1~2명이 동원돼 무대에 오르기도 하고, 국수를 길게 뽑을 때는 객석의 도움을 요청하기도 한다. 조명을 받은 관객의 반응과 행동으로 빚어지는 의외성과 우연성으로 공연장 분위기는 후끈 달아올랐다.
이번 싱가포르 공연은 '비밥'의 초연부터 함께했던 배우들이 환상의 호흡과 에너지 넘치는 쇼를 선보였다. '난타'와 '점프'의 초창기 멤버 홍상진(35)과 '점프'에서 열연했던 전주우(34) 등 넌버벌 공연의 1세대라 할 만한 배우들을 주축으로 힙합가수 송원준(31), 지난해 '코리아 비트박스 챔피언'에서 4위를 차지한 고3 이동재(18), 실력파 비보이 손문(25)과 최정길(27) 등이 팀을 이루었다.
또 성악을 전공한 전민지(27), 뮤지컬 '지하철 1호선'을 거친 정지은(28) 등 연극·뮤지컬계에서 활약하던 여배우들까지 개성과 실력을 고루 겸비한 8명의 멤버들은 그야말로 '비빔밥' 같은 조화를 이루었다.
관객들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한국의 넌버벌 공연 '난타' '점프' '브레이크 아웃' 등을 모두 재밌게 봤다는 20대 초반의 싱가포르 여대생 3명은 엄지손가락을 치켜들며 "비밥 최고"라고 입을 모았다. 특히 "마지막에 콘서트처럼 펼쳐진 무대는 무척 신나고 힘이 넘쳤다"고 말했다.
20세의 한 여성은 "관객을 무대에 불러 함께 공연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고, 특히 모르는 남녀에게 키스를 하라고 시키는 장면은 지금도 웃긴다"며 인터뷰를 하면서 터지는 웃음을 참지 못했다.
3일간의 공연은 평균 85% 이상의 객석점유율을 보여 약 6800여명이 관람했다. 티켓가격은 38SGD(약 3만4000원)~88SGD(약 7만9000원)로 싱가포르 현지의 다른 공연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국내 공연제작사 페르소나와 CJ E&M이 공동 제작한 '비밥'은 '난타' '점프'로 유명한 최철기 페르소나 대표가 총감독을, '점프' '브레이크 아웃'의 전준범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2009년 '비밥코리아'라는 30분 공연물로 첫 선을 보이고 이듬해 영국 에딘버러 페스티벌에 60분짜리 공연으로 참가해 해외시장 진출을 꾀했다.
지난해 5월 정식 개막한 이후 글로벌 코드에 맞춰 여러 차례 수정을 했고, 최근 시네코아 비밥전용관에서 상설공연 중이다. 이번 싱가포르 공연에 이어 6월부터 태국, 베트남, 홍콩, 마카오, 일본 등 10여 개국 아시아 투어공연을 할 예정이다.
◇에스플러네이드 극장(Esplanade-Theatres on the Ba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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