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자체 포인트카드 운영배경은?

머니투데이 강미선 기자, 반준환 기자, 정영일 기자 | 2012.03.28 15:50

사업초기엔 마케팅 위해 제휴, SK에 내는 비용도 부담

이마트가 OK캐쉬백과 인연을 맺은 것은 10년가량 된다. 공식적인 관계는 2005년 이뤄졌으나, 이보다 앞선 2001년 신세계백화점의 제휴가 공동 마케팅의 시작점이었다.

이마트가 OK캐쉬백 적립을 중단하고 BC카드 도움을 받아 독자 포인트 카드를 내놓게 된 데는 순기능보다 역기능이 커졌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란 지적이다.

이마트에 정통한 관계자는 "사업 초기에는 이마트 고객층이 두텁지 않았기 때문에 OK캐쉬백을 통한 마케팅 효과가 컸다"며 "그러나 지금은 이 관계가 역전돼 OK캐쉬백을 준 만큼 효과를 보지못한다는 불만이 많았다"고 말했다. 고객들이 이마트에서 쌓은 포인트를 쇼핑에 활용하지 않고 다른 헤어숍, 카페 등 다른 OK캐쉬백 가맹점에서 쓰는 일이 많아졌다는 것이다.

또 OK캐쉬백에 묶여 있다보니 서비스 질을 높이는데도 한계가 있다는 판단도 한몫했다. 이에 반해 독자 포인트 카드를 도입하면 주력상품에 대한 가격 할인율을 높여 마케팅을 강화할 수 있고, 여기서 쌓인 포인트는 다시 매출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

OK캐쉬백의 워낙 영향력이 크다보니 각종 마케팅 행사는 물론, 가격협상에서도 휘둘리는 것 아니냐는 직원들의 불만도 컸다고 한다. 이마트 포인트 고객은 1600만명 가량인데 OK캐쉬백은 3000만명에 달한다. 관련해 이마트가 OK캐쉬백을 운영하는 SK마케팅앤컴퍼니에 지불해야 하는 마케팅 비용도 매년 부담이 됐다는 설명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이마트 포인트 고객 인지도가 올라가고 가입고객이 늘어나면 이마트를 비롯해 신세계 계열사 등이 얻을 수 있는 혜택이 크다"며 "아울러 오픈마켓, 소셜커머스 등 신규사업에서도 큰 힘을 얻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이어 "OK캐쉬백에 묶여 있으면 마케팅 효과가 희석될 뿐 아니라 포인트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다"며 "지난해 연말 마케팅 부서와 경영진들이 독자 포인트 카드출범을 확정했다"고 덧붙였다.

이마트는 자체 포인트 카드를 쓰면 고객서비스도 향상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마트가 포인트 카드와 관련, 금액을 충전해 쓸 수 있는 선불카드 방식을 검토한 것은 현금 없는 계산대를 만들자는 취지라는 설명이다.

계산대에서 잔돈을 주고받는데 시간이 걸려 쇼핑객이 불편해 했는데 거스름돈을 주는 대신 포인트에 적립하면 그 문제를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선불카드는 일반적인 금융상품과 달리 수수료가 발생하지 않고 고객들의 로열티를 높일 수 있는 방식으로 꼽힌다.

이마트는 신규카드 발급고객을 대상으로 가격을 대폭 할인해주는 등 마케팅을 진행중이다.

한편 이마트 관계자는 "포인트카드를 독자운영하기로 했으나 OK캐쉬백과 관계가 완전히 사라지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고객들이 다른 가맹점에서 쌓은 OK캐쉬백 포인트는 앞으로도 이마트 매장에서 쓸 수 있도록 한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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