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또 신고가 경신… 펀드매니저들은 고민 깊어져

머니투데이 권다희 기자 | 2012.03.28 15:01
애플 주가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애널리스트들이 애플 목표주가를 앞 다퉈 상향조정하고 있다. 그러나 애플 주가 급등에 비례해 펀드 매니저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펀드 내 애플 한 종목이 차지하는 비중이 지나치게 확대됐기 때문이다.

27일(현지시간) 씽크에쿼티가 애플의 목표주가를 600달러에서 700달러로 올리면서 이날 애플은 전일대비 7.50달러(1.24%) 오른 614.48달러로 마감, 사상 최고가를 또 다시 경신했다.

애플은 7일 출시된 뉴 아이패드 호재 하나로 작년 말 360달러대에서 500달러 선까지 상승한 후 지난 15일 장 중 주가가 처음으로 600달러를 돌파했다. 애플 주가는 올해 들어 벌써 51% 급등, 나스닥 지수의 상승률 20%를 크게 상회했다.

애플의 고공행진이 현실화되자 올해 엑슨 모빌을 제치고 전 세계에서 가장 시가총액이 많은 기업이 된 애플의 추가 상승을 관측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모간스탠리는 지난 주 애플 주가가 향후 강세장이 전개된다는 전제로 향후 12개월 내 960달러까지 올라 시가총액이 1조달러에 달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모간스탠리의 케이티 휴버티 애널리스트는 보고서에서 “더 많은 기업들이 아이패드를 사용하게 되고 더 빨라진 무선 네트워크와 신흥시장의 성장으로 새로운 아이폰의 흥행신화가 계속될 것”이라며 “애플의 시가총액이 약 9000억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애플을 창업한 스티브 워즈니악은 지난 1일 애플TV가 가져다 줄 성장성을 근거로 "애플 주가가 1000달러 갈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 애플이 무선방송 시장의 32%를 점유하고 있지만, 무선방송 시장이 미국 방송시장의 8%에 불과하단 점을 감안하면 또 다른 성장의 기회가 남아있다는 설명이다.

허드슨 스퀘어 리서치의 대니얼 언스트 애널리스트와 캐나다 투자은행 카나코드 제뉴이티의 마이클 월클리 애널리스트는 애플 주가가 3년 안에 1000달러까지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애플 주가 목표치 상향조정에는 과열 양상도 보인다. 맥커치니는 불과 몇 주 전 550달러에서 600달러로 목표주가를 수정한 후 100달러를 더 상향조정했다. 그러나 그의 보고서에는 뉴 아이패드 판매시작과 아이폰5 및 애플 TV 세트 등 신제품 출시에 대한 기대감 외에 상향조정 이유에 관련한 세부적인 언급이 없었다. 씽크에쿼티는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뉴 아이패드 발열문제에 대해서도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란 의견을 내놨다. 아이폰 4S 출시 당시에도 유사한 우려가 있었다는 설명이다.

이런 가운데 뮤추얼 펀드들의 애플 주식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아지면서 투자자들이 위험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올해 주가가 급등한 애플의 가치는 현재 S&P 500 시가총액의 4.2%를 차지한다.

애플의 주가가 고공행진을 구가하며 적절한 타이밍에 애플 주식을 매입한 펀드들은 시장 전체 수익률을 상회했다.


그러나 애플을 현재 주가보다 훨씬 낮은 가격에 매입한 펀드들의 경우 애플 주식 상승으로 포트폴리오에서 애플 주식이 차지하는 비중이 10%를 상회하게 됐다.

기술주 위주 펀드라면 그리 문제 될 것은 없지만 일반 주식 펀드일 경우 단일 종목 주가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다는 점이 문제다.

액티브 펀드들은 시장 수익률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의 투자 비중을 벤치마크 보다 늘리지만 5~6% 이상으로까지 확대하지는 않는다. 일반적으로 뮤추얼펀드 업계에서는 한 자산에 5% 이상의 포지션을 보유할 때 펀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커다란 베팅으로 여긴다.

그러나 모닝스타 조사에 따르면 기술주 집중 투자 펀드나 특수 펀드들을 제외하고도 애플 비중이 전체 자산의 9%를 넘는 펀드가 46개로 집계됐다. 애플의 S&P 500 비중의 2배가 넘는 투자비중이다.

오펜하이머 메인스트리트 실렉트 펀드는 운용규모 15억 달러의 가치주 및 성장주 혼합 펀드로 34종목에 투자했으며 애플 비중은 10.5%다. 애플 주가 상승 덕에 이 펀드는 연초대비 13.9% 상승, S&P500 지수보다 2.6%포인트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성장주에 집중 투자하는 피델리티의 콘트라펀드는 427개 종목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 중 8.6%를 애플에 투자했다. 이 비중은 성장주 펀드 매니저들이 자체적 벤치마크로 삼는 러셀 1000 성장지수의 상승률 7.6%보다 높다. 콘트라 펀드도 애플 강세에 힘입어 연초대비 13.7% 상승했다.

포트폴리오 매니저들은 애플 편중의 위험성을 알면서도 막상 매도하게 되면 수익률이 하락할 수 있어 망설이고 있다.

하워드 실버블랫 S&P 애널리스트는 "포트폴리오 매니저들은 애플 주식을 매도해 차익매수를 실현할 테지만 현재 애플 주가는 상승 모멘텀을 보이고 있다"며 "펀드 매니저들은 추가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로버트 바카렐라 몬테나펀드 운용자는 올해 초 애플 주식을 매도했다. 그는 2005년 초 애플 주식 1만주를 주 당 40달러에 매입했다. 2005년 가을 1만주 가치는 53만6100달러로 상승하며 포트폴리오의 0.9%였다. 지난해 12월 바카렐라가 애플 주식 1만주를 추가 매입했을 때 1만주 가치는 410만달러로 늘어났고, 펀드의 9.3%를 차지하게 됐다.

그는 올해 초 애플 주식 5000주를 매각했으며 현재 애플 주식이 그의 포트폴리오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다. 그는 "앞으로 어떤 일이 발생할지는 절대로 모른다"며 "다른 펀드들이 구축하고 있는 상당한 포지션은 애플 주가 하락을 증대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즉, 애플 비중이 과도한 상태이기 때문에 주가 하락 시 매물이 한꺼번에 쏟아져 애플 주가 하락이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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