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 대표반골이 의협회장, 의료계 무슨일이..

머니투데이 이지현 기자 | 2012.03.25 17:15

'건강보험 보장성 확대' 반대하는 의료계, 노 당선자 통해 힘 받나

대한의사협회 차기 회장으로 노환규 전국의사총연합회(전의총) 대표(50·사진)
의료계 대표반골로 통하는 노환규 전국의사총연합회(전의총) 대표(50·사진)가 대한의사협회 차기 회장에 당선된 것은 의료계 변화를 요구하는 의사들의 목소리가 표출된 결과로 평가받고 있다.

노 당선자는 그동안 전의총 활동을 통해 의료계 첨예한 사안에 사사건건 반응하며 현 의협 지도부와 대립각을 펼쳐왔다.

25일 한 의료계 관계자는 "노환규 당선자는 (전의총을 통해) 말보다 행동이 앞선 인물"이라며 "젊은 의사들 사이에서 불던 개혁의 목소리가 의료계 전체로 퍼진 것"이라고 선거 결과를 풀이했다.

지난 2000년 의약분업 사태부터 올해 '슈퍼약 판매' 무산 사태를 바라보면서 의사 사회에서는 "약사들 보다 정치력에서 밀린다"는 비판이 계속돼왔다.

실제 강력하게 세를 결집해 이익단체 역할을 하고 있는 치과의사, 약사 단체와 달리 의사단체는 정부와의 협상 과정에서 번번이 고배를 마셨다.

최근 연이은 협상 과정에서 선택의원제, 포괄수가제 등 의사들이 반대하던 사안이 정부 뜻에 따라 추진되면서 불만이 고조됐다.

의료계 관계자는 "4월 실시되는 만성질환관리제나 7월 실시되는 포괄수가제 모두 의사들이 반대하던 것"이라고 말했다.

의사들은 만성질환자가 특정 병원을 선택해 계속 방문하면 치료비를 깎아주는 만성질환관리제(선택의원제)가 시행될 경우 의료기관을 제약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한다.

포괄수가제가 시행될 경우 기존 행위별 수가제에 비해 비급여 치료범위가 대폭 축소돼 의사 수입이 줄어들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더욱이 이 같은 제도들이 결국엔 총액계약제 도입의 단초로 활용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건강보험공단이 진료비 지출총액을 일정한 한도 내에서 관리하는 총액계약제가 시행될 경우 의사들이 수익을 낼 수 있는 범위가 대폭 줄어들게 된다.

이 때문에 이번 의사협회 후보자들은 대부분 이들 정책을 막아내겠다는 공약을 제시했다.

총선을 앞두고 연일 터져 나오는 '무상의료' 공약이나 보장성 강화를 주장하던 김용익 서울의대 교수가 야당 비례대표 후보로 선출된 것도 의료계 위기감을 부채질했다.

정부에서 발표한 각종 의료 정책과 그로 인한 위기감이 '개혁'의 목소리를 부채질했고 이 같은 목소리가 이번 투표에 반영된 셈이다.

실제 노 당선자는 그동안 의사들의 권리를 위해 약사, 한의사 등과 극심한 대립각을 펼쳐왔다. 이 때문에 대한약사회가 전의총과 전면전을 선포하기도 했다.

지난해 말에는 의사협회 임시 대의원총회에서 경만호 회장 퇴진을 요구하며 계란과 멸치액젓을 투척하기도 했다.

노 당선자는 선거 공약으로 "총액계약제, 무상의료 등 싸구려 의료를 획책하는 잘못된 복지 포퓰리즘 정책을 반드시 막아 내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건강보험 보장성 확대'를 기조로 각종 보건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보건복지부와도 마찰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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