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IBM 패권경쟁…'스몰데이터' 한국 주도권 뺏기나

머니투데이 조성훈 기자, 이하늘 기자 | 2012.03.27 05:00

[빅데이터]

빅데이터 시장을 노린 IT 기업들의 경쟁도 달아오르고 있다. 특히 구글이나 애플, 아마존, IBM, 오라클 등 최첨단 플랫폼과 분석기술, 데이터를 보유한 글로벌 IT기업들의 행보가 빨리지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구글의 '독감 유행 정보감지 시스템'이다. 구글은 자사 검색 집계를 통해 실시간으로 전세계 독감의 유행수준을 실시간 예측한다. 이는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의 독감 예측보다 더욱 정확하고 빠른 것으로 알려졌다.

구글의 번역 서비스도 빅데이터를 활용한 결과다. 구글은 인류가 만들어낸 수백 만권의 장서와 전 세계 이용자가 쏟아내는 검색어 등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전세계 58개 언어를 교차번역해준다. 영어와 불어, 독일어 등 라틴어 계열 언어 번역은 전문 번역사 수준이다. 이는 IBM의 외국어 자동 번역 시스템과 비교된다.

IBM은 40년 동안 학계 최고 인재들을 동원에 이 시스템을 개발했지만 번역결과가 신통치 않았다. 반면 많은 양의 데이터를 수집해 이를 분석한 구글은 3년여 만에 성공을 거뒀다.

IBM 역시 빅데이터 시장의 선발주자다. IBM의 지능형 컴퓨터 왓슨은 지난해 TV 퀴즈 프로그램 '제퍼디'에서 빅데이터 분석기술을 활용해 퀴즈의 달인을 제치고 우승하기도 했다. 또 수백만건의 의료특허문헌을 분석해 250만개의 화학 혼합물 데이터를 찾아냈다.

아마존 역시 클라우드서비스인 AWS(아마존웹서비스)를 통해 B2B 검색서비스를 시행한다. 기업들은 자신의 데이터를 AWS에 입력, 질의어를 통해 원하는 결과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 이 밖에 오라클, HP, EMC, SAS, MS, 페이스북 등 주요 인터넷 기업들이 빅데이터 관련 기술 및 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다.

국내 기업들도 빅데이터 산업에 뛰어들었다. 최근 LG유플러스는 총선을 앞두고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한 유권자 분석서비스를 선보였다. SK텔레콤의 자회사 SK플래닛도 자사 모바일광고에 휴대전화 사용자 분석 데이터를 기반으로 정확한 타깃광고를 선보일 예정이다.


네이버 등 국내 포털들도 빅데이터 시장 진입을 준비하고 있다. 국내 인터넷 시장에서 점유율 바탕으로 한글 데이터 수집 및 분석에서만큼은 글로벌 인터넷 기업에 뒤지지 않는다는 판단이다.

일각에서는 한국이 빅데이터 시대에 소외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한다. 기본적으로 언어의 장벽때문에 국내 IT기업이 수집가능한 데이터의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고 분석기술 수준도 뒤진다.

더욱이 빅데이터 분석은 단순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 뿐아니라 인간공학, 심리학, 언어학이 망라된 것인데 이같은 융합학문이 아직 국내에서 본격화되지 못하고 있다. 특히 강력한 OS나 서비스 플랫폼의 부재는 치명적이다.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1위 기업이지만 플랫폼과 콘텐츠는 구글이 좌지우지한다.

정용찬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연구위원은 "빅데이터는 미래 경쟁력의 우위를 좌우하는 중요한 자원"이라며 "한국 역시 정부가 생산하는 데이터를 우선 개방하고 민간에서 생산되는 데이터의 공동 활용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LG경제연구소 손민선 책임연구원은 "기술인프라의 부족과 까다로운 규제가 이어지면 한국은 데이터 산업의 갈라파고스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며 "IT를 넘어 각 분야의 서비스 경쟁력이 모두 융합된 한국형 빅데이터 마스터플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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