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행정수도 입지를 충남 연기군, 공주시 일대로 정할 때도 그가 실무 책임자였다. 14일 민주통합당의 세종시장 후보로 확정된 이춘희 전 건설교통부 차관(56·사진)의 얘기다. 오는 7월 1일 출범하는 세종시는 다음달 11일 국회의원과 함께 초대 시장을 뽑는다.
- 세종시와 관련된 여러 직책을 맡았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했나.
▶ 거의 전부라고 봐도 된다. 노무현 대통령이 취임하고 2003년 4월 14일 신행정수도 추진 기획단을 만들었다. 단장이 권오규 청와대 정책기획수석이었는데, 나는 부단장을 맡았다. 건설교통부 내 행복도시지원단장을 겸하기도 했다. 이때부터 도시 기본구상, 입지선정 기준마련, 법률안 마련, 법률 후속 대책 등의 실무를 총괄했다. 신행정수도법 위헌결정이 난 뒤에는 행복도시 특별법의 기초를 마련했다.
이후 초대 행복도시 건설청장이 돼서 국제공모를 통해 도시설계를 마무리하고 토지 보상을 지휘했다. 세종특별시가 오는 7월 1일 출범하는데, 정말 감회가 남다르다.
- 세종시 입지는 어떻게 정해졌나.
▶ 처음에 충청 지역의 4 곳이 후보로 올랐다. 전국 16개 시도에서 온 80명으로 평가단을 구성해 합숙을 하면서 평가한 결과 1등으로 나온 게 연기·공주 지역이다. 그 때 내가 일련의 과정을 실무적으로 책임지는 입장이었다.
- 가장 어려웠던 때는?
▶ 아무래도 신행정수도 위헌 여부를 둘러싼 논란이 일던 때였다. 그 때 엄청나게 많은 토론이 진행됐었는데, 내가 한 주에 공중파 3사의 토론회에 모두 나간 적도 있다. 우리 사회가 그처럼 뜨거운 논란에 휩싸였던 것도 드물다.
또 주민들을 상대로 토지 보상 업무를 진행할 때도 무척 어려웠다. 그 때는 힘들었지만 보람도 있었다. 나는 "결정 전에 대화부터 한다"는 원칙으로 행정에 임했는데, 굉장히 효과적이었다. 날마다 주민들과 대화를 했다. 싸우기도 했지만 정이 많이 들었다. 이제는 그 주민들이 나의 든든한 후원세력이다. 시장 출마를 나에게 권유한 것도 그분들이다.
-아직 세종시가 완성된 게 아닌데, 앞으로 어떻게 발전시켜야 한다고 보나.
▶ '행정중심복합도시'라는 이름에 주목해야 한다. 행정 기능이 중심이 되지만, 다른 여러 기능이 복합된 도시로 만들자는 취지로 이름을 그렇게 지었다. 따라서 자족 기능이 있어야 한다. 행정기능을 중심으로 하되, 대학 연구, 국제 교류, 보건의료, 첨단산업, 지방행정 등 6가지 기능을 중심으로 도시를 만들 계획을 했다. 지난 정부에서 그 기초를 세웠는데, 현 정부 들어 후속조치가 진척된 게 없다.
- 세종시장이 되면 어떤 일을 하고 싶나.
▶ 세종시는 국내외에서 유사한 사례를 찾아보기 힘든 지구상 유일한 형태의 도시다. 도시가 가운데가 빈 환상형 구조인데, 아주 독특한 모델이다. 처음 설계 때부터 세계에 21세기형 도시 모델을 제시했다. 그래서 세계적으로도 주목을 받고 있다. 당초 계획을 흐트러뜨리지 않고 제대로 건설하는 게 중요하다.
또 당초 예정된 지역 외에 충남 연기군, 공주, 충북 청원 일부가 추가 통합(편입)됐는데, 이 부분은 아직 제대로 된 계획이 세워져 있지 않다. 기존 지역과 통합된 하나의 도시를 만드는 계획을 세우는 게 시급하다. 이들 지역을 세심하게 배려해 도시와 농촌이 잘 어우러져 사는 새로운 모델을 만들고 싶다. 또 연기군 조치원읍이 현재 인구가 4만3000만 정도 되는데, 큰 틀의 계획을 짜서 10만 도시로 키우고 싶다.
- 민주통합당이 아직 세종시 국회의원 후보를 정하지 않았는데, 어떤 후보가 나와야 한다고 보나.
▶ 나는 세종시를 대한민국 대표도시로 만들 계획을 갖고 있다. 따라서 국회의원도 대한민국을 대표할만한 분을 모시고 싶다. 이 도시가 제대로 건설되려면 제일 중요한 게 중앙정부 지원이다. 당초 계획한 대로 예산이 투입돼야 하는데, 영향력 있는 인물이 국회의원이 돼야 한다. 그에 걸맞는 후보가 반드시 와야 한다.
- 한명숙 민주통합당 대표는 어떤가.
▶그런 분이 오시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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