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포 재건축 '쪽방아파트'로 활로찾나?

머니투데이 민동훈 기자 | 2012.03.14 15:23

전용 59㎡→30㎡ 이하로 쪼개 초소형 공급 검토…조합원 반발로 계획 수정 미지수

서울 강남구 개포주공4단지 추진위원회가 일반분양과 임대아파트의 면적을 쪼개 초소형으로 공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는 서울시가 기존 소형주택 가구수의 절반을 재건축을 통해 공급할 것을 요구한데 따른 '고육지책'으로 볼 수 있지만, 대다수 조합원들이 '원안 고수'를 내세우며 반발하고 있어 현실화 여부는 아직 미지수다.

14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개포주공4단지 재건축조합은 기존 정비계획에서 마련한 59㎡(이하 전용면적) 일반분양과 임대아파트 면적을 쪼개 30㎡ 이하 초소형 주택을 공급하는 방안에 대해 내부 검토에 들어갔다.

개포주공4단지는 재건축을 통해 당초 59㎡ 225가구를 건립할 계획이었다. 부동산업계는 59㎡를 30㎡ 이하 초소형으로 설계 변경할 경우 기존 계획안보다 가구수가 50% 가량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조합은 내부적으로 이 같은 내용을 바탕으로 사업비 증가를 최소화할 수 있는 초소형 비율을 찾기 위해 시뮬레이션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는 지난 7일 개포지구 조합원들과의 면담에 나선 이건기 서울시 주택정책실장이 "시 입장을 반영한 안을 합리적으로 반영해 주민들이 수정안을 마련하면 검토하겠다"고 말한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현실적으로 조합원 물량으로 배정된 중대형평형을 줄이기 힘든 상황에서 나온 절충안인 셈이다.

만일 조합원들이 분양·임대 면적 쪼개기를 동의할 경우 개포지구엔 30㎡ 이하 초소형 원룸아파트가 들어서게 된다. 일부 면적 쪼개기에 찬성하는 조합원들은 지난 2005년 잠실주공 2단지를 재건축한 잠실리센츠 등의 사례를 들고 있다.


당시 잠실2단지 조합은 시의 소형주택의무비율을 피해가기 위해 조합원 물량을 제외한 분양·임대 면적을 쪼개 27㎡ 초소형 아파트를 지었다.


'강남 쪽방'이란 비아냥에 대거 미분양됐지만 소형주택 공급 부족현상으로 전셋값이 폭등하며 '미운오리'에서 '백조'로 변신했다. '잠실리센츠' 27㎡는 보증금 2000만원에 월 120만원 수준의 시세를 형성하고 있다.

36㎡ 초소형 아파트를 공급한 강남구 '역삼아이파크'(개나리2차 재건축)도 최근 임대료 상승으로 투자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역삼아이파크 26㎡ 월세 시세는 보증금 2000만원에 월세 140만원 수준이다. 이런 이유로 시가 소형주택 비율 확대를 고집하는 상황에서 분양·임대 면적쪼개기가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개포지구 재건축 조합원 카페 등에서는 '원안고수'를 주장하며 이 같은 조합의 움직임에 불만을 표출하고 있어 정비계획 수정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조합원 김모씨는 "고급 주거 이미지를 퇴색시키는 쪽방 아파트 건립은 절대 반대"라며 "추진위가 초소형을 검토하는 것 조합원들의 의사에 반하는 행위"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장덕환 개포4단지 추진위원장은 "재건축 사업의 빠른 추진을 위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분양·임대 면적 쪼개기도 그 일환으로 검토하고 있지만 주민들의 동의없이 추진할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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